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금리 모범규준 후속 조치…협의체 정비 '속도'
(서울=연합인포맥스) 박경은 기자 = 은행권이 대출 가산금리를 자주 바꾸거나 큰 폭으로 조정할 때 임원급 심의를 거치도록 내부 절차를 정비했다.
일정 요건에 해당하는 금리 조정은 대출 담당 임원과 리스크 임원 등이 참여하는 협의체에서 합리성과 타당성을 따지도록 해 금리 결정 과정의 책임성을 높이려는 취지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이달 1일부터 그룹장 주관 금리협의체를 가동하고 있다.
기존 부서장 중심의 가산금리협의체에서 임원이 참여하는 강화된 심의체계를 마련한 것이다.
NH농협은행도 이달부터 가산금리 조정에 대한 심의 절차를 격상해 시행 중이다. KB국민은행도 이를 위한 내규 정비를 마쳤다. 하나은행도 조만간 관련 작업을 마무리한다.
이러한 움직임은 지난 6월 발표된 대출금리 모범규준에 따른 후속 조치다. 가산금리 변경에 대한 사전 공시와 함께, 빈번하거나 변동 폭이 큰 조정에 대해서는 은행 내 심의 수준을 높이는 것이 골자다.
대출 가산금리 조정절차 강화 관련 시행방안은 최근 30일 내 동일한 대출상품이나 상품군의 가산금리 조정이 세 차례 이상 승인되는 경우를 강화된 심의 대상으로 제시했다.
금리 변경 폭이 큰 경우도 해당한다. 일반적인 차주에게 적용되는 가산금리 또는 가산금리 감면 변동 폭이 해당 상품이나 상품군의 두 달 전 평균 취급금리의 10% 이상인 경우다.
예컨대 평균 취급금리가 연 5%인 상품이라면 가산금리 변동 폭이 0.5%포인트(P) 이상일 때 강화된 심의 대상이 되는 식이다. 우대금리를 줄여 차주에게 적용되는 금리가 높아지는 경우도 판단 대상에 포함된다.
심의 대상은 가계대출뿐 아니라 기업대출도 포함한다. 다만 대출의 기준금리 변동에 따라 금리가 바뀌는 경우는 제외된다.
심의는 대출금리 담당 임원과 리스크관리 담당 임원 등 업무 관련성이 있는 복수의 임원으로 구성된 내부 심사위원회가 맡는다.
다만 모든 금리 조정 건이 일률적으로 임원급 심의에 올라가는 것은 아니다.
가산금리 인하 효과가 있는 조정은 심사 권한을 소위원회에 위임할 수 있고, 미리 정해진 산식과 주기에 따라 시스템에서 산출된 가산금리를 그대로 반영하는 조정 등에도 예외가 적용된다.
매월 상품별 기준을 다시 계산하는 부담 등을 고려해 대표금리를 토대로 일정한 변동 폭 기준을 정한 뒤 분기나 반기 단위로 적용하는 방식도 가능하다.
가산금리 변경에 대한 사전 공시 절차도 함께 마련했다.
공시 대상으로 선정한 대출상품의 가산금리 변동 폭이 두 달 전 평균 취급금리의 5% 이상인 경우에는 원칙적으로 변경 적용일의 최소 2영업일 전 홈페이지 등을 통해 알려야 한다.
평균 취급금리가 연 5%라면 가산금리가 0.25%P 이상 변동할 때 공시하는 방식이다.
이번 조치가 최근 국정감사에서 재차 불거진 은행권의 '깜깜이 금리' 논란을 완화할 수 있을지도 관심이다. 가산금리 조정에 대한 임원급 심의와 사전 공시가 실제 시행되면서 금리 결정의 책임성과 소비자의 예측 가능성을 높일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지난달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는 은행법 개정 이후에도 일부 은행이 가산금리를 올리거나 우대금리를 축소해 금리 인하 효과를 상쇄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정치권에서는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금리 결정 과정 자체의 투명성을 높여야 한다는 주문도 제기했다.
금리 변경 사실을 미리 알리는 데 그치지 않고, 은행이 어떤 근거로 금리를 조정했는지 소비자가 비교·판단할 수 있도록 정보를 공개해야 한다는 취지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은 이에 대해 "공시하는 방안도 포함해서 네이밍 앤 쉐이밍(Naming and Shaming) 형태로 소비자의 합리적인 선택권을 강화하려는 방향으로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출처 : 연합뉴스 자료사진]
gepark@yna.co.kr
박경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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