주식 평가액 증가에 달러 매수↑…옵션시장도 상승 위험 경계
연합인포맥스
(서울=연합인포맥스) 김지연 김학성 기자 = 코스피 급등이 외국인의 환헤지성 달러 매수를 자극해 달러-원 환율의 상승 폭을 키웠다는 분석이 나온다.
주가 상승으로 외국인이 보유한 원화자산의 평가액이 커지면서, 환위험을 관리하기 위한 역외차액결제선물환(NDF) 매수가 늘어났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29일 서울외환시장에 따르면 전날 코스피는 6.63% 급등한 6,012.44에 마감했다. 달러-원 환율도 전장 대비 14.00원 오른 1,337.70원에 서울장 거래를 마쳤으며 장중 1,340원대까지 고점을 높였다.
외국인은 국내 주식을 순매수하는 동시에 통화선물시장에서도 달러 선물을 약 14만4천300계약 순매수했다. 이는 사상 최대 수준의 달러 선물 매수세다.
통상 외국인의 국내주식 매수는 달러를 팔고 원화를 사는 수요를 동반하지만, 환헤지를 병행하면 반대 방향의 달러 매수가 발생할 수 있다.
시장에서는 역외 기관의 숏커버와 NDF 헤지 매수를 이번 환율 상승의 주요 요인으로 지목했다. 올해 상반기에도 외국인의 보유 주식 평가액 증가가 추가 달러 NDF 매수 수요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권아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한국 주식시장에 투자하는 외국인들의 헤지 비율이 늘어나면서 앞으로 환율과 코스피가 점점 더 예전과 달리 디커플링되는 이유로 본다"고 설명했다.
과거 주가 상승과 환율 하락이 맞물리던 관계가 약해질 수 있다는 의미다.
권 연구원은 "주가가 오를 때 환율이 오르고 빠질 때 환율이 하락하는 것도 같은 이유"라며 "결국 기존 헤지 비율을 맞추는 과정에서 나타난 수급 요인으로 보고 있다"고 평가했다.
일정한 헤지 비율을 유지하는 투자자는 주식 평가액이 늘면 달러 NDF를 추가 매수하고, 평가액이 줄면 기존 헤지를 축소할 수 있다. 주식을 팔아 투자금을 회수하지 않아도 달러 수급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NDF는 계약 원금을 교환하지 않고 차액만 결제하지만 현물환에도 영향을 미친다.
한국은행이 지난 8월 발표한 'NDF, 달러-원 환율에 얼마나 영향을 미칠까?' 연구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외국인의 NDF 순매입은 539억달러로 반기 기준 역대 최대였다.
한은은 벡터자기회귀(VAR) 모형 분석을 통해 지난 3월 NDF 순매입의 환율 상승 기여분을 약 26원으로 추정했다. 해당 월 상승폭 79원의 약 33%에 해당한다.
역외 투자자의 NDF 매수에 대응한 은행이 환위험을 줄이는 과정에서 현물 달러를 매입해, 국내 환율에도 상승 압력이 전달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여기에 환율 반등을 경계한 선제적 헤지 수요도 지목됐다.
이민혁 KB국민은행 연구원은 "리밸런싱이나 차익 실현은 아닌 것 같다"며 "코스피가 상승했고 외국인도 주식을 순매수했는데, 그와 동시에 통화선물 매수까지 늘어났고 NDF 쪽에서도 매수가 있었다고 한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환율이 계속 1,320원 부근에서 막혀왔고 그동안 달러인덱스는 계속 올랐다"며 "환위험을 의식하고 미리 매수 헤지를 건 게 아닐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매수 헤지에 숏커버까지 겹치면서 환율의 상승 폭이 커졌을 가능성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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옵션시장에서도 최근 환율 상승 위험에 대한 경계가 나타났다.
연합인포맥스 통화별 FXO 일별(화면번호 2294)에 따르면 1개월물 달러-원 옵션의 25% 델타 리스크리버설(RR25)은 지난 12일 0.44%포인트에서 27일 0.97%포인트로 높아졌다. 28일에는 0.93%포인트로 소폭 낮아졌다.
RR25는 같은 만기의 25델타 달러 콜옵션과 풋옵션 간 내재변동성 차이로, 양수는 환율 상승에 대비하는 콜옵션이 상대적으로 높게 평가된다는 뜻이다. 방향성 베팅뿐 아니라 헤지 수요도 반영될 수 있다.
한편 내국인의 해외투자도 주가와 환율의 동반 움직임을 설명하는 별도의 경로로 거론됐다.
은행의 한 외환딜러는 "일본인들은 니케이가 안정돼야 해외투자를 왕성히 한다"며 "그래서 니케이 지수가 오를 때 달러-엔도 오른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도 내국인 투자자의 해외주식 포지션이 상당하다 보니 양상이 유사하다"며 "2~3년째 관찰되는 패턴"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국내 통화선물시장의 외국인 순매수 전체를 주식 투자에 따른 환헤지 물량으로 단정하기는 어렵다.
증권사의 한 외환딜러는 "어떤 물량인지는 알 수 없다"며 거래 성격을 단정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민혁 연구원도 "통화선물을 매수하는 목적은 다양하다"며 환헤지와 베팅성 자금의 비중을 파악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전날의 급등만으로 환율의 상승 추세 전환을 판단하기에는 이르다는 평가도 제기됐다.
이 연구원은 "아직 환율의 상승 추세 전환을 강하게 가리키는 증거는 많이 없어 보인다"며 "역내 수급 여건 자체는 여전히 원화에 우호적"이라고 덧붙였다.
jykim2@yna.co.kr
hskim@yna.co.kr
김지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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