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떨어질 때 '속슬' 담은 서학개미…한 달새 73% 급락에 멀어진 본전

26.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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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해외주식 순매수 53억달러…올 들어 월간 최대

'속슬' 한 종목에만 30억달러…전체 순매수의 56%

기초지수 제자리로 돌아와도 원금 회복을 늦추는 '음의 복리' 효과

월가 주식시장

[출처: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인포맥스) 전병훈 기자 = 지난달 서학개미의 해외주식 순매수가 올해 최대치를 기록한 가운데, 절반 이상이 미국 반도체 3배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 '속슬(SOXL)'에 쏠렸다.

다만 AI 투자 불안에 반도체주가 급락하고 SOXL의 주가도 지난달 초보다 70% 넘게 빠지면서, 반등을 기대했던 투자자들은 원금을 회복하기도 쉽지 않아졌다.

6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 투자자의 해외주식 순매수액은 약 53억4천만달러(7조1천600억원)로 올해 들어 월간 기준 최대치를 기록했다. 지난 9월의 9억5천만달러에서 약 5.6배로 늘어난 규모다.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은 '디렉시온 데일리 세미컨덕터 불 3X(SOXL)'로, 순매수액은 약 29억6천만달러에 달한다. 해외주식 전체 순매수액의 약 55%로, SOXL 한 종목에 나머지 해외주식을 합친 것보다 많은 자금이 들어왔다.

이처럼 반등을 노린 서학개미의 매수세는 레버리지 ETF 전반에서 나타나기도 했다. SOXL을 포함한 레버리지 ETF 순매수액은 총 37억6천만달러로 전체의 70.4%에 달했다. 반면 반도체주가 떨어질 때 수익을 내는 3배 인버스 ETF인 '디렉시온 데일리 반도체 베어 3배 ETF(SOXS)'는 1억1천250만달러어치 순매도했다.

주가가 떨어진 상황에서 추가 하락에 베팅하기보다, 반등할 때 더 큰 수익을 낼 수 있는 상품을 사들인 셈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증권사 연구원은 "예전부터 개인투자자들은 주가가 떨어지면 레버리지 ETF 상품을 사고 반등하면 파는 패턴을 보여왔다"며 "이런 경험이 있다 보니 주가가 크게 떨어지면 다시 반등을 노리고 들어오는 투자자들이 적지 않다"고 말했다.

국제금융센터는 인공지능(AI) 투자 수익성과 자금조달에 대한 우려로 관련 개별 종목을 파는 가운데, 단기 반등을 기대한 레버리지 ETF 매수가 나타난 것이라고 분석했다.

◇ 한 달여 만에 73% 빠진 SOXL…원금 회복 더디게 하는 '음의 복리'

문제는 반등을 기다리는 사이 손실이 커져, 주가가 웬만큼 올라서는 매입가를 회복하기 어려워졌다는 점이다.

실제로 5일(현지시간) 하루에만 SOXL이 38.71% 급락해 40.87달러로 밀린 반면, 반도체주 하락에 베팅하는 SOXS는 39.22% 오른 81.22달러에 거래를 마치면서 두 상품의 주당 가격이 종가 기준으로 역전되기도 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 반도체지수를 기초지수로 삼아 하루 수익률의 3배를 추종하는 SOXL은 10월 1일만 해도 153.69달러에 거래됐지만, 11월 5일까지 한 달여 만에 73.41% 떨어졌다. 같은 기간 NYSE 반도체 가격지수(ICESEMI)가 2,943.80에서 2,006.68로 31.83% 내린 것과 비교하면 SOXL의 낙폭은 두 배 이상을 웃돌았다.

가령 10월 1일 종가에 SOXL을 샀다면, 11월 5일 종가 기준으로 처음 넣은 돈의 4분의 1가량만 남은 셈이다.

본전을 찾으려면 SOXL 주가가 40.87달러에서 276%가량 올라야 한다. 이 손실을 하루 만에 만회한다고 가정하면, ICESEMI가 52주 장중 최고치(3,352.18)를 넘어서야 한다.

여기에 ICESEMI가 매수 당시 수준을 회복해도 SOXL에는 손실이 남을 수 있다는 점이 부담을 더한다.

SOXL은 지수가 떨어질 때 손실도 3배로 커지고, 반등할 때는 이미 줄어든 투자금을 기준으로 수익이 붙기 때문이다. 이른바 '음의 복리 효과'다.

지난달 21일부터 27일까지의 주가 흐름은 이를 선명하게 보여준다. 21일 2,607.40이던 ICESEMI 종가는 이튿날 2,428.27로 밀렸지만, 27일에는 2,610.30까지 올라 하락 전 수준을 넘어섰다.

같은 기간 SOXL은 103.24달러에서 82.11달러로 떨어진 뒤 101.08달러까지 반등하는 데 그쳤다. 기초 지수는 낙폭을 모두 만회했지만, 21일 종가에 SOXL을 산 투자자에게는 2.09%의 손실이 남은 셈이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지난해 관세 이슈 때도 반도체 3배 레버리지 상품이 60~70%씩 빠졌다가 반등한 적이 있다"면서도 "이번 급락으로 손실을 본 투자자들이 원금을 회복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특히 고점에서 매수한 투자자들에게는 힘든 시간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bhje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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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병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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