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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은 지금] 美 중간선거, 누가 이겨도 채권시장은 웃기 어렵다

26.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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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연합뉴스 사진 제공]

(뉴욕=연합인포맥스) 최진우 특파원 = 미국 중간선거가 이틀 앞으로 다가왔다. 금융시장은 민주당의 승리에 무게를 싣고 있다.

미국 예측시장 플랫폼 칼시에 따르면 1일(현지시간) 민주당의 하원 탈환 확률은 93%, 상원 탈환 확률은 71%를 기록했다. 민주당 승리가 유력한 시나리오로 자리 잡은 셈이다.

하지만 선거가 끝난 뒤 금융시장이 웃을 수 있을지는 별개의 문제다.

공화당이 이기면 감세와 국방비 증액이, 민주당이 이기면 지출 확대를 둘러싼 협상이 미국의 재정을 압박할 수 있다. 승자는 달라도 채권시장이 떠안아야 할 빚은 줄어들지 않는다는 얘기다.

민주당 승리를 점치는 상황에서 공화당이 예상 밖의 승리를 거두면 국채와 외환시장이 더 크게 요동칠 가능성이 있다.

공화당이 상·하원을 모두 지키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추가 감세와 규제 완화에 속도를 낼 수 있다. 이란 전쟁에 따른 국방비 증액도 재정 부담을 키울 가능성이 크다. 감세에 따른 세수 감소를 지출 삭감으로 상쇄하지 못하면 정부는 부족한 재원을 국채 발행으로 메워야 한다.

미국의 재정은 이미 경고음을 울리고 있다. 2026회계연도 재정적자는 1조9천900억달러로 전년보다 12% 증가했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적자 비율도 6.2%에 달했다. 세입은 3% 늘었지만, 세출은 6% 증가했다.

국가부채가 40조달러를 넘어선 가운데 연간 총이자 지출은 1조3천600억달러에 이르렀다. 국채 공급 확대가 장기금리를 끌어올리면 이자 비용이 다시 늘어나는 악순환이 나타날 수 있다.

그렇다고 민주당이 승리하면 채권시장의 부담이 줄어들까. 그렇게 단정하기 어렵다. 민주당은 의료·복지와 사회안전망 확충을 중요하게 여긴다.

특히 양원을 모두 탈환하면 예산 협상에서 영향력을 키울 수 있다. 트럼프 행정부가 국방비 증액을 요구하고 민주당이 의료·복지 예산 확대를 요구하면서 양당이 서로의 지출을 인정하는 타협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 최악의 경우다.

세계 최대 채권운용사 핌코의 리비 캔트릴 공공정책 책임자도 지난달 30일 공개된 팟캐스트에서 이러한 가능성을 제기했다. 공화당과 민주당 모두 지출 확대를 선호하며, 민주당이 국방비 증액을 수용하는 대신 의료 지출 확대를 얻어낼 수 있다는 것이다.

더 근본적인 문제는 선거 결과와 관계없이 늘어나는 지출이다. 사회보장과 메디케어 등 의무 지출은 고령화와 함께 증가하고, 기존 부채에 대한 이자도 계속 지급해야 한다. 의회 권력이 바뀐다고 이 같은 부담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민주당이 양원을 장악하더라도 트럼프 대통령의 거부권과 상원의 입법 절차 때문에 독자적인 재정정책을 밀어붙이기는 어렵다. 결국 협상이 불가피하다.

민주당이 하원만 거머쥐면 상황은 더 복잡해진다. 추가 감세를 견제할 수 있지만 예산을 둘러싼 대립이 심해질 수 있다. 당장 12월 11일 연방정부 예산 협상 시한이 기다리고 있다. 내년 말에는 부채한도 문제도 다시 불거질 수 있다. 정치적 교착이 반드시 재정 긴축을 뜻하지는 않는다는 얘기다.

채권시장이 주목할 변수는 기간 프리미엄이다. 재정적자가 쉽게 줄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굳어지면 투자자들은 장기 국채 보유에 더 높은 보상을 요구할 수 있다.

특히 경기둔화 우려로 2년물 금리가 하락하는 가운데 재정 부담으로 10년물과 30년물 금리가 상승하는 상황도 가능하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통화완화에 나서더라도 장기금리는 오히려 오를 수 있다는 의미다.

외환시장의 셈법도 복잡하다.

공화당 승리 이후 감세와 성장 기대가 미국 금리를 끌어올리면 달러는 강세를 보일 수 있다. 그러나 재정 불안이 금리 상승을 주도한다면 달러도 함께 약세를 보일 위험이 있다.

민주당 승리 역시 달러의 방향을 단정하기 어렵다. 추가 감세에 제동이 걸리더라도 예산 협상 과정에서 지출이 확대되면 재정 우려가 지속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재정 불안과 정치적 충돌이 미국 자산에 대한 신뢰를 훼손하면 엔화와 스위스프랑으로 안전자산 수요가 유입될 여지도 있다.

선거 밖의 환경도 녹록지 않다. 미국과 이란의 전쟁에 따른 고유가는 인플레이션을 자극하고, 인공지능(AI) 투자 수익성에 대한 의문은 기술주를 흔들고 있다. 지난달 30일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7.2% 급락했지만,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는 4.93%까지 하락했다. 고유가에도 성장과 기업실적에 대한 우려가 국채 매수를 자극한 것이다.

결국 선거 이후에는 금리의 방향보다 움직이는 이유를 살펴야 한다.

성장 개선으로 금리가 오른다면 주식과 달러가 함께 강세를 보일 수 있다. 반대로 재정 신뢰 훼손이 금리를 끌어올린다면 국채와 주식, 달러가 동시에 약세를 보일 위험도 있다. 특히, 장기금리 하락조차 경기둔화 우려에서 비롯됐다면 주식시장에는 반가운 소식이 아니다.

이번 선거는 의회의 주인을 바꿀 수 있지만 미국의 재정 구조까지 바꾸기는 어렵다.

감세와 지출 확대를 둘러싼 정치적 공방 속에서도 정부는 막대한 국채를 계속 발행해야 한다. 결국 채권시장에 중요한 것은 누가 의회를 장악하느냐일 뿐만 아니라 누가, 얼마나 높은 금리를 요구하며 미국의 빚을 떠안을 것이냐다. 어느 쪽이 승리하든 채권시장이 웃기 어려운 이유다.

jwchoi@yna.co.kr

최진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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