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박경은 기자 = 금리 상승에도 금융지주 최대 계열사인 은행의 올해 3분기 순이자마진(NIM)이 일제히 뒷걸음질했다. 대출금리 상승의 수혜보다 조달 비용 부담이 더 컸던 영향을 받았다.
특히 저원가성 개인자금이 빠져나간 자리를 기관·법인 정기예금으로 채우면서 조달구조가 달라졌고, 연말 유동성 확보를 위해 자금을 미리 쌓아둔 부담도 겹쳤다.
은행들은 금리 상승이 시차를 두고 대출자산에 반영되기 시작하면서 마진이 회복할 것으로 기대했다. 다만 대출에 적용하는 금리체계와 재산정 주기, 조달 필요성에 대한 판단이 달라 반등 시점에는 온도 차를 보였다.
◇ 4대 은행 최대 7bp 하락…조달비용 급등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 등 4대 금융지주의 올해 3분기 NIM은 모두 전 분기보다 하락했다.
우리금융이 7bp 하락한 1.68%로 가장 큰 낙폭을 보였고, 하나금융은 5bp 내린 1.83%를 기록했다. KB금융과 신한금융은 각각 2bp 하락한 1.92%, 1.91%였다.
은행도 같은 흐름을 보였다. 우리은행은 7.2bp 하락했으며, 하나은행은 4bp 내렸다. 신한은행과 국민은행은 각각 3bp와 2bp 낮아졌다.
금리 인상은 통상 은행의 마진 개선 요인으로 꼽히지만, 이번에는 조달비용이 금리 인상에 따른 자산수익률 효과를 상쇄했다.
예금과 단기차입금에 높아진 금리가 먼저 반영되는 동안 기존 대출자산은 금리 재산정 시점이 돌아와야 인상 효과를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러한 시차만으로 마진 하락을 모두 설명하기는 어렵다. 국민은행은 시장금리 상승에 따른 자산 측면의 NIM 개선 효과가 10bp, 조달비용 상승 영향이 마이너스 8bp였다고 밝혔다. 금리 변화만 보면 개선 요인이 우세했지만, 핵심예금 감소와 기업대출 스프레드 축소 등이 더해지면서 최종적으로는 하락했다.
자금 이동의 배경도 다양했다. 신한은행에서는 연초 증시 상승에 따른 가계자금 이탈이 나타났다고 판단했다. 다만 이렇게 증시로 이동한 자금은 기관인 한국증권금융 등을 통해 수신으로 유입됐고, 결과적으로 늘어난 기업 및 기관 예금이 예대율 자체를 낮췄다.
하나은행은 하반기 재정 집행으로 공공기관 핵심예금이 줄었고, 금리 상승에 따라 기업자금이 정기예금으로 이동했다고 설명했다.
장정훈 신한금융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수신 운용 기조에 대한 질의에 "저희의 지금 딜레마는 수신에 대한 제어 가능성"이라고 답하기도 했다. 필요한 유동성을 확보하면서 조달 규모와 비용도 함께 관리해야 하는 어려움이 드러난 대목이다.
은행 입장에서는 개인예금이 빠진 자리를 기관·법인 예금으로 채운다고 부담이 해소되는 것은 아니다. 거액 기업예금 등은 유동성커버리지비율(LCR) 산정 시 상대적으로 높은 이탈률이 적용돼, 같은 비율을 유지하려면 고유동성 자산도 더 확보해야 한다. 조달금리 상승에 더해 수신 구성 변화에 따른 유동성 관리 부담까지 커질 수 있는 셈이다.
◇ 마진 지키기 시험대…운용 전략 '시험대'
이제 관건은 대출금리 재산정 효과가 조달 부담을 언제부터 상쇄하느냐다. 여기서는 은행별 대출금리 구조와 연말 자금 사정에 대한 판단이 갈렸다.
올해 4분기 상황을 가장 긍정적으로 평가한 건 하나은행이다. 하나은행은 3분기를 저점으로 반등을 예상했다.
이미 지난 3분기 중 연말을 커버할 수 있는 6~12개월 만기 자금 11조원을 미리 조달해 비용을 선반영했다는 설명이다. 이에 따라 앞으로는 조달 비용의 압박보다는 운용수익률 개선 효과가 더 나타날 것으로 봤다. 기업대출의 약 60%를 차지하는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 연동 대출의 재산정이 반등 근거다.
CD 연동 비중이 높다고 곧바로 유리한 것도 아니다. 우리은행 역시 CD금리 관련 대출이 전체의 70%를 차지한다.
우리은행은 대출에 적용되는 CD금리보다 은행채 금리가 더 크게 오르면서 마진이 눌렸다고 설명했다. 대출금리가 얼마나 빨리 바뀌느냐뿐 아니라 조달금리와 비교해 얼마나 오르느냐도 중요하다는 의미다. 우리금융은 올해 4분기에 NIM이 유지 또는 반등하고, 내년부터는 개선세에 접어들 것으로 봤다.
신한은행도 연말까지는 현 수준의 NIM을 예상했다. 6개월·1년 금융채 연동 비중이 약 60%로 높아 금리 상승분이 시차를 두고 반영되는 데다, 올해 4분기에도 조달 만기가 집중돼 경쟁이 이어질 것으로 판단했다. 본격적인 개선 시점은 조달이 안정되는 내년으로 봤다.
국민은행 역시 대출금리 재산정 효과를 기대하면서도 조달시장 안정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금리 상승이 마진 개선으로 연결되려면 대출수익률이 높아지는 동시에 예금을 확보하는 비용 부담도 진정돼야 한다는 것이다.
[출처 : 연합뉴스 자료사진]
gepark@yna.co.kr
박경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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