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고유권 선임기자 = 달러 기반의 스테이블코인이 대규모로 발행되면 미국 국채 수익률을 낮추고 은행의 예금 금리는 올리는 동시에 국내총생산(GDP)은 소폭 감소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보리스 호프만 국제결제은행(BIS) 통화정책 책임자와 마티아스 칼도르프 독일 중앙은행 수석 경제학자는 2일(현지시간) 유럽 싱크탱크인 경제정책연구센터(CEPR)에 발표한 논문에서 스테이블코인 도입이 거시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진은 스테이블코인 발행에 따른 은행 대출 경로와 정부의 재정 여력 경로 등 상반된 경로를 통해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파악했다.
논문에 따르면 통상 은행은 안전성을 보장하면서도 유동성이 작은 자산의 수익률보다 낮은 이자율을 제공하는데, 스테이블코인은 가계로 하여금 새로운 대안으로 인식하게 한다.
가계가 유동 자산을 스테이블코인으로 전환하면 예금 보유량을 줄이고 더 높은 예금 금리를 요구하게 되는데, 은행은 자금조달 우위가 줄어들고, 차입자에게 더 높은 비용을 전가하고, 결과적으로 기업의 자금조달 비용이 증가해 차입과 투자 및 생산량은 감소하게 된다.
재정 여력 경로는 스테이블코인 발행사의 준비자산 보유를 통해 작동하게 된다.
발행사들은 만기가 1년 미만인 미 국채에 투자하게 되는데, 수요 증가로 국채 수익률은 낮아지고 결과적으로 부채 상환 비용이 낮아지면 정부는 왜곡적인 세금을 줄여 생산량을 증대시킬 수 있다.
연구진은 이러한 경로를 토대로 산술적 효과를 분석했는데 스테이블코인 발행 규모가 2조달러에 달할 경우, 발행사의 국채 수요 증가로 인해 국채 수익률은 약 25bp 하락하고 재정 여력을 확대한다고 추정했다.
이와 동시에 스테이블코인과의 경쟁으로 은행들은 예금 금리를 약 4bp 인상해 자금조달 비용을 증가시키고, 신용공급을 위축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상반된 압력은 대체로 상쇄되면서 장기적으로 생산량은 스테이블코인이 없는 경제와 비교해 약 0.03% 감소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연구진은 "은행 대출 감소로 인한 수익 감소 효과가 재정 여력 확대 효과를 약간 상쇄하는 수준에 그치기 때문에 생산량 감소 폭은 크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다만, 생산량 감소 폭이 작았지만, 스테이블코인이 추가적인 결제 및 유동성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가계 복지는 향상하게 된다고도 했다.
연구진은 총생산량 효과의 방향은 재정 변수에 따라 달라진다고 짚으면서 공공부채가 높을수록 재정 여력 채널이 강화돼 스테이블코인 도입의 긍정적 효과가 커진다고 봤다.
재정 조달에서 단기 국채 비중이 높을 때도 마찬가지 효과를 보이지만, 국채의 편의 수익률이 낮아지면 재정 여력 채널은 약화한다고 부연했다.
하지만, 추가적인 재정 여력을 왜곡적인 세금 감면 대신 정부 지출 증가에 사용한다면 전반적인 생산량 반응에 거의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분석했다.
한편, 규제 체계를 통해 스테이블코인 발행사가 준비자산의 상당 부분을 은행 예금으로 보유하도록 요구하면 자금의 일부가 은행으로 되돌아가게 되지만 은행의 자금 우위를 회복시키지는 못할 것이라고 연구진은 내다봤다.
가계는 여전히 예금을 스테이블코인으로 대체하기 때문에 발행사가 준비금을 어떻게 배분하든지 더 높은 예금 금리를 요구하게 되고, 발행사가 국채를 덜 매입하기 때문에 은행은 더 많은 국채를 보유하게 된다는 것이다.
결국 은행 대출 경로에는 큰 변화가 없지만 국채 수요 증가로 인한 재정적 이점은 약화해 장기적인 생산량 효과는 더 부정적인 방향으로 향하게 된다는 것이 연구진의 판단이다.
pisces738@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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