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피혜림 기자 = 국고채 금리 강세 기류 속에서 한동안 수급 경계감이 컸던 크레디트 시장도 한숨을 돌리고 있다.
시장 강세를 온전히 따라가진 못하고 있지만 채권 발행에 나서는 기업들이 모집 물량을 거뜬히 채우면서 소화 여력이 드러나는 분위기다.
특히 머니마켓펀드(MMF)와 채권형 펀드로의 자금 유입 기류 속에서 단기자금시장을 중심으로 한 조달세 또한 활발한 모습이다.
◇수급 경계감 상쇄하는 시장 강세…소화력 꾸준
4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전일 한국전력공사(AAA)는 채권 발행을 위한 입찰을 통해 2년과 3년, 5년물을 총 3천500억원어치 찍기로 했다.
2년물과 3년물, 5년물 각각 600억원, 1천700억원, 1천200억원 규모다. 당초 한전은 3천억원 안팎을 조달할 예정이었지만 입찰 결과를 고려해 만기별로 물량을 재조정했다.
입찰에선 2년물에 2천600억원, 3년물에 4천500억원, 5년물에 2천200억원의 주문이 모였다.
가산금리(스프레드)는 2년과 3년, 5년물 각각 동일 만기 민평 대비 1bp, 0bp, 1bp 높은 수준이었다.
같은 날 서울주택도시개발공사(AAA) 또한 입찰을 통해 2년물 그린본드(Green bond)를 3천100억원 발행키로 했다.
동일 만기 민평 대비 2bp 높은 수준이다. 응찰 규모는 8천500억원이다.
한국도로공사(AAA)도 입찰에 나서 2천300억원 조달을 확정했다. 2년과 3년물 각각 900억원, 1천400억원 규모다.
스프레드는 2년과 3년물 각각 동일 만기 민평 대비 1bp, 0bp 높은 수준이다. 2년물에는 2천300억원이, 3년물에는 3천900억원이 유입됐다.
한국주택금융공사(AAA)는 3년물 소셜본드(Social bond)를 모집 방식으로 4천100억원어치 찍기로 했다. 스프레드는 개별 민평과 동일한 수준이다.
전일에만 총 1조3천억원의 공사채가 조달 수요를 확보한 셈이다.
공사채의 경우 최근 약보합권에서 발행 스프레드를 확정하면서 조달을 이어가고 있다.
한동안 은행채와 공기업 발행물량 증가 등을 두고 수급 경계감이 커지기도 했으나 전반적인 물량 소화에는 무리가 없는 분위기다.
특히 최근 국고채 금리가 완연한 강세 기류를 드러내면서 크레디트물의 금리 매력이 더욱 높아졌다.
채권시장 관계자는 "공사채의 경우 연금과 레포펀드 등으로 추정되는 대규모 자금 유입으로 수급 부담이 상쇄되고 있다"며 "시장 분위기를 따라 국내 기관 또한 매수세를 따라오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은행채 발행도 활발하다.
전일에만 산금채와 중금채, 농금채, 수금채가 총 2조2천700억원어치의 채권 발행을 위한 투자자 모집을 마쳤다.
신한은행과 하나은행 등의 시중은행 역시 총 8천500억원 발행을 위한 모집을 마무리했다.
◇때아닌 MMF 유입에 단기물 호조…전망은 글쎄
최근 크레디트 시장의 호조가 두드러진 곳 중 하나는 단기자금시장이다.
단기물의 경우 머니마켓펀드(MMF)와 채권형 펀드 등의 자금 유입 속에서 대규모 물량 소화 또한 거뜬한 상황이다.
통상 MMF의 경우 월말 혹은 연말로 향하면서 설정 자금이 줄어드는 모습을 보여왔다.
이에 4분기 단기자금시장의 수급 꼬임 현상이 고조되기도 했으나 올해는 다소 달라진 분위기가 드러나고 있다.
금융투자협회 종합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MMF 설정원본은 263조원에 달했다.
해당 지표는 지난달 29일 269조원으로 당시 올해 최고치를 찍은 후 지난 2일 272조원으로 더욱 늘었다.
시장 강세 기류 속 단기물의 금리 매력이 커진 점도 매수세를 뒷받침하는 요소다.
2~3년물을 중심으로 강세 폭이 커지면서 상대적으로 이보다 만기가 짧은 구간의 강세 여력이 더욱 부각됐다는 설명이다.
증권사의 한 채권 딜러는 "최근 'AAA' 은행채만 해도 9개월과 1년 금리가 역전되는 모습마저 드러나다 보니 단기 구간의 매력이 부각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한동안 수급 경계감을 키웠던 은행권의 경우 채권과 더불어 정기예금 담보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등의 단기물 발행량 또한 늘리고 있다.
연합인포맥스 '정기예금 유동화 은행별 연계현황'(화면번호 4736)에 따르면 지난주 예담ABCP 순발행 규모는 6조6천52억원에 달했다.
지난달 순발행 규모는 15조4천705억원으로, 해당 지표가 월별 기준 10조원대까지 치솟은 건 최근 3년 내 처음이다.
하지만 크레디트 시장 전반의 수급 경계감은 쉽사리 걷히지 않고 있다.
특히 공사채와 은행채를 중심으로 연말까지 발행이 지속될 것이란 우려가 이어지면서 시장의 강세를 제약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앞선 채권 딜러는 "단기자금시장의 경우 MMF 등의 자금 유입으로 수급 여건이 나아졌지만, 상당한 물량의 예담 ABCP와 양도성예금증서(CD) 발행세가 지속되면서 금리는 쉽사리 떨어지지 않고 있다"고 짚었다.
그는 "11월 기준금리 인상 경계감과 크레디트 시장의 발행 물량 부담 등으로 마냥 적극적으로 매수하기는 쉽지 않은 환경"이라고 분석했다.
다른 증권사의 채권 딜러 역시 "최근 시장 금리 강세 영향으로 크레디트물의 레벨 메리트가 부각되면서 매수가 조금 유입되는 정도"라며 "다만 시가에 금리가 하락하며 출발해도 발행물이 쏟아지면서 헤지 수요로 시장이 살짝 밀리는 형태가 반복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AAA' 은행채를 비롯해 공사채 발행 수량이 여전히 많기 때문에 크레디트물 금리는 크게 하락하긴 어려울 듯하다"고 내다봤다.
출처 : 연합인포맥스 '종합화면'(화면번호 5000)
phl@yna.co.kr
피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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