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이형일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2일 경기도 화성시 현대자동차그룹 남양연구소에서 현장 시찰을 마친 뒤 열린 '전기차 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업계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6.11.2 [재정경제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photo@yna.co.kr
(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미 기자 = 국제 신용평가사 피치가 한국의 국가신용등급 평가를 위한 연례협의에 착수하면서 14년째 유지되고 있는 신용등급의 상향 가능성에 관심이 쏠린다.
반도체 호황에 따른 성장률 상승과 재정건전성 개선이 긍정적인 요인으로 부각되는 가운데 정부는 이번 협의에서 개선된 경제 펀더멘털을 적극적으로 강조할 계획이다.
다만 북한 관련 지정학적 위험과 반도체 산업에 집중된 성장 구조 등은 여전히 신용등급 상향의 걸림돌로 꼽힌다.
3일 재정경제부에 따르면 피치는 이날부터 5일까지 한국 정부와 국가신용등급 평가를 위한 연례협의를 진행한다.
정부는 이번 협의에서 최근 개선된 거시경제 지표와 재정건전성을 중점적으로 설명할 방침이다.
재경부 관계자는 "최근 성장률과 재정건전성이 크게 개선된 점을 최대한 강조하려고 한다"면서도 "피치가 북한 관련 지정학적 위험을 중요하게 평가하고 있다는 점은 여전하다"고 말했다.
피치 협의단은 재경부뿐 아니라 한국은행과 국가정보원, 통일부 등 관계기관과도 면담할 예정이다.
피치는 지난 2012년 9월부터 한국의 장기 외화표시 국가신용등급을 'AA-', 등급 전망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고 있다.
이는 무디스(Aa2)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AA)가 한국에 부여한 신용등급보다 한 단계 낮은 수준이다.
앞서 피치는 지난 9월 한국의 2027년 예산안에 대해 재정수지가 기존 예상보다 개선되고 국가채무비율도 종전 전망보다 안정적인 경로를 보일 것으로 평가했다.
다만 반도체 호황에 따른 세수 증가가 일시적인 현상에 그치지 않고 중장기 성장잠재력 확충으로 이어질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재명 대통령도 전날 국회 시정연설에서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이 올해 51.6%에서 내년 48.3%로 낮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또 반도체 호황으로 늘어난 세수를 국가채무 상환에 우선 활용하기보다 미래 성장동력 확충에 투자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런 가운데 글로벌 투자은행(IB) 씨티는 피치의 한국 국가신용등급 상향 가능성을 제기했다.
김진욱 씨티 이코노미스트는 2일 보고서에서 피치가 이르면 2027년 한국의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긍정적'으로 높이고, 2028년 이후에는 실제 등급을 'AA-'에서 'AA'로 상향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씨티는 반도체 산업의 장기공급계약 확대가 수출과 경상수지 흑자의 지속가능성을 높일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따라 한국은행이 2024~2026년 2.0%로 추정했던 잠재성장률을 2026~2028년에는 2.5% 안팎으로 상향 조정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재정건전성 개선도 등급 상향을 뒷받침하는 요인으로 꼽았다.
씨티는 명목 GDP 증가와 초과세수에 힘입어 GDP 대비 국가채무(D1) 비율이 2025년 48.7%에서 2027년 40.7%로 하락할 것으로 추산했다.
피치의 자체 국가신용등급 평가모형에서는 한국이 이미 'AA'에 해당하는 점수를 받고 있지만, 지정학적 위험을 반영하면서 실제 등급은 한 단계 낮은 'AA-'가 부여됐다는 점도 주목했다.
그러나 정부는 신용등급 상향 가능성에 대해서는 신중한 입장이다.
최근 북한의 미사일 발사, 대남 확성기 가동 예고 등으로 한반도의 지정학적 위험이 개선되지 않은 데다, 반도체 중심의 성장 구조와 인구 고령화에 따른 중장기 재정 부담도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재경부 관계자는 "신용등급이 쉽게 올라가는 것은 아니다"라며 "거시경제 여건과 재정건전성이 많이 개선됐지만 지정학적 위험은 오히려 악화한 측면이 있어 상향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이번 연례협의에서 개선된 경제·재정 여건을 적극적으로 설명하는 한편, 북한 관련 지정학적 위험에 대한 피치의 평가에도 대응할 계획이다.
smjeong@yna.co.kr
정선미
smje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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