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비공개 간담회서 비례과징금 직접 거론
광고 위반사례 공개…'판매금액' 기준 제재 부담
"CEO에 보고하라"…운용업계 고강도 제재 촉각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인포맥스) 신민경 노현우 기자 = 금융감독원이 상장지수펀드(ETF) 광고 규정을 위반하는 자산운용사는 수십억원대 과징금이 부과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단순 광고 문구 누락도 거액의 제재로 이어질 수 있단 우려에 자산운용업계가 바짝 긴장하고 있다.
2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금감원은 지난 30일 국내 자산운용사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비공개 'ETF·MMF 제도 개선' 간담회에서 금융소비자보호법(금소법)상 광고 규정 위반에 따른 비례과징금 적용 가능성을 언급했다.
금융투자검사2국장 주재로 열린 이번 간담회에는 각 운용사의 ETF 담당 임원과 준법감시인 등이 참석했다.
금감원은 지난해 3월부터 올해 3월까지 약 1년간 진행한 검사에서 파악한 광고 위반 사례들을 소개하며 광고 제재 규정을 엄격히 준수해 달라고 당부했다.
특히 금소법상 비례과징금 규정을 들며 "위반 광고에 대한 과징금이 수십억원에 달할 수 있다"고 경고한 것으로 파악됐다.
한 운용사 참석자는 "금감원이 'ETF 광고 위반 땐 어마어마한 과징금이 부과될 수 있다' '판매금액을 기준으로 수십억원도 나올 수 있다'는 식으로 거듭 강조했다"며 "투자자 유의 사항이나 필수 문구가 누락되지 않도록 각별히 주의하라는 취지였다"고 말했다.
현행 금소법 제57조에선 금융상품 광고 규정을 위반할 경우 관련 계약으로 얻은 수입이나 이에 준하는 금액의 최대 50%까지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다. 투자성 상품은 원칙적으로 투자액을 과징금 산정의 기준금액으로 삼도록 하고 있다.
금감원은 검사 과정에서 발견한 광고 문구 누락 등 위반 사례들도 소개했다.
커버드콜 ETF의 분배율을 광고하면서 '연 15%'에서 '연' 표현을 빠뜨린 모 대형 운용사의 사례가 대표적이다. 연간 분배율을 의미하는 수치에서 기간 표시를 누락한 것인데, 투자자가 분배율의 적용 기간을 오인할 소지가 있단 얘기다.
[신민경 기자]
업계는 제재 수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지난해 말 검사의견서 교부 이후 업계에는 ETF 광고 위반으로 수십억원대 과징금이 부과될 수 있다는 이야기가 나돌았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금감원이 직접 제재 가능성을 확인하면서 우려가 커지는 분위기다.
특히 과징금 산정에 적용되는 기준이 최대 변수다.
ETF는 운용사가 투자자로부터 유입된 자금 전체를 수익으로 가져가는 방식이 아니라 운용보수를 받아가는 방식이어서다.
따라서 투자액을 기준으로 과징금 산정 땐 실제 운용보수 수익을 크게 웃도는 제재액이 나올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한 운용사 관계자는 "판매금액은 사실상 AUM(순자산총액)이다. 운용사가 실제 버는 수익은 운용보수인데 판매금액을 기준으로 과징금을 부과하면 부담이 지나치게 커질 수 있다"며 "상대적으로 자본력이 취약한 중소형 운용사일수록 타격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금감원이 간담회에서 개별 운용사의 구체적인 과징금 규모나 최종 제재 수위를 공유하진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운용사들은 광고 규제가 강화되는 상황에서 심사 기준의 일관성과 예측 가능성을 높여야 한다고 건의했다.
간담회에서 모 운용사는 "심사 담당자에 따라 동일한 사안에 대한 판단이 달라지는 사례가 반복되고 있다"며 "심사 기준을 명확히 하고 협의된 사례는 업계와 공유해 달라"고 요청했다.
또다른 모 운용사는 수년 전 제작한 광고까지 관리해야 하는 부담이 크다고 호소했다.
참석자들 대부분은 이번 간담회를 사실상 고강도 제재를 앞둔 사전 경고로 받아들인 분위기다. 검사국장이 간담회 말미 논의 내용을 각 사 최고경영자(CEO)에게 정리해 보고하라고 당부했기 때문이다.
한 운용사 ETF 운용 담당 임원은 "광고에 사소한 문구 하나라도 빠지면 큰일 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간담회를 마치고 나선 앞으로 광고를 아예 하지 말아야 하나 싶을 정도였다"고 말했다.
또 다른 운용사 준법감시인은 "검사국장이 CEO 보고까지 당부한 것은 실무진 차원에서 감당하기 어려운 제재가 있을 수 있단 의미로 받아들였다"며 "제재를 앞두고 마음의 준비를 하라는 뜻일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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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민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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