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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주주환원 유보에 증여세 논란…이사회 독립성 시험대

26.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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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조~75조원 환원 결정 내년 1월로…이해상충 점검 요구 나와

(서울=연합인포맥스) 윤영숙 기자 = 삼성전자[005930]의 주주환원 정책을 둘러싼 논란이 이사회 의사결정의 적정성 문제로 확대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역대 최대 실적에도 55조~75조원에 달하는 잔여 주주환원 재원의 활용 방안을 내년 1월 말로 미루면서 주주들의 불만이 이어지는 가운데, 일부 주주가 결정 과정에 대한 독립적인 검토를 요구하고 나섰다.

특히 주주환원 결정 시점이 이재용 회장의 주식 증여에 따른 증여세 평가 기간과 겹친다는 점에서 잠재적 이해상충 가능성이 적절히 검토됐는지도 확인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삼성전자 서초 사옥

[출처: 연합뉴스 자료사진]

◇ 역대급 실적에도 주주환원은 1월로…시장 실망 누적

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라이프자산운용은 전날 삼성전자 이사회 특별위원회와 삼성 준법감시위원회에 주주환원 결정 유보의 경제적 합리성과 잠재적 이해상충 여부를 독립적으로 검토해달라는 주주서한을 보냈다.

삼성전자는 지난 8월 올해 전체 주주환원 규모를 90조~110조원으로 제시하면서도 잔여 재원의 구체적인 활용 방안은 내년 1월 말 이사회에서 확정하겠다고 밝혔다.

지난달 3분기 실적 발표에서도 이 같은 방침을 유지했다.

삼성전자는 3분기 매출 195조3천억원, 영업이익 107조4천억원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같은 날 보통주와 우선주에 주당 4천601원, 총 30조원 규모의 현금배당을 결정했지만, 잔여 주주환원 재원 55조~75조원의 구체적인 집행 방안은 공개하지 않았다.

자사주 매입·소각과 우선주 매입 확대 등을 검토하겠다는 입장만 재확인했다.

시장의 반응은 냉담했다.

삼성전자 주가는 3분기 실적 발표 당일 하락한 데 이어 다음 날에도 약세를 보였다. 역대급 실적에도 주가가 부진했던 배경 중 하나로 구체성이 부족한 주주환원 정책이 지목됐다.

IBK투자증권도 지난달 30일 보고서에서 삼성전자의 주주환원 정책이 시장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서 경쟁사 대비 투자 매력이 낮아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라이프자산운용은 앞서 9월에도 삼성전자 이사회에 잔여 주주환원 재원의 배분을 앞당겨 연내 자사주 매입·소각을 시행할 것을 제안한 바 있다.

주가가 저평가된 시기에 자사주를 매입하면 같은 금액으로 더 많은 주식을 소각할 수 있어 주주가치 제고 효과가 커질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주주환원은 규모뿐 아니라 집행 시기와 방식도 중요하다는 얘기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홍라희 리움미술관 명예관장

[출처: 연합뉴스 자료사진]

◇ 증여세 평가 기간과 결정 시점 겹쳐…독립적 검토 요구

이번 주주서한에는 이재용 회장의 삼성전자 주식 증여와 관련한 잠재적 이해상충 여부를 점검해달라는 내용도 담겼다.

홍라희 리움미술관 명예관장은 오는 12일 이 회장에게 삼성전자 보통주 1천115만8천주를 증여할 예정이다.

상장주식 증여세는 증여일 전후 각 2개월의 평균 주가를 기준으로 산정된다. 이번 증여세 평가 기간은 지난 9월 12일부터 내년 1월 12일까지다.

삼성전자가 잔여 주주환원 방안을 확정하기로 한 내년 1월 말은 증여세 평가 기간이 끝난 이후다.

다만 삼성전자가 잔여 주주환원 결정을 내년 1월로 미루겠다는 방침을 처음 밝힌 것은 지난 8월 21일이다. 이 회장의 주식 증여 사실이 공개된 10월 13일보다 앞선다.

따라서 주주환원 결정 일정이 증여세 부담을 고려해 정해졌다고 볼 수는 없다.

라이프자산운용 역시 이러한 선후관계를 인정하며 주주환원 결정 시기와 증여세 평가 기간 사이의 관련성을 단정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다만 증여 사실이 공개된 이후인 지난달 이사회에서도 기존 일정을 유지한 만큼, 이사회가 관련 사정을 충분히 인지하고 잠재적 이해상충 요소를 적절히 검토했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미 예고된 일정이지만, 주주들이 자사주 매입·소각과 우선주 매입 확대 등 조기 주주환원을 요구한 시기가 증여세 평가 기간과 겹쳤다는 점에서다.

이에 따라 라이프자산운용은 삼성전자 이사회 특별위원회에 조기 주주환원과 내년 1월 결정 유보에 따른 편익과 비용을 비교했는지, 연내 자사주 매입·소각과 우선주 매입 확대 방안을 검토했는지 등을 점검해달라고 요청했다.

삼성 준법감시위원회에도 최고경영진의 개인적 이해관계와 관련한 잠재적 이해상충 요소가 주주환원 의사결정 과정에서 적절히 식별되고 관리됐는지 확인해달라고 요구했다.

삼성전자 이사회 특별위원회는 지난 4월 독립이사 5명 전원으로 구성된 기구다. 전체 주주의 이익과 공평한 대우가 중요한 사안에서 의사결정의 정당성과 절차적 적정성 등을 검토하는 역할을 맡는다.

강대권 라이프자산운용 공동대표는 "주주환원은 규모뿐 아니라 시기와 방식에 따라 주주가 얻는 효과가 달라진다"며 "최종 금액이 확정되기 전에도 조기 집행할 수 있는 부분이 있는지 검토하고, 내년 1월까지 결정을 유보하는 판단의 근거를 전체 주주의 이익 관점에서 설명해달라는 요청"이라고 말했다.

이번 논란은 삼성전자가 주주환원 재원을 언제, 어떤 방식으로 집행할 것인지뿐 아니라 그 결정의 근거를 주주들에게 얼마나 충분히 설명할 수 있는지에 대한 문제로 이어지고 있다.

향후 이사회 특별위원회 등의 검토 여부와 삼성전자의 설명이 주주들의 신뢰를 회복하는 데 주요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삼성전자는 이번 사안에 대한 입장을 묻는 질의에 응하지 않았다.

ysyoon@yna.co.kr

윤영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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