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는 주식 자산효과가 소비 뒷받침…고소득층 편중 취약성도
韓은 수출 호조의 내수 파급에 시차…내년 소비 개선 기대
[출처 : 연합뉴스 자료사진]
(세종=연합인포맥스) 박준형 기자 = 인공지능(AI) 산업 호황이 미국과 한국 경제의 성장세를 이끌고 있지만, 민간소비의 흐름은 엇갈렸다.
미국에서는 주가 상승에 따른 자산효과가 고소득층을 중심으로 소비를 뒷받침하는 반면, 한국에서는 반도체 수출 호조가 고용과 가계소득으로 확산하는 데 시차가 발생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일 미국 상무부 경제분석국(BEA)에 따르면 미국의 올해 3분기 개인소비는 전기 대비 연율 3.8% 증가했다. 한국과 같은 전기 대비 기준으로 환산하면 약 0.9%다.
미국 소비는 2분기에도 전기 대비 약 0.9% 증가하며 견조한 흐름을 이어갔다.
반면 한국은행에 따르면 한국의 민간소비는 2분기 0.4% 증가한 데 이어 3분기에는 0.2% 감소했다.
양국의 소비 흐름이 엇갈린 배경 중 하나로는 주식시장 상승에 따른 자산효과의 차이가 꼽힌다.
재정경제부 관계자는 미국의 경우 한국보다 주식시장에 대한 소비 의존도가 높으며, 글로벌 투자자들의 자금이 쏠리는 데에 따른 주가 상승이 소비를 뒷받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옥스퍼드 이코노믹스는 지난 9월 보고서에서 미국의 주식자산이 1달러 증가하면 소비가 약 4센트 늘어나는 것으로 추정했다.
반면 한국은행은 지난 5월 보고서에서 국내 가계의 주식 자본이득이 1만원 증가할 때 소비가 약 130원 늘어나는 것으로 추정했다.
자본이득의 약 1.3%가 소비로 연결되는 것으로, 미국 등 주요 선진국에서 추정되는 3~4%보다 낮은 수준이다.
옥스퍼드 이코노믹스는 한국과 대만의 AI 관련 주가 상승이 가계소비 증가로 충분히 이어지지 않고 있다고도 분석했다.
다만, 이러한 미국의 소비 호조가 AI 산업의 성장 과실이 가계 전반으로 확산했다는 의미는 아니다.
미국에서도 주식자산을 많이 보유한 고소득층이 소비를 주도하면서 계층 간 격차가 나타나고 있다는 지적이다.
뉴욕 연방준비은행은 지난 5월 분석에서 2023년 이후 미국의 실질 소매판매 증가가 주로 연 소득 12만5천달러 이상인 고소득 가구에 의해 주도됐다고 밝혔다. 미국 상위 20%가 소매지출의 60%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재경부 관계자는 "미국의 경우 AI 성장의 효과가 아랫단까지 확산했다기보다는 고소득층이 주식시장에서 나오는 자산소득으로 소비를 끌고 가는 부분이 크다"며 미국 소비 역시 K자형 양극화라는 취약성을 안고 있다고 평가했다.
미국 고용시장도 낮은 실업률의 이면에 신규 채용과 해고가 모두 저조한 '저채용·저해고' 상태를 보여, AI 호황이 고용과 임금 상승을 통해 가계 전반으로 확산했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설명이다.
한국은 수출 호황이 가계소득과 소비로 이어지는 데 시간이 필요하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수출 증가로 기업들이 가동률을 높이고 생산을 확대하더라도 곧바로 신규 채용에 나서기보다는 기존 인력의 근로 시간을 늘리는 방식으로 대응하기 때문이다.
재경부 관계자는 "기존 인력을 최대한 활용한 뒤 설비투자와 채용을 늘리는 과정에 2~3분기, 길게는 4분기 정도 시차가 있다"며 "올해 4분기나 내년 1분기부터는 이러한 경로가 작동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기본적으로 민간 소비가 개선될 수 있는 여건 자체는 견고하다"고 부연했다.
한편 한국의 3분기 소비 부진에는 자동차업체 파업에 따른 차량 인도 지연과 주식거래량 감소에 따른 금융서비스 소비 위축 등의 요인도 작용했다.
한은은 이러한 특이 요인이 없었다면 3분기 민간소비가 0.4% 증가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jhpark6@yna.co.kr
박준형
jhpark6@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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