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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가 사람들] 안인성 한화證 부사장 "글로벌 RWA 첫 거점은 아부다비"

26.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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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블릭체인 포함 다양한 네트워크와 연결된 멀티체인 전략 이어갈 것"

"美, 디지털자산 주도권에 초당적 협력…정부·산업계 함께 움직여야"

안인성 한화투자증권 디지털부문 부사장

[사진: 한화투자증권]

(서울=연합인포맥스) 전병훈 기자 = "첫 번째 거점은 아부다비입니다."

'글로벌 넘버원 RWA(실물연계자산)'를 슬로건으로 내건 한화투자증권. 안인성 한화투자증권 디지털부문 부사장은 4일 연합인포맥스와의 인터뷰에서 그 구상을 묻자 이같이 답했다.

비대면 계좌 개설이 허용됐던 2016년 NH투자증권에서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 '나무' 개발을 총괄하고, 코로나19 팬데믹 때는 미래에셋증권 디지털부문 대표로 비대면 고객 기반을 키웠던 그가 이번에는 한화투자증권에서 자산의 토큰화 흐름에 발맞춰 글로벌 시장에 도전한다.

한화투자증권은 내년 상반기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에서 디지털자산 플랫폼을 선보일 계획이다.

안 부사장은 아부다비를 시작점으로 꼽은 배경에 대해 "아부다비는 부동산 개발 중심이던 정책의 무게중심을 디지털자산 금융허브로 옮기고 있다"며 "아부다비글로벌마켓(ADGM)은 디지털자산 관련 규제 체계와 국제적인 금융 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어 새로운 금융사업 모델을 검토하고 발전시키기에 적합한 환경을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지에서 사업 모델이 검증되면 해외 거점이 있는 나라들의 규제 환경에 맞춰 차례로 넓혀 갈 수 있다"며 "유럽과 아시아 어느 쪽으로도 뻗어가기 좋은 위치여서, 그렇게 우리도 세계 시장에서 좋은 포지셔닝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종착지는 아부다비가 아니다. 목표가 해외 거점 몇 곳을 더 세우는 정도에 있지도 않다.

안 부사장은 "전통 증권업에서는 자본 규모로 미국 기업을 따라잡기 어렵지만, 이제 막 열리는 디지털자산 시장은 모두가 글로벌을 보고 뛰어드는 데다 기술 역량이 승부를 가르는 만큼 우리에게도 충분히 기회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글로벌 플레이어들과 부딪혀 진검승부를 해 성과를 내면 K팝이나 K콘텐츠처럼 금융에서도 한국을 대표하는 회사가 나올 수 있고, 그 회사가 우리가 되지 말란 법은 없다"고 포부를 밝혔다.

◇ "온체인 금융은 AI 이상의 변곡점"

싸이월드와 현대카드를 거치고 전통 증권업의 변곡점마다 있었던 안 부사장은 지난 10년 증권업의 디지털화를 채널과 고객, 상품의 세 축으로 설명했다.

2015~2016년 비대면 계좌 개설이 허용되면서 지점에 가야 열 수 있던 계좌가 모바일에서 열리고 수수료 무료 경쟁이 붙은 것이 채널의 디지털화였다면, 코로나19 팬데믹 때 양적완화로 100만~200만원을 든 젊은 투자자가 밀려든 것은 고객의 디지털화였다.

마지막 남은 상품의 디지털화는 RWA가 연다고 봤다. 안 부사장은 "토큰화된 블록체인 플랫폼 위에 다양한 구조화 상품이 올라갈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RWA의 본질이고, 온체인 파이낸스는 하나의 트렌드가 아니라 대세로 가는 큰 변곡점이자 AI 이상으로 자본시장을 바꿀 트리거"라며 그 변화를 '연결성'이라는 한 단어로 정리했다.

장 마감이 없는 블록체인 위에서는 24시간 365일 거래가 이어지고, 규제 산업이라 나라 안에 머물렀던 금융은 국경을 넘나드는 게임으로 바뀐다.

안 부사장은 "해외 펀드를 팔면 돈이 들어오기까지 일주일 가까이 걸리지만 블록체인에서 동시결제(DVP)가 이뤄지면 거의 실시간"이라며 "이 모든 것이 자본의 효율성을 획기적으로 높이는 혁명"이라고 했다.

국내 토큰증권 플랫폼을 아발란체 기반으로 구축한 것도 국내에만 머물지 않겠다는 판단에서다. 그렇다고 한 체인에 묶일 생각은 없다.

미국 등 주요국에서 퍼블릭 체인을 활용한 증권 거래의 가능성을 열어두듯, 결국 금융 생태계를 제대로 키우기 위해서는 퍼블릭 체인까지 아우르는 유연한 멀티체인 전략이 필수적이라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안 부사장은 "캔톤 등 국내외 다양한 인프라와의 연계를 열어두고 있다"며 "국내 규제 환경을 철저히 준수하면서도, 향후 퍼블릭 체인을 포함해 다양한 네트워크와 연결되는 생태계 플레이를 펼치는 멀티체인 전략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 "구슬은 이미 잘 만들어져 있다. 비즈니스라는 실로 꿰는 게 내 역할"

전통 증권업에서 중소형사인 한화투자증권이 이처럼 대형사와 다른 길을 가는 데는 규모가 아닌 차별화로 승부하겠다는 계산이 깔려 있다.

안 부사장은 "기존 증권업권에서 규모의 경쟁을 하기보다 새로운 시장에서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적 판단"이라며 "이 새로운 기회를 회사를 유니크한 플레이어로 리포지셔닝하는 도구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체급은 작아도 손에 쥔 패는 적지 않다.

한화투자증권은 몇 년 전부터 미국 RWA 플랫폼 시큐리타이즈와 기관 특화 블록체인 캔톤네트워크에 투자하고, 국내에서도 두나무와 토스뱅크, 웹3 기술 기업 쟁글에 지분을 넣어뒀기 때문이다.

안 부사장은 "구슬은 잘 만들어져 있으니 내 역할은 이를 비즈니스라는 실로 꿰는 것"이라며 "단언컨대 우리가 모든 것을 하겠다고 하지 않는다. 생태계를 제대로 만들어 참여 사업자와 고객의 가치를 키우는 에코시스템 플레이가 우리의 가장 큰 무기이자 전략"이라고 했다.

같은 이유로 내년 초 열리는 국내 토큰증권 시장에서도 '1호 발행'이라는 타이틀 경쟁과 거리를 뒀다.

안 부사장은 "1호라는 타이틀 자체보다 상품이 고객에게 어떤 의미가 있고 회사와 산업을 어떻게 성장시킬지에 대한 전략적 내러티브가 있어야 한다"며 "그런 가치가 뒷받침될 때 1호도 의미가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회사 규모에 비해 공격적인 투자가 이어지는 데 대해서는 "디지털자산과 AI로 금융의 패러다임이 크게 바뀔 것이라는 전략적 판단이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안 부사장은 "반도체나 K컬처처럼 한국이 세계를 이끄는 분야가 생기고 있지만 나라가 제대로 발전하려면 금융이 강해져야 한다"며 "미국에서도 디지털자산 산업의 글로벌 주도권 확보를 위한 초당적 협력이 이뤄지고 있는 만큼, 우리도 정부와 산업계가 함께 발전 방향을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타이밍이 왔다. 금융에서도 K를 붙일 회사가 나올 때"라고 강조했다.

bhjeon@yna.co.kr

전병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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