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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장원의 뷰포인트] 'AI'와 채권시장의 시소게임

26.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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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인포맥스) 글로벌 금융 시장에 두 가지 공포가 공존하고 있다. 하나는 '인공지능(AI) 거품 붕괴'이고, 다른 하나는 '선진국 재정 불안에 따른 국채값 폭락'이다. 프랑스와 미국의 국채금리 급등이 전 세계 채권시장을 뒤흔든 게 불과 얼마 전인데, 지금은 AI 투자 거품에 대한 비관론이 제기되며 주식시장이 급변하고 있다.

주목할 부분은 AI 거품론이 강해질수록 외면받던 안전자산인 각국 국채가 강력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미국 국채금리의 하락이 두드러진다. AI 트레이드와 미국 국채 가치는 정확히 반대 방향으로 움직이는 '시소 관계'를 나타내고 있다.

AI 낙관론 국면에서는 빅테크의 무제한 설비투자(CAPEX)와 이에 따른 기업들의 채권 발행 폭주가 뒤따르며 미국 국채 가격의 하락을 유도했다. 빅테크가 자본시장의 자금을 독식하며 국채와의 자금 조달 경쟁에서 앞섰기 때문이다. 경제성장의 견조함에 바탕을 둔 고금리 기조가 유지되며 국채 가격은 하락압력을 받았다.

그러나 최근 나타난 AI 비관론 국면에선 반대 현상이 나타났다. AI 수익성에 대한 의구심이 생기고, 주식시장이 급락하면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발동하기 때문이다. 실제 최근 위험자산인 미국 주식에서 빠져나간 자금이 안전자산인 국채로 이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주가 급락 등으로 경기 둔화 우려가 제기되면서 연방준비제도의 금리 인상이 중단될 것이라는 기대가 생기면서 국채에 대한 매수심리가 강화된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미국 10년물 국채금리(적색)와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청색)의 흐름

다행스러운 건 AI와 채권시장의 붕괴가 동시에 현실화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점이다. AI 주가가 폭락하고 민간 인프라 투자가 줄어들면 역설적으로 국채 금리가 하락하면서 선진국 정부의 막대한 채무 부담을 낮춰주는 상쇄 작용이 일어나기 때문이다.

AI와 국채 시장의 불안이 2008년 같은 글로벌 금융위기를 전방위적으로 유발할 가능성은 높지 않으며 오히려 2000년대 초반 닷컴버블 당시의 양상과 비슷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2008 금융위기는 시스템적 리스크로 인해 후유증이 컸지만, 닷컴 버블 당시에는 주식시장 내 밸류에이션 조정에 그쳤으며 자금시장의 연쇄 붕괴로 이어지지 않았다.

이런 맥락에서 인텔과 아마존, 알파벳 등의 실적 발표 이후 가속화된 AI 조정은 정부의 장기 부채 문제를 유예해 주고 채권 시장의 숨통을 트여주는 '차악(次惡)의 상쇄 장치'로 작동하고 있다. AI 붐의 균열 속에서 일어난 안전자산의 부활은 단순한 일시적 도피라기보다는 한쪽으로 과도하게 쏠렸던 글로벌 자본이 비대칭적 불균형이 교정되는 과정으로 해석된다. AI 회의론이 지배하는 한 당분간 위험회피에 따른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편집국 선임기자)

jang73@yna.co.kr

이장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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