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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자사주 소각, 안 하나 못 하나…결정 미룬 배경은

26.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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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주 소각에 금융계열사 매각 부담…우선주 대안에도 결정 미뤄

이재용 증여세 평가 끝나는 1월에 환원 확정…이사회 독립성 논란

(서울=연합인포맥스) 윤영숙 기자 = 삼성전자[005930]가 대규모 자사주 매입·소각을 예고하면서도 구체적인 실행 방안을 내년 1월로 미루자 주주환원 의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모친 홍라희 리움미술관 명예관장으로부터 증여받을 주식의 세금 평가기간이 끝난 이후에야 추가 주주환원 방안이 확정된다는 점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

삼성생명과 삼성화재의 지분율이 금융산업의 구조개선에 관한 법률(금산법)상 10% 수준에 달해 보통주 소각에 제약이 있지만, 우선주 매입·소각이라는 대안이 존재하는 만큼 이사회가 결정을 미룬 배경을 설명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삼성전자 본사 모습

[출처: 연합뉴스 자료사진]

◇ 보통주 소각하면 금융계열사 매물…우선주가 대안

29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생명과 삼성화재의 삼성전자 보통주 합산 지분율은 약 10%로, 금산법상 금융위원회 승인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 수준이다.

삼성전자가 보통주를 소각하면 발행주식 수 감소로 두 금융계열사의 지분율이 상승한다. 이를 방지하려면 금융계열사가 보유 지분 일부를 매각해야 한다.

실제 두 회사는 삼성전자 자사주 소각에 대응해 보유 지분 일부를 처분한 바 있다.

그러나 금융계열사의 지분 매각은 자사주 매입에 따른 시장 수급 개선 효과를 일부 상쇄할 수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자사주 매입·소각의 중요한 효과는 시장에서 새로운 매수 수요를 만들어주는 것"이라며 "삼성전자가 사들이는 만큼 금융계열사가 팔아야 한다면 수급 개선 효과가 상쇄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현실적인 대안으로 우선주를 매입·소각할 것을 주문해왔다. 의결권이 없는 우선주를 소각하면 금융계열사의 보통주 의결권 지분율이 상승하지 않아 추가 매각 부담을 피할 수 있다.

서초구 삼성타운

[출처: 연합뉴스 자료사진]

◇ 증여세 평가 끝난 뒤 환원 결정…주가 누르기 의혹도

삼성전자는 이날 3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잔여 주주환원 재원 55조~75조원 가운데 상당 규모를 자사주 매입·소각에 활용하겠다고 밝혔다.

우선주 매입 비중을 적극적으로 조정하겠다고도 했지만, 구체적인 실행 방안은 내년 1월 말 이사회에서 확정하겠다는 입장을 유지했다.

문제는 이 시점이 이재용 회장의 증여세 평가기간 종료 직후라는 점이다.

홍라희 명예관장은 지난 13일 이 회장에게 삼성전자 주식 1천115만8천주를 증여한다고 공시했다. 증여 예정일은 11월 12일이다.

현행 세법상 상장주식 증여가액은 증여일 전후 각각 2개월간의 종가 평균으로 산정된다.

예정대로 증여가 이뤄지면 평가기간은 지난 9월 12일부터 내년 1월 12일까지다. 이 기간 평균 주가가 낮을수록 이 회장의 증여세 부담도 줄어든다.

이 때문에 일부 투자자들은 주가 상승을 유발할 수 있는 주주환원 결정을 증여세 평가기간 이후로 미룬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네이버 삼성전자 종목토론방에는 '증여세 기준금액 평가기간 때문에 소극적인 IR을 하는 것 아니냐'는 취지의 글이 올라왔다.

또 다른 투자자는 삼성전자 이사회가 지배주주의 이익에 유리한 방향으로 의사결정을 해 일반투자자와 소액주주들의 이익을 훼손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업계에서는 주주환원 결정 시점에 대한 의문이 이사회의 독립성과 주주에 대한 충실의무 논란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이사회가 독립적이라면 주주환원 결정을 미룰 수밖에 없었는지를 설명해야 한다"며 "이사회가 실제로 독립적인 판단을 하고 있는지 의문이다"라고 말했다.

지난해 개정된 상법은 이사의 충실의무 대상을 회사뿐 아니라 주주로 확대하고 전체 주주의 이익을 공평하게 대우하도록 했다.

ysyoon@yna.co.kr

윤영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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