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종혁 선임기자 = 월가는 민주당이 상·하원을 모두 장악해 행정부와 교착상태를 이루어야 향후 미 정부의 재정 전망이 중립적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4일 벤징가에 따르면 월가는 가장 가능성이 높은 선거 결과로, 민주당이 주도하는 의회와 공화당 대통령이 맞붙는 구도를 기대하고 있다.
이는 의회와 백악관의 의견이 갈릴 때 영향력이 큰 '포괄적이고 광범위한' 법안이 통과되는 경우가 적기 때문이다.
이런 구도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민주당의 지출 계획에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으며, 민주당은 트럼프의 새로운 감세와 지출 패키지를 막을 수 있다.
결과적으로 시장은 예상치 못한 정부 지출 변동에 덜 직면하게 되며, 채권 투자자들은 장기 국채를 보유하기 위해 더 높은 수익률을 요구하지 않게 된다.
롬바르드 오디에르의 루카 비넬리 투자 전략 헤드는 평균적으로 10년 만기 미 국채 수익률은 중간선거 후 3개월 동안 20~25bp 내렸다며 이번에 정부가 분열될 경우 재정 경로가 더 예측 가능해지면서 장기 국채 수익률의 상승 압력을 완화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에버리의 디에고 바르누에보 시장 애널리스트도 비슷한 1차 효과를 전망했다.
바르누에보는 "민주당 장악이 재정 전망에 약간 긍정적이거나 중립적일 것"이라며 "의회는 트럼프의 지출 확대 국정 과제에 제동을 걸 수 있고 이는 재정적자를 제한한다"고 내다봤다.
◇ 큰 문제는 정치가 아니라 산수다
이자 지급은 영구적 예산 배정에 따라 집행되며, 이에 따라 이자 비용은 오직 정부가 갚아야 할 총부채와 적용되는 금리라는 두 요소에 의해서 결정된다.
하지만 이 두 가지 숫자가 모두 좋지 않은 방향으로 가고 있다.
10월 초 미국의 총 연방 부채는 40조3천억 달러를 기록하며 해당 회계연도 시작 후 2조4천억 달러 이상 증가했다. 이 부채에 적용되는 평균 금리는 일 년 전 3.36%에서 9월 말 3.53%로 올랐다.
더 큰 문제는 이 평균 금리가 현재 시장 금리보다 훨씬 낮다는 점이다.
3일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4.95%, 30년 만기는 5.33%에서 거래됐다. 심지어 2년 만기 국채금리 4.61%조차 정부 평균 부채 조달 비용보다 1%포인트 이상 높다.
이는 만기가 돌아온 장단기 국채를 상환하기 위해 재발행할 경우 이전보다 훨씬 높은 금리에서 발행할 수밖에 없다는 의미다. 1%포인트가 상승할 때마다 평균 비용이 1년에 4천억 달러 증가한다.
선거 결과가 어떻든 이 계산은 변하지 않는다.
웰스파고 투자 연구소는 "연방 재정 적자가 선거 결과와 상관없이 계속 확대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모건스탠리도 "의회의 변화는 실질적으로 금리 하락으로 귀결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 교착상태 대가가 더 클 수 있다.
야데니 리서치의 에드 야데니 대표는 "의회가 극단적인 입법을 추진할 가능성을 낮추기 때문에 월가는 전통적으로 정치적 교착상태를 환영한다"며 "하지만 지금은 다를 수 있다"고 말했다.
야데니는 분열된 정부도 여전히 부채 한도를 인상해야 한다고 지적하며, 장기적인 교착 상태는 채권시장 자경단을 다시 자극해 국채 수익률을 낮추기보다 높일 수 있다고 경고했다.
바르누에보 애널리스트도 부채한도가 2027년 어느 시점에 상한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지금 채권 금리는 의회가 통제할 수 없는 이유로 상승 중이다.
바르누에보는 이란 전쟁이 지속되는 한 채권 수익률이 완전히 반전될 가능성은 작다며 왜냐하면 전쟁이 채권 수익률 곡선 전반에 걸쳐 인플레이션 위험 프리미엄을 추가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상황도 도움이 되지 않고 있다.
연방기금 선물시장은 연준이 12월에 기준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을 약 75% 반영하고 있다.
교착 상태는 워싱턴이 새로운 지출을 추가하는 것을 막을 수 있지만 이자 부담이 증가하는 것은 저지할 수가 없는 셈이다.
liberte@yna.co.kr
이종혁
libert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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