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지연 기자 = 서울외환시장 전문가들은 미국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의 압승 전망에 달러-원 환율이 한때 하락했지만, 상당 부분 선반영된 만큼 추가 하락에는 신중한 시각을 보였다.
민주당의 의회 장악이 미국의 투자와 성장 둔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에 금융시장이 단기적으로 과도하게 반응했다는 진단도 제기됐다.
4일 서울외환시장에 따르면 주요 외신은 미국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상원 다수당 지위를 탈환했다고 보도했다. 하원에서도 민주당의 과반 확보 가능성이 커지면서 상·하원을 모두 장악하는 '블루웨이브' 전망이 확산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CBS뉴스와의 전화 통화에서 "민주당의 승리를 축하한다"며 국가의 이익을 위해 함께 일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다만 자신에게 강력한 거부권이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글로벌 시장은 개표 과정에서 민주당의 압승 가능성을 미리 반영했다.
민주당이 의회를 장악하면 트럼프 행정부의 감세 등 주요 정책 추진과 재정지출 확대에 제약이 발생할 수 있고, 인공지능(AI)과 데이터센터 관련 규제가 강화돼 기업 투자에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우려도 시장에 반영됐다.
달러인덱스는 101.89 수준에서 한때 101.24까지 급락했으며 나스닥100 선물은 장중 낙폭을 2%대로 키웠다. 미국 국채금리도 동반 하락했다.
다만, 오후 들어 금융시장은 초기 충격을 일부 되돌렸다. 달러인덱스는 장중 101.24까지 내렸다가 오후 2시24분께 101.53대로 낙폭을 줄였다. 같은 시각 달러-엔 환율도 장중 157.338엔에서 157.986엔으로 반등했다.
국내 증시도 낙폭을 축소했다. 장중 3% 넘게 밀렸던 코스피는 약보합권으로 되돌려졌다.
장 초반 1,347.20원까지 올랐던 달러-원 환율은 역외 달러 매도와 글로벌 달러 급락에 의해 오전 11시48분께 1,336.10원까지 내렸으나, 오후 들어 결제 수요가 유입되자 1,340원대로 반등했다.
외환시장 참가자들은 중간선거 결과만으로 달러화의 추세적 약세를 평가하기는 어렵다고 선을 그었다.
한 외국계은행 외환딜러는 "장 초반부터 기계적인 달러 매도 움직임이 나왔는데, 미국 중간선거 여파가 어느 정도 반영이 됐다고 생각한다"며 "실질적으로 민주당이 의회를 장악하더라도 달러 약세 추세로 전환될지 여부에는 의문이 든다"고 말했다.
한 시중은행 외환딜러는 "민주당의 승리가 선반영돼 있는 것을 확인하고 가려는 느낌이 들었다"며 "이에 달러인덱스와 함께 하락한 것으로 보이는데, 추가 하락 여부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의 압승이 미국 경제에 미칠 영향을 시장이 단기적으로 과도하게 반영했다는 분석도 나왔다.
이정훈 대신증권 이코노미스트는 "민주당의 압승이 맞다"며 "시장에서 나스닥 선물이나 미 국채금리가 하락한 것은 결국 데이터센터 투자 등이 줄면서 미국의 경제 성장이 약해질 수 있다는 우려를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그러나 민주당이 의회를 장악한다고 해서 데이터센터 투자가 전면 중단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시장이 단기적으로 너무 강하게 반응하는 측면이 있다"고 평가했다.
한편 수출업체의 달러 공급이 이어지는 만큼, 달러-원의 반등 폭도 다소 제한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 이코노미스트는 "국내 반도체 수출 계약이 이미 상당 부분 확보돼 있고, 당분간 달러 유입도 꾸준히 이어질 것으로 보여 환율이 크게 반등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내년까지 보면 환율의 추가 하락 여력은 있어 보이지만, 연내 연저점 경신은 확실치 않다"며 "미국의 성장 둔화로 달러가 완만하게 약해진다면 원화도 강세를 보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반도체 업황에 대한 투자심리가 급히 악화한다면 달러와 원화가 동반 약세를 보일 가능성도 있겠으나, 그럴 가능성은 높아 보이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jykim2@yna.co.kr
김지연
jy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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