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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간선거] 대의보단 '삶의 질'…中 전문가들이 본 공화당 패인

26.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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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인포맥스) 김경림 기자 = 미국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상·하원을 모두 장악하면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의 선거 패인을 둘러싼 분석이 나오고 있다.

중국과의 인공지능(AI) 패권 경쟁과 미국의 기술 주도권 확보라는 국가적 대의보다 유권자들의 전기요금과 생활환경 등 일상적인 문제가 선거에서 더 큰 영향력을 발휘했다는 진단이다.

특히 AI 데이터센터 확충을 둘러싼 지역사회의 반발은 트럼프 행정부의 산업 육성 전략과 유권자들의 이해관계가 충돌한 사례로 꼽힌다.

5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 전문가들은 이번 선거에서 중국과의 기술 경쟁을 내세운 공화당의 설득 전략이 유권자들에게 충분한 호소력을 발휘하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브루킹스연구소 존 L. 손턴 중국센터의 카일 챈 연구원은 "중국과의 AI 경쟁에서 승리하려면 더 많은 데이터센터를 건설해야 한다는 주장이 과거만큼 호소력을 갖지 못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아시아소사이어티 정책연구소의 리지 리 연구원도 "기술 및 산업 투자에 대한 정당성을 중국을 내세워 설명하는 방식이 점점 효과를 잃고 있다는 것이 이번 선거의 교훈"이라고 분석했다.

트럼프 행정부와 공화당은 중국과의 기술 경쟁을 명분으로 미국 전역에서 AI 인프라 확충을 추진해 왔다. AI 데이터센터를 늘려야 미국의 기술 주도권을 유지하고 중국에 앞설 수 있다는 논리였다.

그러나 유권자들은 국가 간 기술 패권 경쟁보다 급등하는 전기요금과 수자원 사용, 지역사회 생활환경 악화 등 직접적인 문제에 더 민감하게 반응했다.

실제로 이번 선거에서는 AI와 데이터센터의 무분별한 확장에 반대하는 민주당 후보들이 주요 선거에서 승리했다. 텍사스와 오하이오주 상원의원 선거를 비롯해 텍사스·조지아·오하이오 주지사 선거에서도 민주당 후보들이 승기를 잡았다.

미국 전역 수십 개 타운십에서는 신규 데이터센터 건설을 금지하거나 제한하는 주민투표 안건도 통과됐다.

미중관계연구소의 수라브 굽타 선임연구원은 "유권자들에게 중국과의 AI 경쟁은 이번 선거에서 사실상 고려 대상이 아니었다"고 말했다.

AI 데이터센터가 지역사회에 미치는 영향은 주민들의 구체적인 생활 문제로 나타나고 있다.

세계에서 인구 대비 데이터센터가 가장 많은 지역으로 꼽히는 버지니아주 북부 라우던 카운티에서는 주민들이 데이터센터의 가스터빈과 디젤 배기가스, 산업 소음 등에 노출되고 있다.

이 지역 주민인 제시카 메데이로스는 "데이터센터 옆에 살면서 파워포인트 슬라이드에 그려진 발전과 실제 뒷마당에서 경험하는 발전은 상당히 다르다는 사실을 깨달았다"며 "성장도 중요하지만 그 영향을 감당하며 살아가는 주민들의 목소리에도 귀를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주민들의 반발이 기술 발전 자체에 대한 거부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는 분석도 나온다. AI와 인터넷을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만큼 데이터센터의 필요성은 인정하지만, 그 비용과 부작용을 지역사회에 일방적으로 전가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DGA-앨브라이트 스톤브리지 그룹의 폴 트리올로 파트너는 "일자리 감소와 AI 안전 문제, AI 데이터센터가 한꺼번에 부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하면서 현재 AI 경쟁이라는 구호는 유권자들에게 큰 호소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선거 결과는 향후 미국의 AI 산업 정책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하원 민주당 AI위원회 공동의장인 테드 리우 의원은 민주당이 새 회기에서 AI 관련 공청회를 열고 데이터센터 건설과 AI 산업 전반에 대한 규제 입법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데이터센터 건설 규제 법안이 실제로 통과되려면 공화당의 협조가 필요하다. 전문가들은 데이터센터 확충에 대한 전국 단위 규제보다 AI 모델의 개발과 출시, 안전성에 대한 감독 문제가 새 의회에서 더 큰 비중을 차지할 것으로 보고 있다.

트리올로 파트너는 "새 의회에서는 AI 모델을 어떻게 개발하고 출시할지, 정부가 어떤 역할을 맡아 감독할지에 대한 논의가 중요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출처: 연합뉴스 사진 제공]

klkim@yna.co.kr

김경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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