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사 75% 연간 IR 전무…위약금·불성실공시 벌점 가중·관리군 편입 검토
일반 코스닥 전용 액티브 ETF·정책자금·세제 지원 등 청와대·금융위와 협의
(서울=연합인포맥스) 이규선 기자 = 한국거래소가 코스닥 전체 상장법인을 대상으로 연 1회 이상 기업설명회(IR)를 의무화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이를 이행하지 않는 기업에는 위약금을 부과하거나 불성실공시 벌점을 가중하는 등 제재 수단도 마련할 계획이다.
최지우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 상무는 6일 한국재무학회가 개최한 특별 정책심포지엄에서 이같이 밝혔다.
최 상무는 현재 코스닥 상장사의 약 75%가 연간 IR을 단 한 번도 열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시가총액 상위 10개사 중 3곳도 지난해 IR을 개최하지 않았을 정도로 시장 소통이 부족한 실정이다. 상장 후 2년간 연 1회 IR을 개최해야 하는 상장계약상 의무조차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다.
이에 거래소는 상장계약과 관련 규정을 개정해 모든 코스닥 상장사에 연 1회 이상 IR 개최 의무를 부과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미이행 시 위약금 부과, 불성실공시 벌점 가중은 물론 향후 도입될 세그먼트 제도의 '관리군'으로 편입시키는 고강도 제재까지 검토 중이다.
최 상무는 "불성실공시 벌점을 할 때 가중을 한다든지, 세그먼트제 도입 시 유예기간을 준 뒤 관리군으로 편입시키는 등 강한 강제 수단을 만들려고 한다"고 말했다.
반면 IR에 적극적인 기업에는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해외 IR 우선 참가권, 공시우수법인 지정, 지수 편입 시 가점 부여 등이 거론된다.
최 상무는 IR 활성화가 기업 분석보고서 발간으로 이어지고, 이것이 다시 투자 확대로 연결되는 선순환 구조를 구축하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거래소의 이 같은 조치는 코스닥 시장의 고질적인 정보 비대칭을 해소하고 기관 및 외국인 투자자의 자금 유입을 유도하기 위한 기반 조성 작업으로 풀이된다.
이날 심포지엄에서는 코스닥 시장을 '코스닥 셀렉트', '일반 코스닥', '관리군'으로 나누는 승강형 세그먼트제의 안착 방안도 집중적으로 논의됐다.
최 상무는 코스닥과 유가증권시장을 상하위 구조가 아닌 경쟁 시장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나스닥이 세그먼트제 도입 이후 뉴욕증권거래소(NYSE)와 경쟁하는 시장으로 성장한 것처럼, 코스닥도 대표 기업을 육성해 유가증권시장으로의 이전상장을 억제하겠다는 구상이다.
거래소가 구상 중인 코스닥 셀렉트는 코스닥150보다 편입 종목 수를 줄이고, 전체 코스닥 시가총액의 약 3분의 1을 차지하는 규모다.
시장 전문가들은 세그먼트 도입과 질적 지수 개발이 기관 자금 유입의 마중물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임태혁 삼성자산운용 ETF운용본부장은 현재 코스닥150 등 주요 지수가 시가총액과 거래대금 등 정량적 기준에 치중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임 본부장은 "재무 비율이나 기업이 튼튼한 정도, 성장하는 정도를 담아내는 부분은 부족하다"며 기업의 질적 특성을 반영한 새로운 벤치마크 지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외국인 통합계좌(옴니버스 계좌)를 통한 국내 ETF 투자가 내년 초부터 확대될 것으로 전망하면서, 코스닥 지수 상품을 해외 운용사와 연계해 글로벌 투자자에게 판매하는 방안도 제시했다.
다만 우량 기업 위주의 정책이 일반 코스닥 기업을 소외시키는 이른바 '낙인 효과'를 부를 수 있다는 학계의 우려도 제기됐다.
허석균 중앙대 교수는 상위군 편입이 곧장 외부의 장기 투자자금 유입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라고 지적했다. 기존 코스닥 시장에 머물던 자금이 상위군으로 이동하는 데 그친다면 일반 기업의 자금 조달 여건이 오히려 악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허 교수는 나스닥과 브라질 시장의 사례를 거론하며 세그먼트별 재무·유동성 기준뿐 아니라 지배구조와 주주 보호 등 실질적인 투자자 편익을 뒷받침하는 제도 설계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거래소는 일반군을 위한 별도의 지원책도 강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 상무는 "벤처업계와 코스닥 상장기업들이 일반 코스닥 세그먼트에 대한 낙인 효과나 셀렉트로의 자금 쏠림을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일반 코스닥 세그먼트에 대해서는 정책자금이나 일반 코스닥 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액티브 ETF, 세제 혜택 등을 금융위원회와 청와대에 협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촬영 임은진]
kslee2@yna.co.kr
이규선
kslee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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