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청 "성장·투자 분위기 고조 중요"…민관 협력 강조
日협회장 연설·인터뷰 종횡무진…금투협은 존재감 미미
(서울=연합인포맥스) 노요빈 기자 = 2일 일본 자본시장의 최대 투자설명회(IR) 재팬위크 핵심주간(코어위크)이 지난주 성황리에 마무리됐다. 앞으로 남은 2주 동안 후속 주간 행사가 이어질 예정이다.
이보다 몇 주 앞서 일본 재팬위크를 본떠 국내에서 처음 코리아프리미엄위크가 열렸던 만큼 두 행사를 비교할 수밖에 없었다.
현장에서 체감한 분위기에는 적잖은 '온도 차'가 느껴졌다.
이런 차이는 어디서 왔을까. 재팬위크 코어위크의 주요 행사 중 하나인 '일본 자산운용 연례 포럼 2026'에서 힌트를 찾을 수 있었다. 이 행사에는 756명이 등록했다.
국내 코어위크 첫날 개막식 참석 인원의 약 두 배에 달한다. 지난해 약 500명 안팎이 참여했던 것을 고려하면, 규모는 물론 높아진 관심도를 실감할 수 있었다.
코리아프리미엄위크는 한국거래소(KRX)가 매년 개최하던 KCMC(Korea Capital Market Conference)를 확대 개편해 진행했다. 하지만 기대보다 아쉬움이 남았다.
지난해 증시가 상승세를 타던 것과 달리 올해 지수가 고점을 찍고 내려온 것도 영향을 미쳤겠지만, 행사 구성에 새로운 면모를 찾기 어려웠고 전체적인 분위기는 커진 규모에 비해선 다소 밋밋했다.
재팬위크를 주관하는 일본 금융청(FSA)의 이토 유카타 청장은 기조연설에서 자본시장 성장을 위해 정책 수립만이 아니라, 성장과 투자를 향한 분위기를 더욱 고조시키는 일이야말로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민관이 협력하는 분위기에 힘입어 자본시장 발전이 가능했다는 이야기였다.
이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건 요시오 히시다 일본자산운용협회(IMAJ) 회장의 재팬위크 코어위크 일정이다. 유카타 청장에 앞서 축사를 전한 히시다 회장은 그날에만 연설 5건과 언론 인터뷰 2건을 소화하는 등 바쁜 일정을 보냈다고 전했다.
일본자산운용협회는 올해 4월 투자신탁협회와 투자자문협회가 통합해 출범했다. 일본 정부가 자국 자산운용업의 경쟁력 강화를 목표로 하는 '자산운용입국' 정책을 업계 차원에서 뒷받침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그렇다면 국내는 어떨까.
자연스럽게 자산운용업계와 금융투자업계를 대변하는 금융투자협회가 떠오른다. 하지만 황성엽 금투협회장은 첫날에 코리아프리미엄위크 개막식에 참석한 이후 코어위크는 물론 후속 주간에서도 모습을 찾아보기 어려웠다.
행사 기간 황 협회장의 언론 인터뷰는 없었다. 후속 주간에 금투협이 유일하게 단독 개최한 '회수시장 세미나'에서 한 차례 축사를 전했지만, 이마저도 영상 축사로 대체됐다.
당시 황 협회장은 국제자산운용협회(IIFA) 출장으로 자리를 비웠다. 공교롭게도 해당 출장에서 황 협회장은 히시다 IMAJ 회장과 양국 자산운용업의 협력 강화를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하지만 정작 국내 자본시장을 알리는 최대 '집안' 행사에 불참했다.
금투업계를 대표하는 기관으로서 국내 시장의 경쟁력을 알리고 회원사들 참여를 독려하는 역할은 뒷전으로 밀리고 말았다.
양국의 행사 현장에 분위기를 가른 건 금투협의 존재감이 약했던 것과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황 협회장은 금투협 홈페이지 인사말에서 항상 현장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제도 개선에 앞장서겠다고 밝히고 있다.
국내 최대 자본시장 IR 행사야말로 회원사와 투자자, 해외 투자자의 목소리를 듣고 제도 개선의 힌트를 얻을 기회였다는 점에서 아쉬움이 남는다.
무엇보다 자본시장 성장은 정부의 정책 성과이기 이전에, 금융투자업계가 먹고 살아가는 토양이 커지는 문제다. 이런 '밥줄'과 직결되는 행사에서 금투협이 뒤로 물러나 있을 만한 이유가 없다.
금투협에게 적극적인 역할을 기대하면서 회원사들은 회비를 낸다. 금투협회장은 지난해 성과급을 포함해 연간 7억 원대의 보수를 받았고, 퇴임 후에는 3년간 고문료와 개인 사무실, 차량 제공 등 최고 수준의 처우가 뒤따른다.
국내 최대 자본시장 IR 행사에서 투자자와 회원사를 위해 궂은일을 도맡아야 할 책임이 무겁다.
금투협의 아쉬움은 이번 프리미엄위크에만 있는 건 아니다. 황 협회장은 당선될 당시 "늘 낮은 자세로 현장에서 회원사와 함께 호흡하며 변화의 길을 찾겠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언론과 업계가 체감하는 황 협회장의 행보는 당시 포부와는 거리가 있다. 이번 행사는 그 간극을 다시 한번 확인하는 자리였다.
올해 코리아프리미엄위크가 단번에 성공할 수 없다. 일본에 이어 한국과 대만 등 아시아 주요국이 자본시장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협력과 경쟁을 이어가고 있다. 금투협의 변화는 한국 자본시장이 한발 앞서나가기 위한 출발점이다.
[촬영 임은진]
ybnoh@yna.co.kr
노요빈
ybnoh@yna.co.kr
금융용어사전
금융용어사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