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하나금융지주는 국내 금융지주 중 유일하게 사외이사에게 자기회사 주식(자사주) 보유 의무를 부과하고 있다. 모든 등기임원은 최초 선임 후 6개월 이내에 정해진 수량 이상의 자사주를 매입해야 한다.
지난 2016년 처음 '지배구조 내부규범'을 제정했을 때부터 해당 내용이 들어있었다.
그때와 달라진 게 있다면 당시 1천주였던 의무 보유량이 두 차례 줄어 현재는 200주가 됐다는 점이다. 대표이사 회장은 2만주에서 1만주로, 상임이사도 5천주에서 2천주로 보유 부담이 줄었다.
회사가 자사주 보유를 의무화한 건 책임경영 강화 차원이다. 외부인인 사외이사가 주주가 되면 다른 주주 및 회사와 '한배'를 탄 것이어서, 주요 의사결정을 내릴 때 더욱 책임감을 갖고 임할 가능성이 커진다.
주주 이익 극대화를 최우선 순위에 놓고 경영진의 주주가치 훼손 행위를 적극 감시하는 것은 물론이다.
최소 2천만원 이상의 개인 돈이 들어가는 만큼 부담스러워할 법도 하지만 하나금융 사외이사들은 주식 보유에 우호적인 것으로 전해진다.
실제로 원숙연 사외이사는 지난달 자사주 650주를 매입해 보유량이 총 1천253주로 늘었다. 이미 의무 보유량보다 많은 603주를 갖고 있었지만, 추가로 사들인 것이다.
이사회 의장인 박동문 사외이사는 그보다 많은 1천400주를 보유하고 있다. 나머지 사외이사들도 200~500주를 가진 주주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하나금융 사외이사들은 자사주 보유에 긍정적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주식을 갖고 있어야 회사와 주가에 더 관심을 갖고 책임경영을 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다만 사외이사의 자사주 보유가 긍정적인 측면만 있는 건 아니다. 일각에서는 오히려 사외이사의 독립성을 해치는 요인이 되기도 한다고 지적한다.
주가 변동이나 단기이익에 민감할 수밖에 없어 경영진 견제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거나, 무조건적으로 동조하는 거수기가 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이 같은 이유로 금융회사들은 지배구조 모범규준 등에 따라 사외이사에게 자사주나 스톡옵션 등 주식연동 보상을 자제하고 있다.
다시말해 사외이사의 자사주 보유는 주주와의 이해관계를 일치시켜 경영진을 더 엄격하게 감시하게 한다는 순기능과, 주가 부양을 위한 경영진과의 밀착 등으로 독립적 견제 기능을 마비시킨다는 역기능을 모두 갖고 있다.
하나금융 이사회로선 불필요한 오해를 사지 않기 위해서라도 더 적극적으로 독립성과 투명성 제고에 나서야 한다. 다른 금융지주 사외이사들보다 책임감이 더 무겁게 느껴질 수밖에 없다. 사외이사 자사주 보유 의무는 스스로 얼마나 중요한 위치에 있는지 각인시켜주는 하나의 장치인 셈이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은 최근 이사회 의장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사회가 경영진의 거수기에서 벗어나 회사와 주주의 장기이익에 부합하는 의사결정을 내려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최근 논의되는 금융지주 지배구조 개선안 역시 지주 회장을 뽑는 사외이사의 권한 확대와 독립성 제고에 방점을 찍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사회의 다양한 역할 중 경영진에 대한 감시·견제 기능이 갈수록 중요해지고 있는 건 분명하다.
하나금융의 자사주 의무보유가 긍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는지, 아니면 하루 빨리 없애야 할 제도인지는 사외이사들의 손에 달렸다. 연말 은행장 등 자회사 최고경영자(CEO) 승계 절차가 본격화되는 상황에서 사외이사들의 책임있는 선택을 기대한다. (금융부 유수진 기자)
(인천=연합뉴스) 임순석 기자 =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회장(왼쪽 여덟번째), 박찬대 인천시장(오른쪽 아홉번째) 등 참석자들이 2일 인천 서해구 하나금융그룹 청라 헤드쿼터 글로벌필드에서 청라 헤드쿼터 오프닝 세레머니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2026.10.2 soonseok02@yna.co.kr
sjyoo@yna.co.kr
유수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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