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황남경 기자 =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가 3일 개최한 미래대응기금 공청회에서 기금 설치의 적절성을 두고 여야 의원들과 전문가들 사이에서 치열한 공방이 벌어졌다.
일시적 세수 호황을 체계적으로 관리해 미래 성장 동력과 재정 안정성을 확보해야 한다는 찬성론과 기금의 실질적 재원 마련 방식이 국채 발행으로 국가 채무를 가중하고, 지방재정 및 국회의 재정 통제권을 훼손한다는 비판이 팽팽하게 맞섰다.
김정호 재정정책연구원장은 기금 도입의 취지를 두고 "그간 단년도 예산 원칙에만 머물러 있던 우리나라 재정에 안정적인 운용 제도가 마련되는 것"이라며 "세수의 변동성이 클 때 여유 재원을 적립해 세출의 중장기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현아 한국조세재정연구원 부장 또한 "일시적 세수 호황을 단년도 지출로 모두 소진하지 않고 일부를 적립하여 세수 감소기에도 필요한 지출과 중장기 투자를 지속할 수 있는 새로운 재정 안정화 장치"라고 찬성 입장을 밝혔다.
반면 송헌재 서울시립대 교수는 미래대응기금의 재원 조달 방식에 의문을 제기했다.
송 교수는 "향후 국채 발행 금리가 크게 높아질 것으로 예측한다면 초과 세수를 가지고 있는 게 현명한 결정일 수 있을 것"이라면서 "그런데 국채 조달 금리가 안정적이라고 예측한다면, 사실 지금 빚을 갚고 이에 따라 국채 이자도 충분히 아낄 수 있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이어 "나중에 돈이 필요할 때 다시 국채를 더 발행해도 되는 시스템인데, 굳이 목표 기금수익률이 3.85%밖에 안 되고 국채 이자율은 4% 이상 되는 상황에서 빚을 갚지 않고 기금을 마련하는지에 대해 의문이 든다"고 했다.
또 "기금이 생기면 일반회계에 포함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국회의 통제와 감시가 좀 느슨해질 수 있다"며 "기금에 편성된 사업을 보면 일반회계에서 지금도 할 수 있는 사업임에도 굳이 왜 기금에 편성했는지 의문이 드는 사업이 꽤 많다. 어찌 보면 국회 통제를 받지 않겠다는 정부의 의지 표현으로 해석될 여지도 충분하다"고 지적했다.
국민의힘 박수영 의원도 "미래대응기금은 초과세수로 적립하는 게 아니라 106조원의 국채를 발행해 그중 104조원이 적립되는 구조다. 조달금리가 있는 돈을 빌려서 적립하는 셈인데 수익률보다 이자가 높아 마이너스가 난다"고 질타했고, 이종욱 의원은 "마이너스 통장에서 돈을 빼 가지고 적금 계좌에 넣어 놓고는 우리 집 재산이 늘었다 하는 것과 뭐가 다르냐"고 비판했다.
민주당 안도걸 의원은 "세수 변동성이 앞으로도 반복될 가능성이 있는데 그런 측면에서 제대로 된 제도적 안전장치를 마련하자는 것"이라며 "세입이 부족할 때를 대비해 기금을 경기 안정화 기능으로 사용하자는 취지"라고 반박했다.
지방정부와 교육 현장의 반발도 나왔다.
유민봉 시도지사협의회 사무총장은 "미래대응기금으로 전출하는 금액을 지방교부세 산정 기준인 내국세에서 제외하면, 2027년 지방교부세 규모가 크게 감소해 지방정부의 실질적 가용 재원이 위축된다"며 "주민을 위한 행정서비스와 자율적 재정 운영의 기반이 흔들릴 수 있다"고 우려했다.
정근식 대한민국교육감협의회장도 "정부안대로라면 교육청의 필수적 수요를 충족하기 어렵고, 학령인구 감소만으로 교육재정 수요를 축소해서는 안 된다"며 "교부금 산식을 개정하고 5% 완충장치를 도입하는 등 충분한 논의와 검토가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nkhwang@yna.co.kr
황남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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