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 개발, 첨단 제조 등 6대 생태계 조성
사우디 엑스포·월드컵에 韓 사업 기회
(서울=연합인포맥스) 서영태 기자 = "PIF는 사업의 핵심에 투자한다. 이를 하나의 완성된 경험으로 만드는 데는 민간 파트너에 크게 기댄다."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 PIF의 국가개발 부문 압둘라 알후사이니 전략·대외협력 총괄과 레일라 압디모무노바 부동산·건설 총괄은 연합인포맥스와의 인터뷰에서 PIF 생태계와 관련된 한국 기업의 기회에 관해 묻자 이렇게 답했다.
인터뷰는 PIF가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산업통상부와 서울에서 공동 개최한 투자 포럼 다음 날인 10월 7일에 진행됐다. 포럼에는 PIF 포트폴리오 기업 약 20곳을 포함해 양국 101개 기업에서 약 280명이 참석했다. 현장에서는 1:1 비즈니스 미팅이 약 85건 열렸다. PIF는 이 자리에서 한국 투자자를 위한 투자 기회 약 140건을 소개했다.
PIF 측은 한국 기업이 경쟁력을 가진 분야로 인공지능(AI) 인프라, 디지털·모빌리티 솔루션, 에너지 솔루션, 헬스케어를 꼽았다. 특히 디지털·모빌리티 분야를 두고는 "한국이 큰 진전을 이뤘고, 배울 점이 많다"고 평가했다. 운송·물류, 부동산 개발·투자, 건설 서비스도 한국 기업에 맞는 분야로 제시했다.
PIF는 한국 기업들에 가장 큰 기회가 있는 분야로 '공급망'을 지목했다. PIF는 6대 생태계에 투자를 집중하고 있는데, 핵심 인프라를 짓거나 전기차를 만드는 포트폴리오 기업들이 각 생태계의 중심축을 맡는다. 이와 관련된 부품과 자재, 서비스를 공급할 민간 파트너를 찾는다는 구상이다. PIF 측은 "투자 기회 발굴부터 현지 파트너 연결, 정부 인허가, 부지 확보, 사업 개시까지 전 과정을 지원한다"고 강조했다.
PIF는 1971년 재무부 산하에 설립됐다. 2017년 '사우디 비전 2030'을 계기로 경제 전환을 이끄는 국부펀드로 재편됐다. 현재 3개 포트폴리오에 200개 이상의 기업을 두고 있고, 임직원은 3천명이 넘는다.
다음은 알후사이니 총괄, 압디모무노바 총괄과의 일문일답.
--PIF 전략은 지금 어느 단계인가.
▲세 번째 단계에 들어섰다. 2016~2020년에는 조직과 역할을 새로 짜고 키디야와 같은 기가 프로젝트를 론칭했다. 2021~2025년에는 이 프로젝트들을 실제로 착공했고, 자동차처럼 사우디에 없던 전략적 부문도 일으켰다.
올해 1분기 발표한 새 전략의 핵심은 '가치 실현'이다. 그동안 세운 기업들을 6대 생태계로 묶어 시너지를 내는 게 목표다. 2030년까지 4년이 남았다. 이 여정은 이제 시작 단계다.
--6대 생태계는 무엇인가.
▲여행·관광·엔터테인먼트, 도시 개발·주거, 첨단 제조·혁신, 산업·물류, 청정에너지·수자원·재생에너지 인프라, 그리고 네옴(NEOM)이다. 첨단 제조에서는 전기차와 AI·데이터센터에, 에너지에서는 재생에너지와 그린수소에 무게를 둔다. 네옴은 현 단계에서 산업 기반과 물류, AI·데이터센터 인프라에 집중한다.
6개 생태계는 모두 사우디의 수요와 국가 전략에 맞춰 조성됐다. 관광을 예로 들면, 지난해 사우디를 찾은 국내외 관광객은 1억2천300만명이었다. 2019년의 두 배가 넘는 것으로 본다. 주택 보유율도 지난해 약 66%로, 비전 목표인 70%에 바짝 다가섰다.
--한국 기업과는 어떻게 협력하나.
▲크게 세 가지다. 첫째는 투자를 통한 현지 생산이다. PIF와 현대자동차[005380]가 합작법인을 세웠고, 이 합작법인이 사우디에 자동차 생산 공장을 짓고 있다. 둘째는 제품·서비스 공급이다. 시공은 물론 모듈러 건축, 건설자재, 스마트시티, AI, 모빌리티 솔루션까지 아우른다. 포트폴리오사를 통해 카카오모빌리티와도 사우디 시장 진출을 위한 파트너십을 맺었다. 셋째는 한국 기업이 사우디에 직접 거점을 세우는 민간 투자다.
건설 분야만 봐도 삼성물산[028260], 현대건설[000720], GS건설[006360] 등 한국 대형 건설사는 거의 모두 사우디에서 사업을 하고 있다. 우리는 2021년부터 현지 건설사를 키우고 해외 건설사를 유치해 왔다. 현재는 건축자재와 건설장비·기계를 현지에서 생산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석유 의존에서 벗어나 제조 기반을 다지려는 것이다. 특히 최근 들어 글로벌 업계는 산업 회복력의 중요성을 다시금 확인했다.
--한국 기업이 가장 경쟁력 있는 분야는.
▲한 분야만 꼽기는 어렵다. 다만 한국 기업 고유의 역량을 보면 AI 인프라와 디지털·모빌리티 솔루션의 잠재력이 크다. 특히 디지털·모빌리티 분야에서 한국은 큰 진전을 이뤘고, 배울 점이 많다. 에너지 솔루션과 헬스케어도 눈여겨볼 분야다. 이 밖에 운송·물류, 부동산 개발·투자, 건설 서비스도 한국 기업에 맞는 분야다.
--다가오는 엑스포와 월드컵에서 한국 기업이 노릴 기회는.
▲프로젝트의 마스터플래닝과 설계·개발은 포트폴리오 기업이 담당하지만, 시설·인프라 구축, 공급, 파트너십은 민간 기업과 함께 추진한다. 경기장을 예로 들면 건설사와 함께 짓는 건 물론이다. 좌석 같은 기본 설비부터 전광판, 전광판에 띄울 콘텐츠까지 장비와 디지털 솔루션을 공급할 기업도 필요하다. 엑스포도 마찬가지다. 공급 기회도 있고, 행사 운영을 함께할 파트너 기회도 있다.
엑스포는 개최 시기가 정해진 사업이라 우선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제다 센트럴, 키디야, 로쉰 등 여러 기가 프로젝트에 월드컵 경기장이 들어서는데, 이 때문에 사업 일정도 앞당겼다. 2027년 아시안컵도 사우디에서 열린다.
--중동 지정학적 리스크를 걱정하는 해외 기업에는 어떻게 설명하나.
▲지정학적 변화는 기업들에 타격을 주는 한편, 새로운 수요와 시장의 공백을 확인하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동부 지역에 문제가 생기자 서부 지역 물류 인프라의 중요성이 커졌다. 글로벌 공급망이 흔들리면서 사우디 안에 자체 공급망을 갖춰야 할 필요성도 커졌다. 헬스케어와 제약 같은 필수재 산업은 더욱 그렇다.
무엇보다 사우디는 국내 공급을 지켜냈다. 인근 국가들이 크게 흔들릴 때 오히려 이들에게 물자를 공급했다. 이를 지켜본 많은 글로벌 기업이 역내 거점을 어디에 둘지 다시 고민 중이다. 그중 여러 기업이 회복력이 강한 사우디에 본부나 사업장을 두고자 한다.
ytseo@yna.co.kr
서영태
ytseo@yna.co.kr
함께 보면 도움이 되는
뉴스를 추천해요
금융용어사전
금융용어사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