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박지은 기자 = 영국과 유럽연합(EU)이 이달 말 정상회담을 앞두고 브렉시트 이후 식품 및 농산물 수출에 적용된 검사 절차를 철폐하는 합의안을 마련했다고 BBC가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른바 'SPS(위생 및 식물위생 조치)' 협정으로 불리는 200페이지 분량의 합의안 초안은 EU 회원국들에 전달됐으며 오는 4일 EU 대사급 회의(Coreper)에서 논의될 예정이다. 배출권 거래제 및 청년 여행·취업 프로그램에 관한 합의안 초안, 그리고 영국과 EU 정상들이 발표할 15페이지 분량의 공동성명 초안도 함께 공유됐다.
이번 식품 관련 합의는 지금까지 논의된 '브렉시트 재설정(Brexit reset)'의 핵심적인 부분으로, 합의를 통해 영국과 EU 간 수출입 과정에서 요구되는 200파운드 상당의 '수출용 건강 증명서(Export Health Certificates)', 25파운드 상당의 '식물위생 증명서(Phytosanitary certificates)'를 비롯해 검사관 수수료와 유기농 인증서, 일부 항만 비용, 샘플링 비용 등 각종 비용과 검사 절차가 사라질 전망이다.
영국 정부는 이번 조치를 통해 영국 경제가 장기적으로 연간 51억 파운드 규모의 경제적 이익을 얻게 될 것이라고 추산했다.
또한, 그동안 중단되었던 신선 소시지, 버거류, 영국산 조개류, 씨감자 등의 EU 수출도 재개할 수 있게 된다.
대신 영국은 합의에 따라 식물·동물·식품 교역 기준에 관한 기존 EU 규정을 준수하고 향후 변경 사항도 반영하는 '동적 정합성(dynamic alignment)'을 약속하기로 했다.
이번 식품 교역 규제 철폐 합의는 슈퍼마켓 업계와 농민 단체 대표들의 지지를 받고 있지만, 브렉시트를 강력히 지지했던 일각에서는 EU 규정을 다시 적용하는 것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보리스 존슨 정부가 체결한 브렉시트 이후 무역 협정은, 새로운 규제 장벽이나 검사, 지연 사태를 피하는 것보다 영국의 '규제 자율성'을 확보하는 데 더 중점을 뒀다.
한편, 영국 상공회의소(BCC)는 2일 회원사들의 의견을 담은 새로운 분석 자료를 발표하며 양측 간 관계를 더욱 긴밀하게 만들기 위한 방안들을 제시했다. BCC는 "현재의 무역 관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다"며 "영국이 EU를 탈퇴한 지 6년이 다 되어가는 지금까지도 기업들이 복잡하게 얽힌 브렉시트 관련 규제들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BCC 설문조사에 응한 수출 기업 중 절반 이상(56%)은 성장을 위해 EU 관련 통관 서류 절차와 그로 인한 지연 문제가 해소되기를 바란다고 답했다. 제조업체의 경우 이 비율은 58%에 달했다.
BCC의 셰본 해빌랜드 사무총장은 "정부는 모든 선택지를 검토하고, 각 선택지에 따르는 상충 관계(trade-offs)를 냉철하게 파악해야 하며, 의사결정 과정 초기부터 기업들을 참여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 사진 제공]
jepark2@yna.co.kr
박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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