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제공
(서울=연합인포맥스) 미국 중간선거가 민주당의 상·하원 압승으로 끝났다. 여소야대라는 새로운 국면이 2년간 열리게 됐다. 이에 대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의회 법안에 대한 거부권 행사 가능성을 언급하는 것으로 대응하고 나섰다. 이에 따라 공화당발 추가 대규모 감세 추진뿐 아니라 민주당의 부유층 및 기업에 대한 증세도 쉽지 않을 전망이다. JP모건에샛매니지먼트에 따르면 당장은 오는 12월 11일 만료되는 임시 예산안의 처리가 관건이다. 일단은 2027년 초까지 연장하는 단기 임시 예산안이 통과될 가능성이 언급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근원적인 문제에 집중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바로 미국의 재정건전성 이슈다. 양당정책센터(BPC)에 따르면 미 정부의 부채는 2027년 여름부터 상한선에 도달한다. 항상 양당의 벼랑 끝 전술이 현란하게 펼쳐지지만, 이번 민주당 상원의원 대부분이 경합 주 출신의 온건파여서 채무불이행에 대한 책임을 지고 싶어 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소란이 있더라도 조건 없는 부채한도 적용 유예가 이뤄질 가능성이 제기되는 이유다. 또 2027년 말이나 2028년 초에 이란 전쟁 관련 자금 지원을 두고 예산안 합의가 안 될 때 셧다운(정부 업무 정지)이 발생할 위험도 있다.
전문가들은 부채한도 상한선 도달이나 셧다운을 우려하기에 앞서 미 정부가 실효성 있는 재정건전성 대책을 내놓는다면 금융시장 수면 아래 도사리는 큰 복병이 사라질 수 있다는 의견도 개진한다. 과거 버락 오바마 민주당 대통령 재임 시 국내총생산(GDP) 대비 재정적자 비율이 9.8%에서 2.4%까지 줄었다. 2010년 중간선거 후 공화당이 하원을 접수하면서 강력한 지출 억제를 요구해, 예산통제법이 통과되고 연례 재정 지출에 상한선을 두는 강제 예산 감축 조치가 시행된 결과였다.
물론 지금 여건과 다른 게 한둘이 아니다. 당시 재정적자 비율이 치솟은 것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 경기부양책과 구제금융 집행이라는 일시적 요인 때문이었고, 시중금리가 거의 제로(0)에 가까워 부담도 덜 했다. 지금은 문제가 더 심각하다. 미국뿐 아니라 프랑스 등 유럽 국가까지 정부의 재정적자 문제가 구조적인 뇌관으로 떠오르면서 전 세계가 몸살을 앓고 있기 때문이다. 그 몸살은 미국과 유럽을 거쳐 각국의 국채 금리의 동반 불안이라는 부작용으로 전이되고 있다.
올해 여름부터 급등한 미 국채 금리의 상승은 하이퍼스케일러들의 자금조달 비용을 급증시켰을 뿐 아니라 주택담보대출 금리도 끌어올려 미 주택시장을 급랭시키는 부작용을 냈다. 결과적으로 케빈 워시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언급대로 파급력이 큰 금리를 진정시키려면 미 국채 시장부터 안정시켜야 한다. 이러려면 재정적자에 대한 우려부터 씻어내야 한다. 미국의 대형 사모펀드인 아폴로는 금리가 생각보다 오랫동안 높게 유지되는 것은 견조한 기업이익, 강한 성장, 고용 호조가 재정적자 및 국채 발행 부담과 맞물리기 때문이라고 풀이했다.
중간선거 직후부터 좋은 조짐이다. 민주당의 양원 장악으로 이란 전쟁에 대한 정부 지원이 줄어들고 양측이 타협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따라 국제 유가도 큰 폭으로 내려, 물가 불안에 의한 국채금리 상승 압력도 진정 중이다. 다음 미 대선은 2028년이다. 민주당이 대선 전에 경제를 크게 부양할 유인이 없는 데다 여소야대의 상호 견제 속에서 공화당의 추가 감세도 억제될 전망이다. 과거와 같은 극적인 적자 삭감은 없을지라도, 남은 2년간 재정적자의 추가 폭증을 막기에는 좋은 의회 구도가 생겼다. 여기에 실효성있는 재정건전성 대책이 추가된다면 더할 나위 없겠다. (선임 기자)
liberte@yna.co.kr
이종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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