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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이모저모] 회장님의 이중생활

26.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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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반도체 곽동신 회장, '곽신' 작가로 미술계 데뷔

첫 개인전서 63점·12억7천만원 판매·내년 해외 전시

곽신 작가와 전시된 작품들

[출처: 한미반도체]

(서울=연합인포맥스) ○…반도체 장비업계에서는 회장님, 미술계에서는 첫 개인전에서 13억원에 가까운 작품 판매 실적을 올린 신인 작가.

인공지능(AI) 반도체 핵심 장비 기업인 한미반도체의 곽동신 회장이 '곽신(KWAK SHIN)'이라는 이름으로 현대미술 작가 활동을 펼치고 있어 눈길을 끈다.

기업 경영과 예술이라는 서로 다른 두 영역을 넘나드는 이른바 '회장님의 이중생활'이다.

곽 회장은 지난 8월 28일부터 9월 15일까지 서울 강남구 서울옥션 강남센터에서 첫 개인전 '엔드리스(ENDLESS)'를 열었다.

첫 전시 성적도 예사롭지 않다. 전시 작품 가운데 63점이 판매되며 총 12억6천950만원의 판매액을 기록했다.

특히 그의 작품에는 반도체 장비 산업에 29년째 몸담아온 이력이 고스란히 녹아 있다.

곽 회장은 작품 제작에 컴퓨터 설계와 컴퓨터수치제어(CNC) 밀링, 산업용 로봇을 활용한 절삭·가공 기술을 적용했다. 반도체 장비를 만드는 정밀 가공 기술을 현대미술에 접목한 것이다.

대표작 '엔드리스 러브(Endless Love)'는 정밀 가공한 알루미늄 하트를 캔버스 위에 반복적으로 배열한 작품이다. 차가운 금속과 따뜻한 하트의 대비를 통해 변하지 않는 사랑을 표현했다.

또 다른 작품 '슈퍼 리치(Super Rich)'는 달러 기호를 반복적으로 배치해 부와 성공, 현대인의 욕망을 시각화했다.

곽 회장은 지난 9월 자신이 제작한 '엔드리스 러브' 연작 5점을 한미반도체에 기증하기도 했다. 회사는 기증 작품을 사내 공간에 전시해 임직원들이 감상할 수 있도록 했다.

곽 회장의 미술에 대한 관심은 이전부터 남달랐다.

곽 회장은 평소 미술품 수집가로도 알려져 있다. 한미반도체는 2024년 안중근 의사의 유묵을 경매에서 13억원에 낙찰받기도 했다.

작가 활동도 단순한 취미에 그치지 않는 모습이다.

곽 회장은 올해 1월 자신의 예술 활동을 위한 별도 법인인 '곽신아트'를 설립했다. 한미반도체와 지분 관계가 없는 법인으로, 설립 당시 자본금은 2억원이다.

작품 활동을 사회공헌으로 연결하는 행보도 이어가고 있다.

곽 회장은 첫 개인전을 마친 뒤 1억원을 기부하겠다고 밝힌 데 이어 이달 6일 네팔 홍수 피해 복구를 위해 성금 1억원과 작품 '엔드리스 러브'를 주한 네팔대사관에 전달했다.

해외 미술계 진출도 예정돼 있다. 내년 5월 미국 뉴욕 첼시 인더스트리얼을 시작으로 10월 영국 런던 사치 갤러리와 프랑스 파리 카루젤 뒤 루브르에서 열리는 포커스 아트페어에 작품을 선보일 계획이다.

기업 최고경영자가 예술 활동을 병행하는 사례는 해외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미국 투자은행 골드만삭스의 데이비드 솔로몬 최고경영자(CEO)는 'DJ D-Sol'이라는 예명으로 음악 활동을 펼쳐 화제가 됐다.

그는 2022년 7월 미국 시카고에서 열린 세계적인 음악 축제 롤라팔루자 무대에 오르기도 했다.

다만 음악 활동을 둘러싼 지나친 외부 관심으로 2022년 이후 대형 공개 공연을 중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골드만삭스 측은 음악이 경영에 방해가 된 것이 아니라 음악 활동에 대한 언론의 관심이 방해가 됐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곽 회장은 반도체 장비 제조 기술을 예술 작품에 접목하며 본업과 예술 활동을 연결하고 있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다만 경영진의 대외 활동이 활발해질수록 본업에 대한 집중도가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뒤따를 수 있다. 예술 활동과 기업 경영 사이에서 균형을 유지하는 것 역시 곽 회장의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산업부 윤영숙 부장)

ysyoon@yna.co.kr

윤영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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