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지연 기자 = 미국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승리할 경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정치적 영향력이 약화하면서 레임덕이 본격화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의회의 견제에 맞서 행정명령과 외교정책을 통해 기존 정책을 더욱 강하게 밀어붙일 가능성도 제기된다.
2일(현지시간)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오는 3일 치러지는 미국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승리하더라도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 추진을 근본적으로 저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트럼프 대통령이 법안 거부권을 유지하는 만큼 민주당이 의회를 장악하더라도 이란 전쟁이나 관세 정책 등을 중단시키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컨설팅업체 차이나문스트래티지스의 제프리 문 대표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여전히 거부권이 있기 때문에 이번 선거의 중요성은 많은 사람이 생각하는 것만큼 크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이란 전쟁이나 관세 정책을 중단시킬 수는 없지만, 의회 청문회를 통해 날카로운 질문을 던지고 트럼프 대통령에게 불리한 사실을 드러내 정책에 대한 여론을 악화시킬 수는 있다"고 설명했다.
예측시장 플랫폼 칼시에 따르면 민주당이 하원을 장악할 확률은 92%, 상원을 장악할 확률은 68%로 나타났다.
민주당이 의회를 장악할 경우 트럼프 대통령의 대중국 유화 정책에도 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년간 중국과 무역 휴전에 합의하고, 펜타닐 관련 관세와 첨단 반도체 수출 통제를 완화하는 등 의회 내 대중 강경파보다 온건한 정책을 추진해 왔다.
그러나 중간선거 이후 트럼프 대통령의 영향력이 약화하면 그동안 대통령의 정책에 순응했던 공화당 의원들도 반대 목소리를 낼 수 있다는 분석이다.
코넬대학교의 세라 크렙스 교수는 "상원 공화당 의원들이 수출 통제 완화에 우호적이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그동안은 대체로 이에 따랐지만 민주당이 상원이나 하원을 장악하면 이런 태도에 변화가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선거 패배에 따른 트럼프 대통령의 대응이 새로운 불확실성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스팀슨센터의 윤선 중국 담당 국장은 "중간선거 결과가 트럼프 대통령의 기분을 상하게 할 것이라는 점은 상당히 확실하다"며 "그가 희생양을 찾으려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이 충분한 외교적 성과를 제공하지 않아 선거에서 불리해졌다고 비난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의회 장악력을 잃을 경우 상대적으로 제약이 적은 행정명령과 외교정책에 더욱 집중할 것으로 예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중간선거 이후 이란에 대한 공격을 재개할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다만 정치적 부담이 커지면서 일부 정책에서는 실질적인 후퇴가 나타날 가능성도 있다.
백악관은 지난달 30일 공화당 수전 콜린스 상원의원이 치열한 선거전을 벌이고 있는 메인주에서 캐나다산 제품에 대한 관세를 완화했다.
문 대표는 이를 두고 "공화당이 관세가 미국 경제에 피해를 주고 있다는 사실을 사실상 인정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정책 실패를 공개적으로 인정하지는 않겠지만, 이번 조치는 벽에서 처음으로 떨어져 나온 벽돌 한 장과 같다"고 말했다.
jykim@yna.co.kr
김지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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