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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칼 경영권 2막] 바람 잘 날 없는 지배구조 잔혹사

26.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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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 서소문 사옥

[출처: 연합뉴스 자료 사진]

[※편집자주 : 호반그룹이 한진칼 지분을 추가 매입하며 한진칼 지배구조 및 경영권 분쟁이 재개되는 양상입니다. 호반 측의 표면적 단순 투자 주장 이면에 깔린 승계 및 사업 확장 셈법, 이에 맞서는 한진그룹 조원태 회장 체제의 우군 밸트와 자사주 출연 수사 등 사법 리스크, 그리고 주가 반등과 내년 주총 표 대결 향방까지 긴장이 고조되고 있습니다. 연합인포맥스는 경영권을 둘러싼 호반과 한진의 대결을 4건의 기획 기사로 집중 조명합니다.]

(서울=연합인포맥스) 이효지 기자 = 대한항공[003490]의 지주사인 한진칼[180640]은 한국 대기업집단 중에서도 지배구조 잔혹사를 거듭해 온 대표적 기업이다. 창업주 가문의 낮은 지분율과 갑작스러운 리더십 공백, 그리고 외부 자본의 잇단 침투는 한진칼을 끊임없는 지배구조 전쟁의 중심에 세웠다.

◇ 왜 한진칼인가

4일 업계에 따르면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은 지난 2일 370억5천만원을 들여 한진칼 보통주 32만5천주를 매입하겠다고 공시했다.

다음달 3일부터 내년 1월 1일까지 시간외대량매매(블록딜) 방식으로 한진칼 지분 0.49%를 추가로 확보하겠다는 것으로, 거래가 끝나면 조 회장의 지분은 20.57%에서 21.06%로 늘어난다.

호반그룹이 지분율을 확대하며 최대주주로 올라설 가능성이 제기되자 대응에 나선 것으로 풀이됐다.

한진칼이 지배구조 공격의 끊임없는 표적이 된 핵심 원인은 취약한 대주주 지분율과 승계 과정에서의 리더십 공백에 있었다.

2018년 당시 조양호 전 회장을 비롯한 총수 일가의 한진칼 지분율은 30%가 채 못됐다. 유통 주식 물량이 많았던 데다, 지주사 지분만 확보하면 대한항공을 비롯한 그룹 전 계열사의 지배권을 쥘 수 있었다.

2019년 4월 조양호 회장의 갑작스러운 별세로 상속세만 5천억원에 달하는 막대한 부담 속에서 총수 일가 내부의 갈등이 수면 위로 불거졌다.

이는 외부 행동주의 자본과 반대 세력에게 치명적인 공격의 여지를 제공했다.

◇ 3자연합 공세와 산업은행의 등장

경영권 분쟁 1막은 사모펀드 KCGI(강성부 펀드)의 공격으로 시작됐다. KCGI는 투명한 지배구조 개선과 주주가치 제고를 명분으로 지분을 사들인 뒤, 경영진을 압박했다.

2020년 1월 조원태 회장의 누나인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과 반도건설이 KCGI와 손잡고 3자 주주연합을 꾸리면서 사태는 격화됐다.

3자 연합은 지분율을 40% 이상까지 끌어올리며 조원태 회장 퇴진과 전문경영인제 도입을 요구했다.

조원태 회장을 구한 것은 KDB산업은행이었다. 2020년 11월 정부와 산은이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020560] 인수합병을 통한 항공산업 구조조정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한진칼의 지분 10.58%를 확보했다.

산은의 지분이 조 회장 측의 백기사 역할을 하면서 3자 연합은 2021년 4월 공식 해산을 선언했고 1차 경영권 분쟁은 조 회장의 승리로 일단락됐다.

◇ 사모펀드 떠난 자리에 들어온 호반

이후 호반건설이 2022년 3월 KCGI가 갖고 있던 한진칼 지분 13.97%를 전격 인수하며 단숨에 2대 주주로 떠올랐다.

당시 호반은 단순 투자 목적이라고 밝혔지만 인수·합병(M&A)으로 몸집을 키워 온 호반 특성상 경영권이 목표라는 관측이 제기됐다.

호반그룹은 장내 매수와 계열사를 동원해 꾸준히 지분을 모았고 지난달 지분율을 20% 이상으로 올리며 공정거래위원회에 기업결합 심사를 신청하기에 이르렀다.

조 회장이 지분 추가 매입을 예고하며 호반그룹과의 격차를 다시 벌리게 됐지만, 양측 모두 추가 매입 가능성이 있는 만큼 한진칼 최대주주 지위를 둘러싼 지분 매입 경쟁의 불씨는 남아있는 셈이다.

사모펀드가 물러난 자리에 강력한 자금력을 갖춘 대기업집단이 들어서면서 한진칼은 다시 한번 예측 불허의 지배구조 잔혹사 2막 속으로 빠져들게 됐다.

hjlee2@yna.co.kr

이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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