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재명 대통령의 부동산 가격 발언이 화제다. 이 대통령이 "주요 지역 부동산 거래가격이 놀라울 정도로 떨어지고 있다"고 소개하고, 관련 통계자료가 국민들에게 제대로 알려져야 한다고 언급한 때문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3일 국무회의를 주재하면서 부동산시장과 관련해 "반드시 대한민국 미래를 위해서는 부동산 투기 공화국이라고 하는 오명을 벗어던져야 한다는 점은 분명하다. 그래서 정부에서 할 수 있는 일 중에서 객관적인 데이터를 좀 제대로 설명하는 게 필요할 것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 "예를 들면 서울지역의 아파트 매물이 급속도로 늘어나고 있고, 거래량은 매우 급속도로 줄어들고 있다. 그리고 주요 지역들의 실제 거래가격도 놀라울 정도로 떨어지고 있는데, 물론 아닌 지역도 있다"고 소개했다.
실제로 강남구와 서초구 등 일부 강남지역만 놓고 보면 아파트값 조정폭이 적지 않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서초구 '래미안원베일리' 전용면적 84㎡는 지난 5월에 71억5천만원에 고점을 찍은 뒤 10월 57억원에 체결됐다. 5개월 사이에 14억5천만원(약 20%)이나 떨어졌다. 대통령의 표현처럼 '놀라울' 정도의 하락이다.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하는 주간 아파트가격 동향에서도 강남구와 서초구는 12주 연속으로 하락했고, 송파구도 8주째 내리막을 걷고 있다.
이렇다 보니 최근엔 주택가격 전망을 두고도 여러 이야기가 나온다. 강남지역과 소위 마·용·성 등 한강 벨트를 중심으로 단기간 아파트값이 급등한 탓에 절대가격에 대한 부담이 커진 상황에서, 정부의 부동산 세제개편, 한국은행의 금리 인상, 시장금리 상승에 따른 대출이자 부담 등이 맞물린 영향이다.
차제에 대통령도 가격하락 발언을 통해 가격조정에 힘을 보태려는 것으로 추정된다. 부동산은 자기실현적 기대로 가격이 움직이는 경향이 강하다. 대통령의 표현처럼 부동산가격이 올라야 이익을 보는 세력이나 잘못된 통계로 아파트값이 더 오른다는 기대가 커지면 사람들은 더 높은 가격에서도 부동산을 구입한다. 그리고 이런 기대가 번질수록 부동산 가격은 실제로 더 오른다. 그러나 지금은 대통령의 지적처럼 아파트값이 마냥 올라갈 상황도 아니고, 매물도 쌓이고 있다.
그러나 주요 지역과 달리 집값이 내려가지 않는 지역도 있다. 아니 그런 지역이 더 많다. 강남지역의 아파트값 하락을 서울지역의 집값 하락으로 일반화하기 어려운 이유다. 한국부동산원의 주간 아파트가격 동향을 보더라도 10월 26일(10월 넷째 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지난주보다 0.09% 오르며, 역대 최장기간인 90주 연속 오름세를 기록했다. 특히, 강북 14개 구의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12억원을 넘어섰고, 전셋값은 6억원을 돌파했다.
사실상 서민들의 삶과 무관한 강남지역 초고가 및 재건축 아파트값이 조정을 보이는 사이 서민들의 주거 문제와 직결되는 중저가 아파트를 중심으로 가격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이재명 대통령의 '주요 지역 거래가격 하락' 발언이 서울지역의 집값 하락을 의미하지 않는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이유다.
물론 대통령의 강력한 메시지가 부동산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그러나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는 지적도 없지 않다. 대통령의 발언은 정책에 영향을 미치는데, 자칫 잘못된 정책기조로 이어질 수 있어서다. 실제로 지금은 아파트값 하락을 걱정할 때가 아니라 매매가격과 전월세 상승을 걱정해야 할 때다.
그동안 부동산시장에서 만연했던 가격상승에 대한 기대가 오로지 시장만의 책임인지도 되짚어볼 필요가 있다. 과거 정부에서도 대통령이 나서서 부동산만은 잡겠다고 호언장담했다. 그러나 그럴 때마다 오히려 부동산 가격이 치솟았고, 정작 정부를 믿었다가 '벼락 거지'로 전락한 서민들이 적지 않다.
이제부터라도 국민들이 정부 부동산정책을 믿고 시장가격에 대해 올바른 기대를 가질 수 있도록 힘써야 한다. 대통령과 마찬가지로 대다수 국민들은 집값이 폭등도 폭락도 없이 안정되고, 미래세대를 위해서라도 대한민국이 부동산 투기 공화국이란 오명에서 벗어나기를 바란다. (뉴스융합실장)
eco@yna.co.kr
황병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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