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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인포맥스) 문정현 기사 = 미국 중간선거가 사흘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막바지 판세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그다지 유리하지 않게 흘러가고 있다.
민주당이 하원을 탈환하고 공화당이 상원을 수성하는 분점 의회 가능성이 여전히 가장 높은 시나리오로 꼽히고 있긴 하지만, 민주당이 양원을 휩쓸 가능성도 있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민주당이 상원을 가져올 확률은 낮게는 50% 초반, 높게는 70% 중반으로 점쳐지고 있다. 관세 정책과 이란 전쟁에 따른 고유가로 물가가 뛰자 트럼프에 대한 지지율이 낮아진 영향이다.
상·하원 의석 구도는 재정과 인공지능(AI) 관련 정책에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시장이 요동칠 가능성이 있다.
미국 주식시장만 놓고 본다면 공화당이 상·하원을 모두 지키는 것이 가장 호재로 분석되고 있다. 트럼프의 감세, 재정지출 확대 기조가 유지될 것이기 때문이다.
반면 민주당이 상·하원을 모두 장악하는 상황은 주식시장에 가장 부정적인 선택지로 꼽힌다. 민주당이 압승할 경우 데이터센터와 AI 관련 규제를 강화할 수 있어 AI 관련 빅테크에 큰 타격이 될 수 있다. 한국과 대만 등 기술주 비중이 높은 아시아 시장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상원 공화당·하원 민주당' 시나리오는 딱 떨어지게 전망하기 어렵다. 예상대로의 결과여서 안도 랠리가 나올 수 있지만 분점 의회로 트럼프와 여야간 갈등이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갈등 고조시 대통령이 일방적으로 정책을 밀어붙일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다.
실제 트럼프는 지난 27일 공화당이 중간선거에서 승리하지 못할 경우 "방법을 찾아낼 것"이라며 "내게는 강력한 거부권이 있다"고 말했다.
특히 갈등을 빚을 것으로 예상되는 부분은 예산안 심의다.
아직 본예산이 성립되지 않은 2027회계연도(2026년 10월~2027년 9월) 예산 심의가 중간선거 후 넘어야 할 첫 번째 관문이다. 연방정부 예산안은 상·하원에서 가결되고 대통령이 서명해야 한다. 분점 의회, 분점 정부 상황에서는 예산 심의가 난항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임시 예산안은 12월11일까지 예산을 확보해 놓은 상태인데, 이번 선거에서 승리한 의원들의 임기는 내년 1월 시작한다. 12월 11일까지 본예산이 마련되거나 새로운 임시예산안이 확보되면 큰 문제가 없지만, 혹여나 양측의 갈등으로 마련되지 못한다면 연방정부 기관의 일부 업무가 중단되는 셧다운이 발생할 수 있다.
앞서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은 민주당이 중간선거에서 상·하원 중 어느 한 곳을 차지할 경우, 재정 건전화 대책을 앞당겨 추진하겠다는 방침을 시사한 바 있다.
내년 들어서는 연방정부 부채한도 문제가 불거질 수 있다. 현재 부채한도는 41조1천억달러로, 이미 국가채무 잔액은 40조4천억원에 달한다. 이르면 내년 상반기 중 한도에 도달할 가능성이 예상되는 가운데 부채한도 확대를 둔 대치 상황이 반복되면 금융시장에 영향을 줄 수 있다.
공화당이 백악관과 의회를 장악했던 시절보다 정책 추진이 어려워진 트럼프가 과격한 행보를 보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미국은 걸프 지역 여러 아랍 국가에 중간선거 이후 단기간의 고강도 군사작전에 대비하라고 통보했다.
중동에 배치된 미군이 트럼프의 명령을 받으면 96시간 이내에 이란을 상대로 새로운 군사작전에 나설 준비를 이미 갖췄으며, 작전 규모가 상당할 것이라는 외신 보도도 이어지고 있다. 이는 국제유가의 재폭등을 초래할 가능성이 있다.
트럼프는 관세를 다시 무기로 들이밀 가능성도 시사했다. 그는 미국의 자동차 산업이 일본과 한국, 중국 등에 잠식됐다며 미국에 투자하는 기업들이 미국을 이용하려 한다면 관세를 50%까지 올릴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우리로선 웃어넘길 수 없는 부분이다.
채권금리는 민주당 득세로 재정적자 우려가 줄어들거나 AI 관련주 하락에 따른 위험회피 고조 현상이 나타나면 하락(채권가격 상승)할 수 있겠지만, 트럼프가 이란과 관세 등에 어떤 행보를 보이느냐가 불확실성 요인이다.
중간선거 당일 선거 결과가 깔끔하게 드러나지 않을 가능성도 염두에 둬야 한다. 지난 2022년 중간선거 때도 우편투표 개표 지연, 초박빙 경합 지역 개표 상황에 따라 다수당 확정이 수일 미뤄졌다. 뉴스 헤드라인에 따라 시장이 출렁일 수 있다는 얘기다.
2026년이 마무리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지만 시장 참가자들은 연말연초 예년보다 더 바빠질 가능성에 대비해야 할 것 같다. (국제경제부장)
jhmoon@yna.co.kr
문정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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