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량규제 페널티에 대출 여력 제약…고금리 주담대 편중 우려
(서울=연합인포맥스) 한상민 기자 = 농협·새마을금고 등 상호금융권의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금리가 은행보다 더 싼 금리 역전 현상이 이례적으로 지속되고 있다.
가계대출 총량 규제로 은행에서 대출 받기 어려워진 실수요자들까지 몰려들고 있지만 은행과 마찬가지로 대출 총량규제에 묶여 대출 여력이 제한되는 건 마찬가지다.
시장에선 고금리 국면에서 차주들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주담대를 선택할 수 있는 금융회사의 범위는 좁아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상호금융 조합이나 저축은행 등에서는 시중은행보다 낮은 연 4%대 주담대 상품 금리를 제시하고 있다.
일례로 남서울농협 아파트 담보대출 금리는 4.34% 수준을 보이고 있다. 앞서 은행권과 상호금융권의 변동형 주담대 금리 역전 현상은 지난해 9월부터 올해 4월까지 이어졌다가 5월 이후 일시적으로 해소됐다.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9월 은행의 신규취급액 기준 변동금리형 주담대 금리는 연 4.08%로 상호금융 단위조합의 주담대 금리(연 4.07%)보다 0.01%포인트(p) 높았다. 올 5월부터는 다시 은행권이 낮아지는 흐름이 나타났지만, 최근에도 일부 조합이 은행보다 낮은 4%대 주담대 금리를 제시하고 있다.
다만, 실제 주담대 잔액 증가세는 은행권에 집중되는 모습이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3~4월 2금융권 주담대 순증액은 총 5조8천억원으로 은행권의 약 2조7천억원을 웃돌았다. 반면 8~9월에는 2금융권 주담대 순증액이 6천억원으로 급감했다. 같은 기간 은행권은 주담대가 7조원 증가해 대출 증가세의 무게중심이 이동한 모습이다.
앞서 금융당국은 지난 8·13대책을 통해 올해 전 금융권 가계대출 증가율 관리목표를 기존 1.5%에서 3.0% 수준으로 높였다.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에는 가계대출 관리목표가 총 2조6천억원가량 추가 배정된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지난해 총량목표를 초과해 올해 가계대출 순증 목표가 당초 0%로 설정됐던 새마을금고와 신협에는 각각 약 3천억원과 1천억~2천억원의 추가 한도만 배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농협·신협·새마을금고의 상반기 가계대출 증가액은 약 11조원에 달한다. 이 가운데 상당 부분은 과거 승인한 집단대출이 순차적으로 실행된 영향으로 파악됐다.
은행권과 경쟁할 수 있는 저금리 상품을 갖추고 있더라도 관리목표를 초과할 경우 향후 대출 공급에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 이에 2금융권에서 적극적인 영업에 나서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금융당국이 이주비·중도금·잔금대출을 금융사별 총량목표에서 별도 관리하기로 하면서 집단대출과 일반 개별 주담대의 영업 여건도 달라졌다.
새마을금고는 지난 8월 집단대출 취급을 재개하면서 이와 관련한 비회원 주담대 제한도 해제했다. 일반 주담대 우대금리 제공 중단 조치는 당분간 유지했다.
신협과 지역농축협도 집단대출 영업을 재개했지만, 일반 주담대는 여전히 금융회별 총량관리 부담의 영향을 받고 있다.
금융당국의 정책 방향에 따라 같은 주택 구입 목적의 대출이라도 개별 주담대와 집단대출 사이에 금융기관의 공급 유인이 달라질 수 있는 셈이다.
금융권에서는 금리 수준뿐 아니라 금융사별 대출 공급 여력과 취급 제한 여부가 차주의 선택권에 영향을 주는 만큼, 고금리 시기를 앞두고 총량관리의 효과를 다각도로 평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2금융권 관계자는 "금융사의 과거 총량관리 실적에 따라 신규 차주가 선택할 수 있는 저금리 대출상품의 범위가 달라질 수 있다"며 "고금리 시기를 앞두고 가계부채 관리와 실수요자의 이자 부담 완화 사이에 균형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smhan@yna.co.kr
한상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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