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지연 기자 = 미국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압승하면서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건설에 대한 규제가 강화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월가에서는 이러한 규제가 AI 투자 거품을 완화해 장기적으로 산업 성장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4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월가 전문가들은 민주당의 데이터센터 건설 규제가 AI 산업의 과도한 설비투자를 완화하고, 기술주에 형성된 거품을 점진적으로 축소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미국 회계·컨설팅업체 RSM의 조 브루수엘라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AI 투자는 보다 지속 가능한 속도로 둔화할 필요가 있다"며 "이는 AI 투자 자체에도 이익이 된다"고 말했다.
그는 "모든 거품에는 잘못된 투자와 부정행위, 실패가 존재한다"며 "이번 호황도 붕괴를 경험하겠지만, 거품을 서서히 축소하는 것이 더 광범위하고 지속 가능한 AI 투자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의 아디티야 바베 미국 경제 리서치 책임자도 데이터센터 건설 속도가 둔화하는 것이 반드시 악재는 아니라고 평가했다.
그는 지난해 초부터 AI 관련 설비투자가 물가 상승을 반영해 실질 기준으로 연율 26% 증가했다며 "이처럼 초기에 집중된 설비투자는 과잉투자의 특징으로, 향후 경기 경착륙 위험을 높인다"고 지적했다.
이어 "투자 확대 속도에 약간의 제동을 거는 것이 중기적으로 시장과 경제에 도움이 될 수 있다"면서도 아직 판단을 내리기는 이르다고 덧붙였다.
실제 이날 뉴욕증시에서는 AI 관련 기업들의 주가가 엇갈렸다.
대규모 데이터센터 투자를 진행하는 메타와 구글,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등 빅테크 기업들의 주가는 간밤 모두 상승했다.
데이터센터 건설 속도가 둔화하면 막대한 설비투자 부담이 줄어들면서 이들 기업의 재무상태와 현금흐름이 개선될 수 있다는 기대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의 직접적인 수혜를 받는 전력 관련 기업들은 약세를 보였다. GE버노바는 약 10%, 콘스텔레이션에너지는 6% 넘게 하락했다.
AI 전문 클라우드 업체인 네오클라우드 기업들도 큰 폭으로 하락했다. 코어위브는 약 9%, 네비우스는 6%, 아이렌은 11% 이상 내렸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는 지난달 AI 관련 매출 부족으로 2030년 말까지 네오클라우드 기업의 80%가 폐업하거나 다른 기업에 인수되는 등 독자적인 사업 운영을 중단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AI 산업의 막대한 자금조달 수요도 부담 요인으로 지목됐다.
에버코어ISI에 따르면 대형 클라우드 사업자와 장비 공급업체, AI 알고리즘 개발기업들은 최근 2주간 수천억달러 규모의 자금조달을 추진했다.
에버코어ISI의 줄리언 이매뉴얼 전략가는 "AI 기업들의 채권 발행에 투자자 수요가 몰리는 등 자본이 여전히 공급되고 있음을 보여주지만, 차입비용 상승과 주식 가치 희석 우려, 구조화금융 의존도가 AI 관련 기업들에 부담을 주고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정치권의 규제가 데이터센터 건설을 전면적으로 막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워싱턴어낼리시스의 롭 레인스 애널리스트는 공화당과 민주당 소속 주지사들이 다른 정책적 양보를 받는 조건으로 일부 데이터센터 건설을 허용하는 타협안을 마련하기 시작했다며 이러한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jykim@yna.co.kr
김지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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