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화성사업장 앞 국제 공동선언…25개 단체 참여
화학물질 정보 공개·공급망 책임 강화 촉구
[출처: 반올림]
(서울=연합인포맥스) 윤영숙 기자 = 한국과 대만의 반도체·전자산업 직업병 피해 노동자들이 산업재해 인정 확대와 유해화학물질 정보 공개를 촉구하며 국제적인 공동 대응에 나섰다.
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지킴이 반올림과 국제포럼(I-SHARPS) 참가 단체들은 30일 오전 삼성전자 화성사업장 H3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을 위한 국제 선언문'을 발표했다.
이번 선언에는 한국과 대만을 비롯한 각국의 노동·인권·환경단체 25곳이 참여했다. 이들은 반도체 산업의 성장 과정에서 노동자의 건강과 안전이 충분히 보호받지 못했다며 정부와 기업의 책임 강화를 요구했다.
특히 이날 기자회견에는 삼성전자에서 근무하다 직업병을 얻었다고 주장하는 국내 노동자들의 사례와 대만 RCA 공장에서 일했던 직업병 피해 노동자들의 경험이 함께 소개됐다.
반올림의 임다윤 상임활동가는 삼성전자 기흥·화성사업장에서 근무한 노동자 4명의 사례를 소개하며 산업재해 입증 책임이 노동자에게 과도하게 부과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임 활동가는 삼성전자 기흥사업장에서 19년간 근무하다 대장암 진단을 받은 노동자와 화성사업장에서 근무하다 뇌종양, 폐암, 백혈병 등으로 숨진 노동자들의 사례를 전했다.
그는 "노동자에게 과도하게 지워진 입증 책임을 완화하고, 노동자의 알 권리를 보장하며, 산업재해를 인정받기 위한 문턱을 낮추는 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대만 산업재해피해자협회(TAVOI)의 니엔윈 류(Nien-Yun Liu) 활동가는 대만 RCA 공장 노동자들이 유기용제 노출과 오염 문제로 수십 년간 피해 인정과 배상을 요구해 온 사례를 소개했다.
그는 "한국의 삼성 피해 노동자들과 마찬가지로, 대만 RCA 노동자들 역시 직업성 암과 면역계 질환으로 고통받아 왔다"라고 말했다.
이어 "반도체 산업의 성공은 생산 속도나 생산액, 시장점유율만으로 평가되어서는 안 된다"라며 노동자의 건강과 권리도 산업 발전의 핵심 기준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참가 단체들은 공동선언을 통해 반도체 산업재해 인정 기준 완화와 화학물질 관리 강화, 여성 노동자의 재생산 건강권 보장 등을 요구했다.
또 반도체와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산업의 확장에 따른 물·전력 사용 증가와 과불화화합물(PFAS) 배출 등 환경 문제에 대한 대응도 촉구했다.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 전반에서 발생하는 노동·인권·환경 문제에 대한 기업의 책임을 강화하기 위해 공급망책임법 제정도 요구했다.
이들은 "노동자의 건강과 생명을 희생하는 방식으로 반도체 산업의 확장이 이루어져서는 안 된다"라며 국가와 기업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을 보장할 것을 촉구했다.
참가 단체들은 앞으로 각국의 직업병 피해 사례와 대응 경험을 공유하고 국제 연대를 지속해 나갈 방침이다.
ysyoon@yna.co.kr
윤영숙
ys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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