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유수진 윤슬기 기자 = 홍콩 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불완전판매 과징금이 확정되면서 KB국민·신한·하나·SC제일은행에서 약 2천761억원의 충당부채가 환입될 것으로 예상된다.
제재에 대비해 미리 비용으로 반영한 금액이 최종 과징금을 웃돌면서 차액을 되돌리는 것으로, 환입 규모가 가장 큰 국민은행을 중심으로 연말 실적과 은행 간 순익 경쟁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4개 은행 2천761억원 환입 예상…국민은행이 68%
5일 금융권에 따르면 홍콩 ELS 과징금 확정에 따른 충당부채 환입 예상액은 국민은행 1천890억원, 하나은행 339억원, 신한은행 303억원, SC제일은행 229억원 등 총 2천761억원으로 집계됐다.
금융위원회가 전날 확정한 과징금이 은행들이 제재에 대비해 쌓아둔 충당부채를 밑돌면서 차액을 환입할 수 있게 됐다. 앞서 비용으로 반영한 금액 일부를 되돌리는 것으로, 환입액만큼 세전이익이 늘어나는 효과가 있다.
금융위가 의결한 은행권 전체 과징금은 3천619억6천만원이다. 국민은행에 1천723억3천400만원, 하나은행에 924억7천500만원, 신한은행에 387억4천500만원, SC제일은행에 179억원이 각각 부과됐다.
환입 규모는 최종 과징금뿐 아니라 은행별로 남아 있는 충당부채에 따라 차이가 났다. 앞서 제재 예상액을 얼마나 적립했는지, 심의 과정에서 일부를 먼저 환입했는지가 이번에 되돌릴 금액을 결정한 것이다.
국민은행은 충당부채 잔액이 3천613억원으로, 최종 과징금의 두 배를 웃돈다. 이에 따라 과징금 부담이 가장 큰 동시에 환입 예상액도 가장 많아 네 은행 전체의 약 68%를 차지했다.
하나은행은 충당부채 잔액 1천263억원에서 최종 과징금을 제외한 약 339억원을 환입할 것으로 예상한다. 신한은행은 앞서 일부 환입을 거친 뒤 남은 충당부채가 690억원으로, 추가 환입 예상액은 약 303억원이다.
SC제일은행 역시 올해 상반기 대규모 환입을 먼저 반영했다. 지난해 적립한 1천510억원 가운데 1천102억원을 환입해 잔액은 408억원으로 줄었고, 이번에 과징금이 179억원으로 확정되면서 229억원을 추가로 되돌릴 전망이다.
같은 과징금 확정에 따른 환입이라도 은행별 실적에 반영되는 양상은 달라진 셈이다.
신한은행과 SC제일은행은 비용 감소 효과 상당 부분을 앞선 분기에 반영한 반면, 국민은행은 이번 확정 이후 대규모 환입을 예상하고 있다.
◇1천900억 환입하는 국민銀, '리딩뱅크' 타이틀 되찾나
은행권이 회계에 반영할 ELS 충당부채 환입은 올 4분기, 나아가 올해 연간 실적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특히 국민은행과 신한은행의 '리딩뱅크' 경쟁을 좌우할 핵심 변수로 떠올랐다.
신한은행의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3조6천837억원으로, 국민은행(3조5천763억원)을 1천74억원 앞선다. 신한은행은 올해 3개 분기 내내 리딩뱅크 타이틀을 지켜왔다.
하지만 홍콩 ELS 과징금 규모가 확정되며 4분기는 장담할 수 없게 됐다. 환입이 예상되는 충당부채가 국민은행(1천890억원)이 신한은행(303억원)보다 1천600억원 가까이 많기 때문이다.
환입 예상액을 3분기 누적 순익에 단순 합산하면 국민은행(3조7천653억원), 신한은행(3조7천140억원)으로 국민은행이 우위에 서게 된다. 이는 회계상 추산한 숫자로, 최종 순위는 4분기 영업활동 결과 등이 종합적으로 반영돼 확정된다.
당국이 국민은행에 부과한 ELS 과징금은 1천723억원으로 신한은행(387억원)의 4배를 상회한다. 은행권 전체 과징금(3천620억원)의 절반이 국민은행 몫이다.
국민은행은 ELS 판매 규모가 가장 컸던 점 등을 고려해 미리 대규모 충당금을 쌓아 이러한 상황에 대비해왔다. 실적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다. 지난해(2천633억원)에 이어 올 1분기에도 980억원의 충당부채를 추가 적립했다.
반면 신한은행은 지난해 적립한 충당부채 1천527억원 중 837억원을 올 2분기에 환입했다. 당국이 수차례에 걸쳐 과징금 규모를 줄여온 만큼 이에 맞춰 충당금을 조절한 것이다. 해당 환입금은 신한은행이 국민은행과 실적 격차를 벌리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하나은행도 339억원의 충당부채를 환입할 예정이지만 국민은행과의 누적 순익 격차가 2천600억원에 달해 순위 변동으로 이어지진 않을 전망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당국이 지속적으로 과징금 규모를 줄여주겠다는 태도를 취하며 일부 은행이 충당금을 사전 환입하는 등 은행별 대응방식에 차이가 있었다"며 "충당금이 올해 은행권 실적에 커다란 변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sgyoon@yna.co.kr
윤슬기
sg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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