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증권 "현금흐름 악화, 수익성 저하와 달라"
[백수진 제작] 일러스트
(서울=연합인포맥스) 전병훈 기자 = 미국 빅테크의 인공지능(AI) 투자 수익성에 대한 불안이 국내 증시에도 부담으로 작용하는 가운데, 투자금 회수 실패 가능성에 대한 시장의 우려가 과도하다는 분석이 나왔다.
최근 빅테크의 대규모 설비투자로 잉여현금흐름(FCF)은 악화하고 있지만, AI 인프라 수요가 견조하고 이를 활용한 클라우드 사업의 매출과 이익도 늘고 있어 투자금 회수 가능성은 여전히 높다는 진단이다.
강재구 하나증권 연구원은 2일 보고서에서 "견조한 수요와 실제 사업 성과를 고려하면 현재의 현금흐름 악화를 AI 투자의 수익성 저하로 해석하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우선 강 연구원은 시장이 우려하는 현금흐름 악화의 원인부터 구분해야 한다고 봤다. 현재 빅테크들은 기존 사업에서 현금을 벌어들이는 데 문제가 생긴 것이 아니라, AI 인프라 투자를 크게 늘리면서 지출 부담이 커졌기 때문이다.
보고서가 인용한 팩트셋 자료에 따르면 알파벳·아마존·메타의 내년 합산 잉여현금흐름 예상치는 연초 1천964억달러(263조7천억원) 흑자에서 지난달 30일 기준 1천202억달러 적자로 바뀌었다. 같은 기간 자본지출 전망은 4천126억달러에서 8천228억달러로 두 배 가까이 늘었다.
반면 세 기업의 내년 합산 매출과 영업이익 전망은 연초보다 각각 2천341억달러와 727억달러 상향됐다. 영업현금흐름 예상치도 953억달러 높아졌다.
빅테크 기업들의 투자 부담이 커지는 와중에도 현금창출 능력에 대한 기대는 오히려 개선된 셈이다.
강 연구원은 "중요한 점은 FCF 전망이 악화됐으나, 실적 전망은 상향됐다는 것"이라며 "AI 투자가 기존 사업의 수익성을 악화시켰다면 매출과 영업이익, 영업현금흐름에 대한 시장의 컨센서스도 낮아졌을 것"이라고 짚었다.
이러한 차이는 데이터센터의 투자와 수익 발생 사이에 시차가 있다는 점과도 맞닿아 있다. 데이터센터 사업은 설비 구축에 먼저 돈을 쓰고 이후 매출을 올리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강 연구원은 이렇게 확충한 설비를 뒷받침할 수요도 견조하다고 평가했다. 그는 "AI 데이터센터 수요는 대규모 신규 공급에도 불구하고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며 "고객 수요가 시장에 추가한 데이터센터 용량을 빠르게 흡수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또한 강 연구원은 "2026년 9월 말 기준 마이크로소프트의 상업용 수주잔고는 6천770억달러를 기록했다. 오라클은 6천640억달러, 알파벳은 5천677억달러에 달했다"며 고객과 미리 계약을 맺고 필요한 설비를 늘리는 만큼 수요가 불확실한 상태에서 투자하는 것과는 다르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를 AI 인프라 사업자 전반에 동일하게 적용하기는 어렵다고 봤다. 기존 클라우드·광고사업에서 투자 재원을 확보하는 빅테크와 달리, 차입금 의존도가 높은 GPU 임대사업자는 이자비용과 임대료 하락에 더 취약하기 때문이다.
결국 빅테크의 현금흐름 회복 속도는 AI 수요가 이어지는 가운데 기존 설비의 활용도를 얼마나 높이고 신규 투자 증가세를 얼마나 완화하느냐에 달렸지만, 차입 의존도가 높은 GPU 임대사업자는 금융비용 부담에 따라 수익성이 제한될 수 있다는 판단이다.
강 연구원은 "신규 시설의 가동률 상승과 자본지출 증가세 둔화가 맞물리면 2028~2029년으로 예상되는 FCF 회복 시점도 앞당겨질 수 있다"며 "빅테크의 AI 투자금 회수 실패에 대한 우려는 과도하다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bhje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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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병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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