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뱅크 "증권업 진출 계획"…그룹 내 중복사업 불가피
(서울=연합인포맥스) 박경은 한상민 기자 = 카카오뱅크가 증권업 진출 계획은 공개적으로 밝히면서 카카오 금융 계열사들의 분리 상장 후 영토 확장 전략이 시험대에 올랐다.
카카오페이가 이미 증권 자회사를 보유한 상황에서 카카오뱅크까지 증권사를 인수할 경우 자칫 '집안싸움'으로 비칠 수 있어서다.
양사 모두 상장 후 독자적인 성장성을 증명해야 하는 두 회사이기에 사업 영역을 넓힐수록 서로를 갉아먹어야 하는 딜레마가 드러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카카오뱅크는 전일 실적발표 후 컨퍼런스콜에서 중장기적 관점에서 증권업과 신용카드업에 대한 인수·합병(M&A)을 추진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지난 6월 마스턴캐피탈을 인수하며 인터넷전문은행 중 처음으로 M&A 전략을 활용한 데 이어, 신규 사업 영역 진출을 위해 딜을 이어갈 수 있다는 의지를 내건 셈이다.
물론 대주주 적격성 문제가 변수로 남아 있지만, 포트폴리오 다양화 차원에서 지속해서 새로운 수익원을 창출해 내겠다는 계획이다.
문제는 카카오X 산하에 함께 포함되어 있는 카카오페이와의 영역 중복을 피하기 어려워진다는 점이다. 그럼에도 카카오뱅크가 진출 의지를 공개 언급한 것은 그룹 계열사가 이미 진출한 분야도 성장의 선택지에서 배제하지 않겠다는 신호로 읽힌다.
카카오뱅크가 증권업에 직접 진출할 경우, 카카오페이증권과의 기존 협업 관계도 재설정해야 한다. 카카오뱅크는 카카오페이증권과 함께 앱에서 국내외 투자 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주식홈'을 운영 중이다.
제휴사로 연결하던 투자 수요를 자체 증권사로 유도할 유인이 생기면서, 고객 확보와 수익 배분을 둘러싼 이해관계가 달라진다.
이 같은 사업 확장 구상은 밸류업 계획을 통해 밝힌 수익성 목표와 맞닿아있다. 카카오뱅크는 2030년까지 자기자본이익률(ROE) 15% 달성을 목표로 제시하면서, 이를 위한 방법의 하나로 M&A를 통한 비은행 포트폴리오 확대를 언급하기도 했다.
한 애널리스트는 "카카오뱅크가 진출할 수 있는 영역이 한정돼 있다는 시각에 선을 그은 것으로 보인다"며 "특정 업종은 안 된다고 미리 제외하기보다 사업 영역을 모두 열어두고 있다는 취지일 것"이라고 해석했다.
업계에서는 두 회사가 별도 상장을 택했을 때부터 이러한 긴장 관계가 내재해 있었다는 시각도 나온다. 같은 카카오 계열이지만 서로 다른 주주를 두고 독자적인 기업가치를 인정받아야 하는 만큼, 그룹 차원의 역할 분담만을 이유로 성장에 필요한 사업 기회를 포기하기는 어렵다는 분석이다.
카카오뱅크의 2대 주주인 한국투자증권은 모회사인 카카오와 단 1주 차이를 두고 있을 뿐이며, 카카오페이의 2대 주주는 알리페이싱가포르홀딩스로 상반기 말 기준 27.04%의 지분을 보유 중이다.
한 IB업계 관계자는 "지분 구조상 카카오뱅크는 한국투자증권과, 카카오페이는 알리페이와 연결되어 있어 그룹사로 완벽하게 얼라인되기 힘들다"며 "각 사의 전략과 이해관계 차이가 드러난 상징적인 사건이 IPO 시점 문제였다면, 향후 성장 과정에서도 경쟁을 피할 수 없다는 걸 보여준 발언"이라고 봤다.
각자 확보한 고객을 바탕으로 금융서비스를 넓혀야 하는 성장 단계에 접어들었다는 점도 이러한 흐름을 뒷받침한다.
여신과 결제를 중심으로 기반을 넓혀온 두 회사가 기존 고객에게 투자 등 추가 금융상품을 판매해 수익성을 높이려 할수록, 사업영역의 중복은 피하기 어려운 수순이라는 것이다.
앞선 관계자는 "과거 상장 과정에서도 은행업에 프리미엄을 붙인 밸류에이션을 인정받기 위해서는 확장 가능성을 어필해야 했고, 향후 금융상품 라인업을 여신 밖으로 넓혀야 한다는 구상은 있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카카오뱅크는 다각도로 M&A를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기존 사업 경쟁력과 시너지를 확대할 수 있는 분야에서 전략적 지분투자나 M&A를 진행하는 방향을 면밀히 검토하고 있다"며, "신사업 진출을 통해 미래 성장 동력을 발굴하는 동시에 중장기적으로 ROE를 증대해나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출처 : 카카오뱅크]
ge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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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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