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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위안 앞지르던 원화의 속도 조절…숨 고른 뒤 방향은

26.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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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이후 달러-원·엔-원·위안-원 환율 동향

(서울=연합인포맥스) 신윤우 기자 = 거침없이 오르던 원화가 엔화, 위안화 등 아시아 주요국 통화와 보폭을 맞춰가고 있다.

늦춰진 상승 속도에 균형을 되찾아가고 있지만 엔화, 위안화 고유 요인에 따라 원화의 상대적 강세 흐름이 다시 펼쳐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4일 연합인포맥스 통화별 등락률 비교(화면번호 2116)에 따르면 원화는 지난 10월 달러화 대비 1.81% 올랐다. 같은 기간 위안화(CNH)가 0.91%, 엔화는 0.34% 상승했다.

상대적으로 원화 오름폭이 컸으나 격차는 원화 급등기 대비 크게 좁혀졌다.

지난 7~8월 원화가 무려 13.39% 치솟는 동안 엔화는 1.75%, 위안화는 1.15% 오르는 데 그친 바 있다.

원화 상승세가 지난 9월과 10월을 거치면서 약화해 독주하는 흐름에도 제동이 걸린 모양새다.

원화는 지난 7월 초 저점을 찍고 무서운 속도로 상승했는데 쏠림 해소, 역대급 경상수지 흑자 등 원화 고유 요인에 힘입은 결과였다.

상승 속도가 워낙 빠르다 보니 반대 방향으로의 쏠림에 대한 경계감이 일기도 했다.

특히 원화와 상관관계가 높은 엔화, 위안화 움직임과 괴리가 커 불균형에 대한 우려가 고개를 들었다.

무역 측면에서도 원화의 단기 급등은 수출기업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인식이 확산했다.

전환점은 지난달 말 무렵 마련됐다. 달러-원 환율이 1,320원선에서 견고한 하단을 확인하면서 하락 일변도 흐름이 다소 누그러졌다.

엔화, 위안화와 속도 차가 줄어들자 줄곧 내려가던 엔-원 재정환율과 위안-원 환율도 방향을 틀었다.

100엔당 830원대로 미끄러져 2008년 이후 최저로 추락한 엔-원 환율은 850원선 부근으로 반등했다.

200원을 하회하며 작년 10월 이후 최저를 경신하던 위안-원 환율도 다시 200원대로 올라섰다.

원화가 당분간 반도체 호황에 따른 경상흑자의 영향권 하에서 벗어나기 어려운 상황에서 엔화, 위안화 고유 요인이 속도 차를 결정짓는 변수라는 평가다.

엔화와 위안화 역시 강세 흐름을 보일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지만 속도가 더딘 점은 원화의 상대적 강세를 예상케 한다.

위안화는 지난해 4월 이후 느리지만 꾸준히 오르는 중이다. 꾸준한 무역 흑자와 중국 외환 당국의 절상 유도 등이 상승 배경으로 거론된다.

오르막을 걸어온 위안화는 전날 돌연 미끄러졌다. 중국 인민은행(PBOC)이 금융기관의 외화예금 지급준비율을 현행 4%에서 6%로 인상한 영향이다.

약 3년 만에 지준율을 되돌린 것으로 외화 유동성 관리를 강화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인민은행은 설명했다.

표면적으로는 유동성 관리를 내세우지만 위안화 상승 속도를 조절하기 위한 차원의 조치로 여겨진다. 중국 외환당국이 마냥 위안화 강세를 용인하지 않을 것임을 시사한다.

엔화는 일본은행(BOJ)의 통화 긴축 행보로 힘을 받고 있다. 다만, 신중한 기조 탓에 본격적인 상승 흐름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태다.

여전히 큰 미일 금리차는 엔화 강세를 제약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이에 엔화가 장기적으로 오를 수 있지만 박스권 흐름을 이어갈 것이란 의견이 많다.

따라서 엔화와 위안화 강세에 힘이 더 실리지 않는다면 원화의 상대적 강세 흐름은 당분간 지속할 전망이다.

차영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BOJ의 금리 인상이 이어지겠으나 엔화 가치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며 달러-엔 환율이 당분간 155~160엔 박스권에 머무를 것으로 내다봤다.

백석현 신한은행 연구원은 "엔-원 환율이 저점 경신을 멈출듯하다"면서도 "엔화 약세가 진정됐지만 원화 강세 압력이 살아 있어 엔-원 환율이 의미 있게 반등하기는 어려운 여건"이라고 판단했다.

그는 "최근 인공지능(AI) 생태계의 과잉 투자 우려에 주식시장이 움찔할 때마다 엔화가 지지되고 있어 엔화의 추가 하락은 제한될 것"이라며 "11월에 엔-원 환율이 주로 840~855원 범위에서 거래될 것"이라고 추정했다.

ywshin@yna.co.kr

신윤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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