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촬영 김철문]
달러-원 내릴 때마다 달러 누가 사나…'대만달러 언와인딩·결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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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영 기자 = 서울외환시장에서 최근 달러-원 환율이 1,400원선 부근으로 하락할 때마다 달러 매수세가 유입되며 추가적인 하락을 제한하고 있다.
15일 서울환시 참가자들에 따르면 달러-원 환율이 하락할 때 유입된 저점 매수 요인으로 최근 환헤지에 나섰던 대만 보험사들의 언와인딩 수요와 수입 결제 수요, 국내 해외주식 투자자들의 달러 매수 등을 꼽고 있다.
달러-원 환율은 달러 약세 기대가 커질 때도 번번이 저점 매수에 막혔다.
이에 최근 1,370~1,390원대로 저점을 낮췄던 달러-원 환율은 1,400~1,420원대 레인지에서 상단을 형성했다.
수급상 가장 눈에 띈 매수세는 역외 숏커버였다. 이는 최근 대만달러 환율 급락을 몰고 왔던 대만 보험사들의 환헤지 언와인딩 물량으로 추정됐다.
서울환시가 휴장이던 지난 5월 5일, 대만 보험사들은 미중 무역합의 기대를 반영하면서 대만달러 강세에 베팅했다.
이들의 선물환 매도에 달러-대만달러 환율은 장중 한때 28.78대만달러까지 급락했다.
5월 연휴를 마치고 개장했던 서울환시는 충격파를 고스란히 맞았다.
달러-원 환율은 지난 7일 한때 1,379.70원까지 급락했다. 대만달러 강세의 여파에 달러 매도세가 집중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미중 무역합의 발표 이후 대만달러는 물론 원화 강세는 제한됐고, 이 과정에서 과도하게 달러를 매도했던 대만계 보험사들은 환헤지 언와인딩에 나섰다.
이는 역외투자자 숏커버와 합쳐지며 서울환시에서 달러 매수세를 형성했다.
이에 달러-원 환율이 1,400원선에 근접할 때마다 달러 매수가 하단을 떠받치는 장세가 나타났다.
한 외환시장 관계자는 "최근 아시아장에서 과도하게 달러 매도에 나섰던 역외 투자자들의 되감는 숏커버가 유입된 것으로 추정된다"며 "5월초에 달러-원 환율이 1,370원대로 밀렸을 때의 물량이 언와인딩 되는 양상"이라고 말했다.
수입업체 저점 결제수요도 달러화 하락을 가로막았다.
그동안 달러-원 환율이 1,450원선을 중심으로 지지력을 보이는 동안 수입업체들은 달러 매수 시점을 늦췄다.
이후 달러-원 환율이 1,400원선을 밑돌았다 지지되면서 1,400원선 부근은 저점 인식이 자리를 잡았다.
달러-원 환율이 1,300원대 후반에서 저점을 형성하고 오른 만큼 저점 결제수요가 꾸준히 유입되는 셈이다.
수출업체 네고물량은 약간 기다리는 양상이다.
앞서 달러-원 환율이 1,450원대 부근에 있을 때 적극적으로 네고물량이 유입됐던 만큼 '오르면 팔자'라는 시각이 우세해졌다.
일부 국내 해외주식 투자자들의 달러 매수도 한 몫했다. 미중 무역합의 이후 뉴욕증시가 호조를 보이면서 주식 매수에 따른 달러 환전 수요도 지속적으로 유입됐다.
하지만 달러-원 환율 수준이 꽤 높아진 만큼 서학개미들의 환전 수요는 예전만큼 강하지는 않다고 시장 참가자들은 전했다.
외환시장 전문가들은 단기적인 대규모 역외 숏커버가 해소되면 점차 달러-원 환율이 하락하겠지만 저점 매수세는 계속 하단을 받칠 것이라고 봤다.
다만, 한미 무역 협상과 함께 환율 협상이 지속되면서 달러-원 환율이 점차 저점을 낮춰갈 가능성도 있다.
또 다른 환시 참가자는 "역내에서 오전에 네고물량이 나오면서 환율이 밀렸다 오후에는 역외 매수에 다시 오르는 것"이라며 "다만, 역외 숏커버 물량이 좀 해소되고 나면 환율 레인지 상단이 1,420원대로 내려온 만큼 1,300원대 후반 정도로 레벨이 낮아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해외투자를 위한 개인 또는 연기금의 달러 매수가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한 외환시장 전문가는 "달러-원 환율이 1,440원대 위에 있을 때 수입을 확정한 업체들은 환율이 빠지면서 저점 매수가 가능해진 시점"이라며 "지금 결제수요를 처리해 평균 단가를 낮추면 예전에 높은 환율로 매수한 것도 어느 정도 커버가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연기금 역시 해외투자를 위해 달러를 사야 하는 물량이 있어 환율이 내리면 조금씩 매수해야 할 것"이라며 "달러-원 환율이 1,300원대로 내려가더라도 저점 매수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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