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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치어증권 품는 토스…진입장벽 높은 일본 택한 이유는

26.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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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쿠텐증권 부서장 출신 일본 법인 CEO 선임…무무증권 인력도 합류

공모펀드 중심 日 시장, ETF는 아직 성장 초기…"모바일 거래 수요 커질 여지"

토스뱅크

[토스뱅크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인포맥스) 전병훈 기자 = 토스가 일본 치어증권 인수에 나서면서 토스증권이 국내에서 쌓은 모바일 투자 플랫폼 경쟁력이 일본에서도 통할지 관심이 쏠린다.

일본은 기존 증권사에 대한 고객 충성도가 높아 토스증권의 시장 안착이 쉽지 않다는 관측이 나오지만, 상장지수펀드(ETF) 투자 확대가 새로운 고객을 확보할 기회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토스는 지난달 30일 일본 도카이도쿄파이낸셜그룹 산하 치어증권을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해외 사업 법인인 토스글로벌이 지분 전액을 인수하는 방식으로, 인수 금액은 약 40억엔(약 340억원)으로 추산된다.

업계에서는 이번 인수가 현지 증권업 라이선스를 확보해 일본 사업의 기반을 마련하려는 성격이 강한 것으로 보고 있다.

치어증권은 일본 중견 금융그룹인 도카이도쿄가 2019년 설립한 모바일 거래 특화 증권사로, 주식과 ETF에 100엔 단위로 투자하는 소액 투자 서비스와 토큰증권(ST) 거래 등을 지원한다.

토스증권은 그동안 현지 증권업 라이선스 확보에 앞서 경제 학습 서비스로 잠재 고객과 접점을 넓혀왔다. 지난해 12월 설립한 100% 자회사 TS인포메이션앤드테크놀로지재팬을 통해 운영하는 '마나마네(manamane)'가 대표적이다.

현지 사업을 이끌 인력 확보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SBI증권과 함께 일본의 대표 온라인 증권사로 꼽히는 라쿠텐증권 부서장 출신을 일본 법인 수장으로 영입한 데 이어 무무증권 출신 인력도 합류한 것으로 파악된다.

토스증권의 일본 법인 최고경영자(CEO)인 아라이 가오루는 라쿠텐증권에서 일본 개인투자자를 대상으로 해외 주식과 ETF 등을 제공하는 업무를 맡은 인물이다.

◇ 일본 시장 진출보다 어려운 안착…고객 확보·금융당국 감독이 변수

업계에서는 치어증권 인수 금액이 금융사의 해외 인수·합병(M&A)으로는 비교적 크지 않은 만큼, 토스가 큰 부담 없이 현지 기반을 확보하고 일본 사업의 가능성을 살피려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일본 증권업계에 정통한 관계자는 "수백억원이 작은 돈은 아니지만 해외 증권사를 인수하는 데 막대한 비용을 쓴 것은 아니다"라며 "우선 현지에 들어가 시장성을 살펴보려는 성격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관건은 인수 이후 현지 시장에 안착할 수 있느냐다.

일본 투자자는 익숙한 금융회사와 거래를 이어가려는 성향이 강해, 자금력을 앞세운 마케팅만으로 단기간에 고객을 확보하기는 어렵다는 게 현지 업계의 평가다.

일본 시장에 먼저 진출한 중국계 무무증권이 대표적인 사례다. 푸투홀딩스 계열인 무무증권은 2022년 히비키증권을 인수해 일본 시장에 들어왔다. 이후 도쿄 오모테산도에 체험형 매장을 열고 대형 행사와 투자 세미나 등을 개최하며 고객 확보에 공을 들여왔다.

하지만 앞선 관계자는 "무무증권이 행사와 오프라인 매장 등 마케팅에 상당한 돈을 쓰고 있지만 SBI나 라쿠텐 고객을 데려오는 데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기존에 쓰던 증권사를 좀처럼 바꾸지 않는 일본 투자자들의 성향이 강해 돈만 쓴다고 쉽게 자리 잡을 수 있는 시장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한국인이 창업한 우드스탁처럼 일본 시장에 도전하는 업체들도 있다"며 "이미 증권사가 많은 시장에서 후발 주자가 고객 기반을 쌓으려면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현지 사업을 확대하는 과정에서는 일본 금융당국의 엄격한 감독도 변수다.

무무증권은 비과세 투자계좌인 NISA의 투자 대상이 아닌 일부 상품을 대상 상품으로 잘못 안내·판매한 사실이 적발돼, 올해 6월부터 3개월간 신규 계좌 개설 권유와 접수 업무가 정지된 바 있다.

◇ETF 성장에 주목…새로운 투자 수요가 기회

이런 진입 장벽에도 업계가 일본 시장의 가능성에 주목하는 이유는 투자 방식이 달라질 여지가 있기 때문이다.

일반 공모펀드 중심의 투자 수요가 주식처럼 사고파는 ETF로 넓어지면, 모바일 거래에 강점을 가진 후발 주자에게도 고객 확보 기회가 생길 수 있다는 것이다.

또 다른 증권업계 관계자는 "일본은 한국과 달리 일반 공모펀드 투자가 활발하고 ETF는 상대적으로 덜 활성화돼 있지만, 점차 커지고 있다"며 "ETF 투자가 늘면 모바일로 직접 상품을 고르고 사고파는 수요도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일본 ETF 시장은 외형만 보면 이미 규모가 크지만, 개인투자자의 참여는 아직 제한적이다. JP모건이 지난해 3월 발간한 '글로벌 액티브 ETF 시장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2024년 6월 기준 일본 ETF 운용자산은 5천600억달러에 달했으나, 이 가운데 80% 이상을 일본은행이 보유하고 있다.

도쿄증권거래소 등이 작년에 실시한 ETF 수익자 조사에서도 개인의 참여 비중은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 내 설정된 ETF·ETN 352종목의 순자산 약 93조8천억엔 가운데 '개인·기타' 보유액은 약 2조4천445억엔으로, 전체의 2.6%에 그쳤다.

다만 같은 조사에서 '개인·기타'의 보유액은 전년보다 14% 늘어 전체 시장 증가율인 약 6%를 웃돌았다. 아직 개인의 보유 비중은 작지만 ETF에 대한 투자 저변이 넓어지고 있어, 그 과정에서 신규 고객을 확보할 여지가 있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일본 정부의 투자 장려 정책도 이런 기대를 뒷받침한다. 일본은 2024년 신NISA를 도입하면서 비과세 투자 한도를 늘리고 보유 기간 제한을 없앴다.

이를 계기로 투자를 시작한 사람들이 ETF로도 관심을 넓힌다면, 토스가 공략할 수 있는 고객층도 두터워질 수 있다.

앞선 관계자는 "SBI나 라쿠텐은 고객 기반이 탄탄하지만 앱의 화면 구성과 사용 편의성에서는 토스가 차별화할 여지가 있다"며 "토스도 국내에서 쌓은 플랫폼 경쟁력을 일본에서 발휘할 수 있다고 판단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일본은 인구가 많고 투자할 수 있는 자금도 풍부하다"며 "기존 증권사 고객을 데려오기는 어렵더라도 ETF 투자 확대와 함께 시장의 파이가 커지는 과정에서 기회를 찾으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bhjeon@yna.co.kr

전병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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