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와 7년간 7번 거래한 한앤컴퍼니…SK스페셜티로 '방점'
SK해운·SKC 필름사업 등 조 단위 거래도 여러 차례
"거래 이후 고용 안정·실적 개선 등 인정 받은 듯"
(서울=연합인포맥스) 김학성 기자 = 사모펀드(PEF) 운용사 한앤컴퍼니가 SK그룹과 최근 7년 만에 7번째 거래 성사를 눈앞에 뒀다.
SK그룹과 진행한 이전 6번의 거래에 약 4조3천억원을 투입한 한앤컴퍼니는 SK스페셜티 인수를 통해 포트폴리오 규모를 크게 확대할 전망이다.
[출처: 한앤컴퍼니]
2일 SK그룹에 따르면 SK㈜는 지난달 30일 SK스페셜티 매각을 위한 우선협상대상자로 한앤컴퍼니를 선정했다.
SK㈜의 100% 자회사인 SK스페셜티는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패널 제조에 쓰이는 특수가스를 생산하는 기업이다.
SK㈜는 "잠재 매수자들의 제안 가격과 인수 의지, 인수 조건 등을 다각도로 평가했으며, 특히 인수 이후 고용 안정과 성장에 초점을 뒀다"고 설명했다.
SK스페셜티는 지난해 영업이익 1천471억원을 기록했는데, 회사의 실적과 유사 기업에 적용되는 멀티플을 감안하면 100% 지분 가치는 4조원 안팎으로 거론된다.
SK㈜는 한앤컴퍼니와 협상을 거쳐 구체적인 거래 대상 지분율을 확정할 계획이다. 양측은 올해 안에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할 예정으로, 거래 종결 시점은 내년 초로 전망된다.
이번 SK스페셜티 인수 이전에도 한앤컴퍼니는 SK그룹과 여러 건의 거래를 성사했다.
SK그룹이 재계 서열 2위인 데다 계열사가 200개를 넘어가는 만큼 SK와 거래 경험이 있는 PEF 운용사들은 많지만, 그중에도 한앤컴퍼니는 양과 질에서 두루 두드러진다는 평가가 나온다.
[출처: SK]
한앤컴퍼니가 SK그룹과 처음 거래한 것은 지난 2018년이다.
한앤컴퍼니는 2018년 SK㈜의 오프라인 중고차 사업 부문을 2천200억원에 인수해 케이카를 세웠다. 이후 한앤컴퍼니는 2021년 케이카의 유가증권시장(코스피) 기업공개(IPO)를 통해 구주매출로만 투자 원금 이상을 회수했다.
또 한앤컴퍼니는 같은 해 SK디앤디(이후 유상증자 포함 약 2천800억원)와 SK해운(1조5천억원)에도 투자를 집행했다.
한앤컴퍼니는 2020년 SK케미칼의 바이오에너지 사업을 3천800억원에 인수해 SK에코프라임을 설립했다. 한앤컴퍼니는 지난해 SK에코프라임을 싱가포르의 힐하우스인베스트먼트에 5천400억원의 가격으로 매각했다.
아울러 2022년에는 SKC의 필름 사업을 1조6천억원에 인수했으며, 올해 초에는 SK엔펄스의 파인세라믹 사업(솔믹스)을 3천300억원에 사들였다.
한앤컴퍼니가 2018년 이후 SK그룹의 사업 또는 계열사를 사들이는 데 쓴 금액은 총 4조3천억원에 달한다.
그간 한앤컴퍼니가 SK그룹으로부터 인수해 경영한 기업들은 대체로 재무 성과가 좋았다.
케이카는 매출이 2018년 7천427억원에서 지난해 2조476억원으로 세 배 가까이 늘었다. 같은 기간 손익은 13억원 적자에서 590억 흑자가 됐다.
SK해운도 2018~2023년 5년 만에 영업이익이 733억원에서 3천671억원으로 다섯 배 증가했다.
한앤컴퍼니는 포트폴리오 기업 운영 최적화에 집중하는 오퍼레이션팀에 많은 인원을 배치하고 있다. 오퍼레이션팀은 다양한 산업에서 전문성을 쌓은 인력들로 구성된다.
IB 업계 관계자는 "대기업은 인수·합병(M&A) 상대방을 고를 때 가격뿐만 아니라 직원의 고용 안정이나 타 계열사와의 협업 가능성 등 다양한 요소를 따진다"며 "한앤컴퍼니가 인수한 SK 계열사들의 성과가 괜찮은 점이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hs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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