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투, 올해 188억 자금 집행…50명대 전담인력은 신한이 유일
공시 증권사 10곳 불과, 내년 상장 증권사는 의무 공시
(서울=연합인포맥스) 양용비 기자 = 최근 증권가를 타깃으로 한 잇따른 해킹 사건으로 금융권 보안에 비상이 걸렸다. 이 가운데 국내 주요 증권사들의 정보보호(IT 보안) 역량 편차가 극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투자증권과 신한투자증권이 보안 투자와 인력 측면에서 업계 최상위권을 기록한 반면, 현대차증권은 주요 지표에서 최하위권을 기록하며 대조를 보였다.
29일 한국인터넷진흥원(KISA) 정보보호 공시 종합 포털에 따르면 올해(2026년 공시 기준) 정보보호 통계 공시를 이행한 증권사는 총 10곳으로 집계됐다. ▲대신증권 ▲신한투자증권 ▲SK증권 ▲NH투자증권 ▲유안타증권 ▲KB증권 ▲토스증권 ▲하나증권 ▲한국투자증권 ▲현대차증권 등이다.
◇투자 1위는 한투, 전담인력 톱은 신한
이 가운데 증권업계 정보보호 투자와 전담 인력에서 한국투자증권과 신한투자증권이 나란히 선두권을 형성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정보보호 부문 투자액 기준 공시 대상 10개 증권사 중 1위를 차지했다. 한국투자증권의 올해 정보보호 투자액은 약 188억원에 달했다. CVE 취약점 자동 점검 및 대응 고도화, 악성행위 수집분석 시스템(EDR+NGAV) 고도화 등에 대규모 예산을 투입하며 인프라를 대폭 확충했다. 전담 인력 역시 37.5명으로 상위권을 유지했다.
정보보호 전담 인력 규모 측면에서는 신한투자증권이 53.6명으로 압도적인 1위를 기록했다. 37.5명인 한국투자증권보다 약 16명이나 앞섰다. 공시한 증권사 가운데 정보보호 전담 인력이 50명을 넘는 곳은 신한투자증권뿐이다.
정보보호 투자 규모는 약 한국투자증권보다 약 16억원 적어 2위를 차지했지만, 올해는 전년 대비 투자 규모를 크게 늘리며 보안 역량을 대폭 강화했다.
신한투자증권의 올해 정보보호 투자액은 약 171억원으로, 지난해 공시액인 약 138억원보다 약 32억원(23.8%) 급증했다. 비정형 데이터 접근제어 솔루션, 오픈소스 취약점 관리 시스템 등 신규 보안 투자를 과감히 집행한 결과다. IT 투자 대비 정보보호 투자 비중도 11.2%에 달해 업계 최고 수준을 나타냈다.
◇현대차증권, 정보보호 투자 꼴찌…전담 인력 10명 미만
반면 현대차증권은 정보보호 투자와 전담 인력 2개 핵심 항목에서 모두 최하위권을 기록해 낙제점을 받았다. 공시한 10개 증권사 중 마지막 순위다.
현대차증권의 올해 정보보호 투자액은 약 30억원으로 1위인 한국투자증권의 6분의 1 수준에 그쳤다. 금융 및 보험업 평균인 95억원에도 크게 밑도는 수준이다.
전담인력의 경우 9.4명으로 9.2명인 SK증권에 근소하게 앞서 10개사 중 9위를 나타냈다. 10개사 가운데 정보보호 전담 인력이 10명 이하인 곳은 SK증권과 현대차증권뿐이다.
앞서 대신증권이 비대면 계좌 개설 연계 서버 취약점으로 인해 고객 3만8천490명의 개인정보가 유출되는 해킹 사고를 겪은 바 있다. 금융투자업계 전반에 걸쳐 고객 개인정보 유출과 해킹 위협이 현실화된 만큼, 증권사의 보안 투자와 인력 운용 체계를 원점에서 재점검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증권·운용사 '자율공시' 사각지대…내년부터 상장사는 의무화
최근 증권가를 노린 보안 사고가 잇따르고 있음에도 주요 증권사들의 보안 정보 관리 수준을 투명하게 파악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현행 제도상 증권사 등 금융회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이 주관하는 정보보호 공시 제도에서 '의무'가 아닌 '자율' 공시 대상으로 분류되기 때문이다.
금융지주회사법과 전자금융거래법 등 금융당국의 감독을 받는다는 이유로 과기정통부의 정보보호산업법상 의무공시 적용 예외를 인정받아온 결과다.
이에 따라 국내 30여 개 증권사 가운데 자발적으로 정보보호 투자액과 인력 규모를 공시 포털에 공개하는 곳은 10개사에 불과하다.
대다수 증권사는 보안 관련 예산이나 전담 인력 운용 실태를 대외에 공개하지 않아도 제도적 과태료나 불이익을 받지 않는다.
그러나 비대면 계좌 개설 서버 해킹 등 증권사 시스템의 약점을 노린 침해 사고가 현실화하면서 보안 정보 공개를 의무화해 시장의 감시 기능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졌다.
이에 따라 제도 개정도 추진되고 있다. 정부가 의무공시 대상을 코스피·코스닥 상장사 전체로 확대하는 내용의 '정보보호산업법 시행령' 개정안을 추진하면서 내년 1월 1일부터는 주요 상장 증권사들도 정보보호 공시가 의무화될 예정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증권사 보안 공시가 자율이라 보안 투자에 소극적인 하우스들이 실태를 숨기기 쉬웠다"며 "내년 상장사 의무공시 시행 전이라도 고객 자산을 다루는 증권사들이 선제적으로 보안 인프라 현황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대비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2025.12.19 [한국투자증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ybyang@yna.co.kr
양용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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