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주주도 시장가에 팔면 될 일"…주주평등 요구 잇따라
김민국 VIP운용 대표 "선행매수 땐 개미는 10주 중 1주만 매각"
(서울=연합인포맥스) 이규선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의무공개매수제 도입 방향을 두고 소셜미디어(SNS)에 공개적으로 의견을 묻자 개인투자자와 자본시장 관계자들의 성토가 이어지고 있다.
대주주의 지분 매각 유인이 떨어져 기업 인수·합병(M&A)이 위축될 수 있다는 대통령의 우려에, 주식을 시장가로 파는 것이 왜 대주주에게만 문제가 되느냐며 주주 평등 원칙을 묻는 반론이 제기되는 양상이다.
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이 대통령이 엑스(X·옛 트위터)에 올린 '의무공개매수제 관련 토론과 의견을 구합니다'라는 글에는 지배주주와 일반주주의 동등한 매각 기회를 보장하라는 항의성 댓글이 줄을 이었다.
이 대통령은 해당 게시글에서 '50%+1주'를 의무 매수하면서 모든 주주에게 물량을 비례 배분할 경우, 대주주가 지분 전량을 처분하지 못하는 맹점을 짚었다.
경영권을 넘기는 대주주가 남은 주식을 시장가로 팔아야 한다면 M&A 유인이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다. 그러면서 대주주 지분을 먼저 전량 인수하고 남은 물량만 일반주주에게 안분하는 절충안을 소개했다.
그러나 댓글에서 대통령의 문제 제기에 반론이 잇따랐다.
대주주가 잔여 지분을 시장가에 파는 상황을 특별한 문제로 인식하는 것 자체가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원인이라는 비판이 주를 이뤘다.
한 이용자(@ssem****)는 "대주주라도 다 팔고 싶으면 기업가치를 올려서 시장에서 팔아야 한다"고 꼬집었고, 또 다른 이용자(@Ajae****)는 "대주주는 프리미엄을 받고 일반 국민은 할인을 받는 구조가 정상적이냐"고 반문했다.
외국인 투자 유치를 강조하면서 정작 글로벌 스탠더드에 역행하는 제도를 추진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현직 자산운용사 대표도 장문의 댓글을 올렸다.
김민국 VIP자산운용 대표는 "같은 회사의 같은 종류 주식은 누가 보유하든 동일한 가격과 조건으로 매각할 기회를 보장받아야 한다"며 주주평등 원칙을 강조했다.
그는 대주주 선행매수 방식이 일반주주에게 미칠 피해를 구체적인 수치로 제시했다.
코스피200 기업의 평균 지배주주 지분율(약 44%)을 적용할 경우, 대주주 지분을 우선 인수하면 일반주주 몫으로 남는 물량은 전체 주식의 6% 남짓에 불과하다. 일반주주는 보유 주식 10주 중 단 1주만 같은 가격에 팔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만약 대주주 지분만으로 의무매수 기준을 채운다면 일반주주의 매각 기회는 원천 차단된다.
반면 모든 주주에게 동일한 매각 기회를 주고 초과 응모 물량을 비례 배분하면 대주주와 일반주주 모두 보유 지분의 절반가량을 팔 수 있다.
김 대표는 M&A 위축 우려에 대해서도 반론을 제기했다. 대주주 선행매수와 비례적 공개매수 모두 동일한 가격에 '50%+1주'를 사들인다면 인수자가 부담하는 총액은 같기 때문이다.
대주주의 전량 매각을 보장하지 않는다고 해서 M&A 시장 전체가 위축된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는 뜻이다. 그는 일본의 비례적 공개매수 제도와 활발한 M&A 시장 사례를 들며 두 가지 목표가 양립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의무공개매수제를 둘러싼 시장의 반발은 처음이 아니다.
앞서 VIP자산운용을 포함한 18개 국내외 자산운용사는 대주주 선행매수를 허용하는 도입안에 반대하는 공동성명을 냈고, 제도의 재검토를 요구하는 국회 국민동의청원도 공개 엿새 만에 5만 명의 동의를 얻어 심사 요건을 채웠다.
최근 상법 개정으로 주주에 대한 이사의 공평 대우 원칙이 명문화된 만큼, 새롭게 도입하는 의무공개매수제 역시 궤를 같이해야 한다는 여론이 짙다. 이 대통령이 직접 공론화에 나선 가운데, 향후 관련 논의는 의무 매수 비율 확대 여부와 더불어 주주 간 공평한 매각 기회 보장에 초점이 맞춰질 전망이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 X(엑스·옛 트위터)]
kslee2@yna.co.kr
이규선
kslee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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