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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전기차 회복세에 '헝가리 변수'…韓 배터리 투자 부담

26.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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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SDI·SK온·에코프로 잇단 제재…헝가리 규제 강화

신규 인허가 제한에 증설 변수…생산거점 이전도 부담

헝가리 코마롬에 위치한 SK온 배터리 공장

[출처: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인포맥스) 윤영숙 기자 = 유럽 전기차 시장이 회복세를 보이는 가운데 현지 생산기지인 헝가리의 환경규제 강화가 국내 배터리 기업들에 새로운 부담으로 떠오르고 있다.

삼성SDI[006400]와 SK온, 에코프로[086520] 등이 현지에서 잇달아 환경·안전 관련 제재를 받은 데다 헝가리 정부가 과태료 상한을 높이고 신규 인허가 제한까지 도입하면서다.

앞으로 강화된 환경규제가 현지 공장 증설과 인허가 일정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가 회복세에 접어든 유럽 전기차 시장에서 국내 배터리 기업들의 새로운 변수가 될 전망이다.

◇ 헝가리, 환경규제 강화…韓 배터리·소재업체 잇단 제재

3일 블룸버그와 로이터 등 외신에 따르면 페테르 마자르 헝가리 정부는 지난달 25일부터 환경규제 위반 기업에 대한 과태료를 강화하는 새 규정을 시행했다.

연간 순매출액이 1억포린트를 넘는 기업이 환경허가 없이 사업을 하거나 허가 조건과 다른 활동을 할 경우 과태료 상한은 기존 20억포린트에서 50억포린트(약 205억원)로 올랐다.

최근 5년간 환경오염 관련 확정 과태료를 두 차례 이상 부과받는 등 일정 요건을 충족한 기업이 다시 규정을 위반하면 전년도 순매출액의 최소 0.5%를 과태료로 부과하도록 했다. 다만 법정 상한이 적용된다.

마자르 총리는 지난 9월 규제 강화 방침을 발표하면서 삼성SDI의 괴드 배터리 공장을 직접 거론했다.

삼성SDI가 과거 여러 차례 환경규제 위반으로 제재받은 사례를 언급하며 새 기준을 적용할 경우 약 50억포린트의 과태료가 산정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SDI는 지난달 9일에도 환경허가 조건과 다른 활동을 했다는 이유로 500만포린트(약 2천만원)의 과태료를 부과받았다.

헝가리 탐사매체 아틀라초는 지난 7월 삼성SDI 괴드 공장이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환경·노동·안전 관련 규제 위반 등으로 총 61차례 제재를 받았으며, 누적 과태료가 약 4억500만포린트(약 16억6천만원)에 달한다고 보도했다.

SK온도 올해 두 차례에 걸쳐 각각 1억포린트의 과태료를 부과받았다.

지난 8월에는 이반차 공장의 근로자 안전 관련 규정 위반으로 1억포린트의 과태료를 받았으며, 9월에는 지하수 오염과 환경허가 조건 위반으로 같은 금액의 과태료가 부과됐다.

현지 당국은 오염 원인으로 지목된 일부 배관과 집수시설의 사용 중단을 명령했다.

헝가리 환경 담당 장관은 지난달 27일 SK온 헝가리 법인을 중대 환경규제 위반 사업자 명단에 올려 2년간 정부 지원 대상에서 제외했다고 밝혔다.

에코프로비엠의 데브레첸 공장도 지난 9월 안전보고서에 명시된 규정 위반으로 일부 생산시설의 가동이 중단되고 200만포린트의 과태료를 부과받았다.

에코프로 측은 당국이 지적한 사항을 모두 보완했으며 재가동에 들어갔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규제 강화는 지난 4월 총선에서 16년간 집권한 빅토르 오르반 전 총리가 패배하고 5월 마자르 총리가 취임한 이후 속도를 내고 있다.

오르반 정부는 한국과 중국의 배터리 기업을 적극 유치하며 헝가리를 유럽의 배터리 생산거점으로 육성해 왔다.

다만 환경규제 강화는 정권교체 이전부터 진행됐다. 오르반 정부도 지난해 대기업에 대한 환경 과태료 상한을 20억포린트로 높인 바 있다.

새 정부는 이를 추가로 상향한 데 이어 환경규제 위반이 확정된 일부 배터리 관련 투자사업에 대해 최소 6개월간 신규 건축·시설 인허가를 제한하는 규정도 지난달부터 시행했다.

중국 배터리 업체 CATL과 분리막 제조업체 셈코프(Semcorp)도 현지 당국의 환경 관련 제재를 받는 등 한국 기업만의 문제는 아니다.

삼성SDI, 헝가리 배터리 공장 조감도

[출처: 연합뉴스 자료사진]

◇ 유럽 전기차 시장 회복에도…생산거점 이전은 부담

문제는 유럽 전기차 시장이 살아나는 상황에서 현지 규제 부담이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유럽자동차공업협회(ACEA)에 따르면 올해 1~9월 유럽연합(EU)의 순수전기차 신규 등록 대수는 193만1천465대로 전년 동기 대비 48.5% 증가했다. 전체 신차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16.1%에서 22.7%로 높아졌다.

독일과 프랑스의 전기차 판매는 각각 58.1%, 79.1% 늘었다.

헝가리는 국내 배터리 기업들의 주요 유럽 생산거점이다.

삼성SDI는 괴드에 배터리 제1·2공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지난해 헝가리 법인 매출은 약 4조9천512억원에 달했다.

SK온은 코마롬과 이반차에 생산시설을 두고 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두 법인의 매출은 각각 11억8천200만달러, 8억200만달러에 달했다.

에코프로비엠 역시 데브레첸에 양극재 생산시설을 구축했다.

유럽 시장의 회복에도 국내 배터리 기업들이 환경규제 강화를 이유로 생산거점을 다른 국가로 옮기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2021~2023년 전기차 시장의 급성장을 예상해 미국과 유럽 등에 생산시설을 대거 확충했지만, 이후 수요 둔화로 업계 전반의 설비 가동률이 낮아진 상황이기 때문이다.

배터리 업계의 한 관계자는 "설비 투자가 대규모로 투입됐기 때문에 변화된 대외 환경 안에서 최대한 적응해야 하는상황"이라며 "다만 새 정부도 일자리 창출과 경제 발전을 위해 배터리 산업을 계속 압박하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SDI는 지난달 29일 3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삼성디스플레이 지분 매각 대금을 헝가리 공장과 미국 시너지셀즈, 국내 주요 시설투자 재원으로 활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에코프로 헝가리 데브레첸 공장

[출처: 연합뉴스 자료사진]

ysyoon@yna.co.kr

윤영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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