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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금감원, 사전조율로 금융사 '제재 엇박' 되풀이 막을까

26.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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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조→3천619억' 금융사 불확실성 ↑…사전조율키로

금감원 앞에서 기자회견 연 금융사기예방연대

(서울=연합뉴스) 신현우 기자 = 금융사기예방연대 회원들이 21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금융감독원 앞에서 홍콩 ELS 사태와 관련해 은행권을 규탄하며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4.5.21 nowwego@yna.co.kr

(서울=연합인포맥스) 윤슬기 기자 = 금융위원회가 3년 만에 홍콩 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불완전판매 과징금을 최종 확정한 가운데 심의 과정에서 금융감독원과의 이견으로 과징금이 1조원 넘게 줄어드는 등 금융회사들의 혼란만 키웠다는 지적은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당국이 주요 제재에 대한 사전조율을 공식·정례화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했지만 금감원 제재심의위원회의 판단에 정부의 입김과 압박이 작용할 수 있다는 논란도 커질 수 있다.

또한 이번에 적용한 법리와 감경 기준을 후속 제재에 일관되게 반영할 수 있느냐도 관건이다.

4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위는 이날 정례회의에서 홍콩 ELS 불완전판매와 관련한 은행권 과징금을 3천619억6천만원으로 최종 확정했다.

지난 2월 금감원 제재심의위원회에서 제시된 1조4천억원대의 약 4분의 1 수준이다. 지난 6월 금감원이 금융위에 보고한 6천억원 규모와 비교해도 2천억원 이상 줄었다.

이 과정에서 금융위가 제재안을 금감원으로 돌려보내고 금감원이 과징금을 낮춰 다시 제출하는 절차도 거쳤다.

금융위는 지난 5월 사실관계와 적용 법령·법리에 보완이 필요하다는 이유로 1조4천억원 규모의 과징금이 담긴 제재안을 반려했다. 이후 금감원이 6천억원 규모로 조정한 제재안을 다시 보냈지만, 금융위 심의에서 추가 감경이 이뤄졌다.

앞선 심의 과정에서는 금융소비자보호법 시행 초기 비조치의견서에 따른 제재 유예 취지와 설명의무 위반에 대한 과징금·과태료 중복부과 문제가 주요 쟁점으로 검토된 것으로 전해졌다.

금융위는 이번 제재가 다수의 금융소비자와 주요 금융기관이 관련된 금소법 위반 첫 사례인 만큼 철저한 법리 검토와 충분한 사실관계 확인을 위해 여러 차례 심의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날 보도자료에는 단계별 과징금 조정 내역과 구체적인 감경 근거를 담지 않았다.

은행·증권사에 부과된 과징금과 과태료는 총 3천746억3천200만원으로 금융위의 역대 최대 금전 제재다.

그러나 최종 제재 규모와 별개로, 심의 단계마다 금액이 크게 달라진 과정은 앞으로 금융회사들이 유사 사건의 제재 부담을 얼마나 예측할 수 있느냐는 문제를 남겼다.

특히 홍콩 ELS는 금소법 시행 이후 첫 대규모 과징금 사례여서 이번 심의에서 정리한 기준이 후속 제재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금융투자상품은 판매 수수료가 아닌 투자원금을 기준으로 과징금을 산정하는 만큼, 법 적용 범위와 감경 수준에 관한 판단 차이가 부과액의 큰 격차로 이어질 수 있는 구조다.

금융위와 금감원은 주요 제재 사안에 대한 사전조율을 공식·정례화해 기관 간 이견에 따른 혼선과 심의 장기화를 줄이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제재 초기부터 법 적용과 제재 수위를 둘러싼 쟁점을 검토한다는 취지로, 구체적인 조율 대상과 협의 절차는 후속 논의를 통해 정할 예정이다.

다만 현재도 필요에 따라 비공식 조율이 이뤄지고 금융위 국장급이 금감원 제재심에 참여한다.

홍콩 ELS 제재 역시 기존 협의 체계 아래에서 반려와 대폭 감경을 거쳤다는 점에서 협의를 정례화하는 것만으로 향후 제재의 불확실성을 줄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이에 따라 사전조율의 시점과 검토 범위가 제도 설계의 핵심이 될 전망이다.

제재안이 마련된 뒤 의견을 교환하는 방식에 머물면 후속 심의에서 법리 보완과 제재액 조정이 반복될 가능성이 남기 때문이다.

이번 심의에서 정리된 법 적용과 감경 기준을 향후 초기 제재안부터 반영할 수 있느냐도 관건이다.

사전조율 과정에서 주요 쟁점을 검토하더라도 그 판단이 후속 사건에 일관되게 적용되지 않으면 금융회사가 최종 제재 수준을 가늠하기는 어렵다.

최종 심의에서 제재 수위가 달라질 경우 조정 근거를 구체적으로 제시하는 문제도 맞물려 있다.

어떤 요인이 과징금 산정과 감경에 영향을 미쳤는지 명확해져야 이번 제재가 향후 유사 사안의 판단 기준으로 자리 잡을 수 있어서다.

금융당국 고위 관계자는 "전례가 없거나 법 적용에 쟁점이 있는 사안은 제재 초기부터 두 기관이 충분히 검토할 필요가 있다"며 "사전조율을 통해 주요 쟁점에 대한 이견을 줄이고, 최종 제재 수준이 달라지는 경우에는 그 판단 근거도 명확히 설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sgyoon@yna.co.kr

윤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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