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주사 통상 할인받지만…한진칼은 순자산가치 대비 250% 프리미엄
(서울=연합인포맥스) 이규선 기자 = 호반그룹과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간 지분 경쟁 조짐에 한진칼 시가총액이 12조 원에 육박하고 있다.
반면 증권가에서 추산한 적정 기업가치는 3조 원대에 불과해 지배권 분쟁 기대감이 과도한 프리미엄을 형성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단기간에 치솟은 주가는 양측의 지분 확보에 상당한 재무적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4일 iM증권에 따르면 한진칼의 적정 시가총액은 사업부문별 가치평가(SOTP) 방식 적용 시 약 3조3천억 원 수준으로 평가된다.
한진칼은 대한항공과 한진 등을 거느린 한진그룹의 지주회사다. 대한항공 지분 26.13%와 한진 지분 29.64%를 보유하고 있으며, 비상장 계열사인 칼호텔네트워크(100%)와 정석기업(60.49%), 토파스여행정보(94.35%) 등도 지배하고 있다.
SOTP는 이들 계열사의 지분가치를 각각 평가한 뒤 기타 자산과 부채 등을 반영해 지주회사의 적정가치를 산출하는 방식이다. 상장 계열사는 시가총액 등을, 비상장 계열사는 보유 자산과 수익성 등을 토대로 가치를 추정한다.
최근 주가를 기존으로 한진칼이 보유한 대한항공 주식의 시장가치는 약 2조8천억원, 한진 주식은 약 960억원으로 두 상장사의 지분가치를 합쳐도 3조원에 미치지 못한다. 여기에 비상장 계열사와 기타 순자산의 가치를 반영하면 3조3천억원 수준이라는 것이 iM증권의 분석이다.
한진칼 시가총액이 약 11조7천억 원인 점을 고려하면, 증권사 적정가치 대비 8조4천억 원가량 비싼 셈이다. 순자산가치(NAV) 대비로는 약 250%의 프리미엄이 얹혀졌다. 통상 지주사는 NAV 대비 50% 가량 할인되는 것을 고려하면 매우 이례적이다.
주가 급등의 진원지는 호반그룹과 조 회장 측의 지분 쟁탈전이다. 한진칼 주가는 지난 2일 8.80% 오른 데 이어 3일에는 가격제한폭(29.97%)까지 치솟으며 이틀간 40% 넘게 급등했다.
최근 호반그룹은 한진칼 주식을 추가 취득하고 공정거래위원회에 기업결합을 신고했다. 기존 최대주주인 조 회장 측 지분을 넘어섰을 가능성을 염두에 둔 행보다.
조 회장도 지분 확대에 나섰다. 지난 2일 한진칼 주식 32만5천 주를 370억5천만 원에 추가 매입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거래가 완료되면 조 회장 개인 지분율은 5.75%에서 6.23%로 확대된다.
iM증권은 호반그룹이 조 회장 측 지분을 근소하게 넘어서는 수준까지 주식을 확보했다고 가정할 경우, 양측의 지분율은 호반그룹 20.60%, 조 회장과 특수관계인 20.57% 수준이 될 것으로 추산했다.
다만 호반그룹이 단일 최대주주로 올라서더라도 당장 한진칼의 지배권 구도가 뒤바뀌기는 어렵다는 분석이다. 조 회장 측에는 델타항공(14.90%)과 LX판토스(3.83%), 산업은행(10.58%) 등 우호세력으로 분류되는 주주들이 있기 때문이다. iM증권은 조 회장 측 우호지분이 50%를 웃도는 것으로 추정했다.
주가가 기업가치 추정치를 크게 웃돌면서 양측의 지분 확보 비용도 커졌다.
현재 시가총액을 기준으로 한진칼 지분 1%를 장내에서 추가 확보하려면 약 1천170억 원이 필요하다. 지난달 30일 종가 기준(약 827억 원)과 비교하면 불과 2거래일 만에 매입 비용이 340억 원 이상 불어난 셈이다.
특히 실제 유통되는 주식이 전체의 20% 수준에 불과하다는 점도 부담이다. 유통물량이 제한된 상황에서 대규모 장내 매수에 나설 경우 주가가 추가 상승하면서 지분 확보 비용이 더 커질 수 있다.
배세호 iM증권 연구원은 지배권 분쟁 가능성과 제한적인 유통물량이 한진칼의 높은 밸류에이션을 설명하는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최근의 급격한 주가 상승은 조 회장 측과 호반그룹 모두에 추가 지분 확보를 위한 비용 부담을 높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배권 분쟁이 단기간에 결론 나기 어렵다는 전망도 내놨다. 산업은행의 지분 처분 시점과 방식이 불확실한 데다 기존 경영진의 우호지분이 상당한 만큼 호반그룹이 실제 지배권 확보를 추진하더라도 장기전이 불가피하다는 분석이다.
[촬영 안 철 수] 2026.2
kslee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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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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