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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빚의 역습] 가산금리 못내리는 은행들…"대출 총량규제 '덫'"

26.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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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담대 금리 5.02%…작년보다 1%p 가까이 올라

은행권 "가계대출 속도 조절에서 금리 활용 불가피"

[※편집자주 :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금리가 14년5개월 만에 최고치를 찍으며 실수요자들의 표정이 어두워지고 있습니다. 금리상승기 도래로 보금자리론 판매액이 석달 연속 감소세를 보였고, 이자부담을 줄이기 위해 변동형 주담대를 선택하는 차주가 늘고 있는 모습입니다. 국회가 은행권의 금리 산정 체계를 지적하고 나섰지만 은행들은 가계대출 총량규제 등으로 가산금리 인하가 쉽지 않다고 하소연합니다. 대출 규제는 2금융권의 영업 확대를 제한해 실수요자의 선택지를 줄이는 결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향후 추가 기준금리 인상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영끌족들이 얼마나 버틸 수 있을지, 빚 폭탄이 언제 터질지 위기가 현실화하고 있습니다. 연합인포맥스는 금융권을 뒤덮은 금리인상의 후폭풍을 4건의 기사로 들여다봅니다.]

(서울=연합인포맥스) 유수진 기자 = 은행권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금리가 연 5%를 돌파하며 차주들의 이자 부담을 키우는 원인으로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총량규제가 지목되고 있다.

올해 가계대출 증가율 관리 목표가 당초 1.5%에서 3.0%로 완화됐지만 대출 공급 억제 기조가 유지되면서 수요조절을 해야만 금융당국으로부터 페널티를 받지 않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당국은 내년에도 대출 총량 규제를 유지한다는 방침이여서 은행 간 가산금리 경쟁을 통해 대출 금리가 낮아질 유인이 적어지고 있다.

2일 금융권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지난 9월 5대 시중은행의 신규취급액 기준 분할상환방식 평균 주담대 금리는 연 5.02%로 연고점을 기록했다.

연초 4.58%에서 지난 5월 4.42%까지 떨어졌다 이후 4개월 연속 올라 결국 5%를 넘겼다. 작년 9월(4.12%)과 비교하면 1년 새 90bp가 상승한 셈이다.

주요 원인 중 하나로 은행들의 가산금리가 꼽힌다. 가산금리 인하에 소극적인 은행들의 태도가 금리인상기와 맞물려 전체 대출금리를 끌어올렸다는 것이다.

통상 대출금리는 기준금리에 가산금리를 더하고 가감조정금리(우대금리)를 빼는 방식으로 산출된다. 은행들은 고객의 신용도와 마진, 대출관리 비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가산금리를 책정한다.

9월 분할상환식 주담대 평균 가산금리는 3.14%로, 관련 통계를 작성한 2019년 7월 이후 최고치였던 지난 6월(3.27%)보다는 낮았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으로 집계됐다.

작년 하반기까지만 해도 2% 후반대였으나 올해 들어 3% 아래로 떨어지질 않고 있다.

반면 평균 우대금리는 9월 기준 1.45%로 전년 동기(1.72%)에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작년 말 1.76%까지 높아졌다 올해 들어선 3월 1.65%, 6월 1.74%, 8월 1.70% 등 그보다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은행들은 최근 국회 국정감사에서 이 같은 대출금리에 대해 지적받기도 했다.

민병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은행들에 가산금리를 내리라고 했더니 우대금리를 함께 깎아 실질적인 이자 부담을 키웠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가산금리를 낮추고자 은행법을 개정해 지급준비금과 예금보험료 등 일부 법정 비용을 반영하지 못하도록 했는데, 은행들이 우대금리를 함께 줄여 제대로 효과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면서다.

이에 대해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은 "시중금리가 급격히 인상되는 부분이 반영된 결과인 줄 알았다"며 "(지적이 맞다면) 저희가 챙겨보겠다"고 말했다.

금감원은 조만간 은행권의 가산금리·우대금리 결정 구조를 면밀히 들여다보고, 이를 바탕으로 공시 강화와 금리 산정 체계의 적정성을 금융소비자보호 실태평가에 반영하는 방안 등을 검토할 계획이다.

금융권에선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시장금리 상승이 본격화한 상황에서 은행권에 자발적인 대출금리 인하를 기대하긴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본다.

특히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총량규제를 가산금리 축소와 우대금리 확대를 가로막는 주요 요인으로 꼽는다. 금리가 대출 수요를 억제할 수 있는 '핵심 카드'이기 때문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은행 입장에서 주담대는 부실 위험이 적은 안정적인 이자 조달 수단이라 확대하고 싶지만 총량규제 때문에 그럴 수 없다"면서 "금리를 낮추면 곧바로 쏠림 현상이 발생하고, 가계대출 증가로 이어져 패널티를 받게 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주담대 등 가계대출 진도율을 체크하고 속도를 조절하는 과정에서 금리를 활용할 수 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당국은 당초 1.5%였던 올해 가계대출 증가율 관리 목표를 3.0%로 다소 완화했지만 집단대출 확대에 초점을 맞춘 것으로, 은행별 공급 억제 기조에는 변함이 없다. 은행으로선 비대면 주담대 접수를 막거나 모기지보험(MCI·MCG) 가입을 제한하는 방식 등과 더불어 금리 조정으로 대출 수요를 억제할 수 밖에 없는 처지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은행은 금리를 내리는 즉시 가계대출이 눈에 띄게 증가해 쉽게 내릴 수가 없다"며 "연말 대출 셧다운 방지를 위한 총량규제가 되레 차주의 이자부담을 늘리고 있다"고 말했다.

5대 시중은행

[출처: 연합뉴스 자료사진]

sjyoo@yna.co.kr

유수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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