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CGA 'CG Watch 2026' 발표…한국 62.8점으로 공동 5위
상장기업·투자자 부문 개선 두드러져…홍콩·인도 앞질러
(서울=연합인포맥스) 이규선 기자 = 한국의 기업지배구조 평가 순위가 아시아·태평양 주요 12개 시장 가운데 공동 5위로 올라섰다.
3년 전 8위에서 세 계단 상승한 것으로, 평가점수 역시 조사 대상 12개 시장 가운데 가장 큰 폭으로 개선됐다.
4일 아시아기업지배구조협회(ACGA)가 대만 타이베이에서 발표한 'CG Watch 2026'에 따르면 한국의 기업지배구조 평가점수는 62.8%로 집계됐다.
지난 2023년 조사 당시 57.1%에서 5.7%포인트 오른 수치다. 중국(5.5%포인트)과 일본(5.2%포인트), 싱가포르(4.9%포인트), 대만(4.6%포인트) 등을 웃돌며 12개 시장 중 점수 상승 폭이 가장 컸다.
전체 순위도 2023년 8위에서 공동 5위로 뛰었다. 말레이시아(63.2%)와 나란히 5위를 기록하며 홍콩(62.0%)과 인도(60.5%)를 앞질렀다. ACGA는 점수 차이가 0.5%포인트 이내인 시장에 동일한 순위를 매기고 있다.
전체 1위는 75.0%를 획득한 호주가 지켰고, 일본이 69.8%로 2위를 차지했다. 싱가포르(67.8%)와 대만(67.4%)은 공동 3위에 자리했다.
한국의 순위 상승은 상장기업과 투자자 부문의 평가 개선이 이끌었다. 상장기업 부문 점수가 2023년 대비 10.7%포인트 상승했고, 투자자(7.9%포인트)와 정부(6.9%포인트) 부문도 나란히 개선됐다.
금융위원회와 법무부는 이날 공동 보도참고자료를 내고 상법 개정과 주주총회 의결권 행사 결과 당일 공개 등 정부의 제도개선 성과가 긍정적으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러한 제도 변화가 상장기업의 실질적인 주주환원 확대로 이어진 점이 평가 개선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했다.
실제 올해 1~9월 국내 상장기업의 자기주식 소각 규모는 90조9천억원에 달했다. 지난해 연간 소각 규모(21조4천억원)의 약 4.2배에 해당한다. 금융위는 지난 3월 자기주식 소각을 의무화한 3차 상법 개정 등이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배당 규모도 증가세다. 국내 상장기업의 배당금(중간·분기·결산 합산)은 2023년 37조4천억원에서 2024년 41조원, 지난해 56조원으로 늘었다.
정부도 ACGA 측과 지속적으로 소통해 왔다. 금융위와 법무부 등 정부기관과 유관기관은 2025년 3월부터 올해 9월까지 ACGA 측과 네 차례 만나 상법 개정과 주주권익 보호 등 지배구조 개선 성과를 설명하고 추가 제도개선 의지를 전달했다.
ACGA는 앞서 지난 6월 9일 한국 정부와 국회에 공개 감사서한을 보내 자본시장 개혁 성과를 높이 평가한 바 있다. 당시 이사의 주주 충실의무 명확화, 독립이사 제도 도입, 감사위원 선임 절차 개선 등을 의미 있는 진전으로 꼽았다.
특히 ACGA가 지난해 3월 제안했던 주주총회 의결권 행사 결과의 당일 공시를 금융위원회가 제도화해 올해 정기주주총회부터 시행한 점도 주요 성과로 평가했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당시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에 ACGA의 서한을 소개하며 "매우 이례적인 것으로 현 정부 출범 1주년을 맞아 뜻깊은 서한을 받아 보람 있고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 위원장은 앞으로도 해외 기관투자자들의 의견을 적극 청취하고 한국 자본시장이 글로벌 베스트 시장으로 도약하도록 노력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한편 이번 조사에 새롭게 도입된 기업가치 제고(밸류업) 프로그램 평가에서도 한국은 3.5점을 획득해 일본(4.0점)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평가를 받았다. 대만(3.0점), 싱가포르(2.5점), 중국(2.5점)을 앞서는 수치다.
ACGA는 한국의 자사주 매입과 소각이 활발하게 이뤄졌다고 진단하면서도 밸류업 성과가 소수의 초대형 기업에 집중된 점은 한계로 지적했다.
금융위는 이번 평가 결과에 안주하지 않고 주주권익 보호를 위한 법령 개선과 기업가치 제고 프로그램, ESG 공시 제도화 등을 지속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ACGA의 한국 기업지배구조 상세보고서는 오는 12월 별도로 발표될 예정이다.
ACGA는 아시아 주요 시장의 기업지배구조 제도와 관행을 비교·평가하는 국제 비영리단체다. 블랙록과 뱅가드, 국민연금 등 운용자산 합계 40조달러에 달하는 105개 기관이 회원사로 참여하고 있다.
Asian Corporate Governance Association (ACGA)
kslee2@yna.co.kr
이규선
kslee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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