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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이모저모] 하루만에 현실화된 최태원의 우려

26.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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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계속 발전할 수밖에 없지만 받쳐줄 매크로 이코노미 문제"

"롤러코스터 계속될 수밖에 없다…적당한 포트폴리오로 움직여야"

(서울=연합인포맥스) ○…SK하이닉스[000660]의 주가가 9.6% 급락한 5일, 서울대에서 강연에 나선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AI가 계속 갈 수 있느냐의 문제가 최근 가장 큰 관심사"라고 말했다.

최 회장의 우려는 몇 시간도 지나지 않아 현실화됐다.

간밤 뉴욕 시장에서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12.25% 폭락하며 10,000선을 내줬고, SK하이닉스의 미국 주식예탁증서(ADR)는 13.40% 빠졌다.

엔비디아와 마이크로소프트 등 미국 주요 빅테크 7개 기업을 일컫는 '매그니피센트7'(M7)의 시가총액은 1조달러(약 1천356조원) 넘게 증발했다.

미국 중간선거 이후 민주당이 상·하원의 다수를 장악한 결과 향후 데이터센터(DC) 건설의 속도가 느려질 것이라는 우려가 M7의 현금 고갈 징후 등과 맞물리면서 증시가 폭탄을 맞았다. 한국 시장도 공포에 떨고 있는 상황이다.

최 회장이 AI의 미래에 대해 의심한 것은 아니다. 그보다는 AI가 현재 속도의 투자 부담을 계속 감당할 수 있는지 물음표를 던졌다.

최 회장은 "제가 느끼기로는 AI는 계속 발전할 수밖에 없고 컴퓨팅 파워도 늘어난다"며 "투자도 계속되겠지만, 그것을 받쳐 줄 매크로 이코노미(거시 경제)가 작동하느냐는 문제"라고 말했다.

이어 "한꺼번에 가지 못한다는 문제가 생긴다"며 "여태까지 달려오던 속도로 계속 갈 수 있는지 문제는 존재한다"고 덧붙였다.

사진 설명 :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5일 서울대학교 사회과학대학에서 '인공지능(AI) 시대, 세계 경제 패러다임 변화와 대한민국의 비전'을 주제로 특별 강연을 하고 있다. [출처 : 서울대학교]

현재 시장의 우려와 궤를 같이하는 정확한 진단이다. 다만 최 회장은 폭락으로 반응한 시장의 해석에는 동의하지 않았다.

최 회장은 "(시장이) '불안을 이렇게 드러내는구나'라는 생각"이라며 "조그마한 시그널이나 연관 관계를 하나 찾으면 갑자기 증폭시키고 신호를 키우다 이렇게 추세를 만들어낸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거시 경제적 설명으로 현재 시장을 풀어냈다.

최 회장에 따르면 증시가 과민 반응을 일으키게 된 배경에는 위기가 닥칠 때마다 구조조정을 하기보다 유동성을 풀어 고통을 줄여 온 세계 각국 정부와 중앙은행이 있다. 그리고 이제 주식 시장은 그동안 풀린 유동성의 대가로 '롤러코스터'라는 고질병을 앓게 됐다.

최 회장은 "대한민국은 1997년 국제통화기금(IMF) 위기 때 엄청난 구조조정을 했다"며 "그런데 서양은 자기들이 (위기를) 당하니 해법을 바꿔서 돈을 찍어 풀어버렸다. 한정 없이 풀고 코로나 위기 때는 더 많이 풀었다"고 말했다.

이어 "AI가 돈이 된다니 너무 많이 들어가 버렸다"며 "조정이 들어오고 폭락이 생기고, 너무 많이 오르니 빠지기도 하고, 롤러코스터는 계속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그런데 그 롤러코스터에 거의 모든 국민이 탑승해 있다는 것이 문제다. 주식에 투자하는 사람이 많다 보니 주가가 하락하면 소비가 위축되고 경제 성장에도 영향을 미친다. 여론이 악화하면 정치권도 가만히 있을 수가 없게 된다.

최 회장 본인도 SK하이닉스[000660]라는 롤러코스터에 탑승해 있는 주주이기도 하다. 최 회장은 지난 7월 30일 책임 경영 차원에서 SK하이닉스 주식 보통주 3천620주를 매수했다. 당시 취득 단가인 135만3천677원으로 기준으로 하면 매입 규모는 약 49억원이다.

5일 SK하이닉스의 종가가 126만2천원이었으니 최 회장이 최근 주가 급락으로 보고 있는 손실은 3억원이 넘는 것으로 추정된다.

[출처 : 서울대학교]

최 회장은 개미들이 꼭 붙들어야 하지만, 매번 지키지는 못하는 주식 투자의 원칙도 알려줬다.

그는 "(주가가) 올라갈 때 들어가는 건 위험하다"며 "떨어질 때 들어갈 용기가 있는지도 문제이긴 하지만 적당한 포트폴리오를 집어넣고 움직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여러분에게 권장하는 자산관리 원칙이기는 한데, 자꾸 욕심을 부리고 '나는 딸 수 있을 거야'라고 믿다 보면 그렇지 않은 일이 일어난다"고 덧붙였다.

주가 롤러코스터의 시대에 최 회장이 건넨 또 하나의 조언은 '전화위복(轉禍爲福)'이었다. 리더십에 대한 평소 지론에 대한 언급이었지만 어쩌면 애를 태우는 개미 투자자에게 건네는 위로 같기도 했다.

최 회장은 "화를 어떻게 복으로 만들지, 그 상황에서 내가 무엇을 볼 것인지, 리더는 항상 그것을 관찰해야 한다"며 "나쁜 상황에서 '지금이 풍전등화(風前燈火)'로 생각되더라도 화를 복으로 만들 방법은 무엇이고, 그 찬스가 어렵고 힘들다 하더라도 만들어 내야 한다"고 말했다. (산업부 한종화 차장)

jhhan@yna.co.kr

한종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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