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1,400원 돌파] 달러-원 상승 트리거는 '트럼프의 귀환'

2024.11.07 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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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원 환율 일별 차트

연합인포맥스

[환율 1,400원 돌파] 달러-원 상승 트리거는 '트럼프의 귀환'



(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영 기자 = 달러-원 환율이 4월 이후 처음으로 1,400원을 뚫었다.

7일 연합인포맥스 달러-원 거래종합(화면번호 2111)에 따르면 10월 이후 달러-원 환율은 지난 4월보다 오랜 기간 동안 상승한 후 짧은 조정을 거쳐 하루 만에 20원 이상 급등하는 특징을 보였다.

지난 4월 달러-원 환율은 1,343.50원에서 1400.00원까지 약 7거래일간 56.50원 올랐다.

10월 이후 달러-원 환율 상승세는 다소 긴 추세를 보였다. 지난 9월 30일 1,303.40원까지 빠졌던 달러-원은 한 달여 만에1,400원까지 100원 가까이 올랐다.

하지만 달러화가 1,400원을 찍을 때는 '트럼프의 귀환'이라는 확실한 변수와 함께 하루 만에 급등했다.



◇'트럼프+트럼프 트레이드'…밤중에 달러-원 1,400원선 진입

달러화가 1,400원대로 진입한 가장 큰 트리거가 된 것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귀환이었다.

이미 서울환시에는 '글로벌 달러 강세'라는 멍석이 깔려있었지만, 미 대선 불확실성 속에 눈치보기 장세가 이어지던 상황이었다.

이에 트럼프 재선 확정 소식은 달러화를 단숨에 1,400원대로 끌어올렸다.

앞서 대선 전에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집권할 가능성이 불거지면서, 트럼프 트레이드 성격의 달러 매수가 이어졌다.

그럼에도 대선 불확실성이 컸던 만큼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당선될 가능성이 제기되자 달러화는 일시적으로 조정을 받았다.

하지만 트럼프 당선을 확인한 시장 참가자들은 1,400원 선의 문을 다시 열었다.

유동성이 충분하지 않은 야간 시간대에 달러-원 환율은 1,400원선으로 진입했다.

트럼프 당선 이후의 미·중 무역분쟁과 각국 관세 부과에 따른 보호무역주의에 대한 우려는 글로벌 위험회피와 달러 매수로 이어졌다.



◇지정학적 위험 등 글로벌 달러 강세 요인 산적

달러화가 1,400원선을 찍기까지 글로벌 달러 강세도 지속됐다.

달러인덱스는 지난 9월 27일 100.15대를 기록한 후 105대까지 상승했다.

미 대선 불확실성과 함께 지정학적 위험도 지속됐다.

중동 지역 지정학적 위험은 점점 달러 강세를 부추겼다. 이란과 이스라엘 간의 갈등이 심해지면서 원유 공급에 차질을 빚을 가능성 등이 부각됐다.

북한 이슈 역시 달러 매수를 부추겼다. 북한은 러시아에 수천 명의 병사들을 파병해 지정학적 리스크를 더했다. 장기간 지속되고 있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에 북한이 참전하면서 전쟁 위험은 더욱 커졌다.

반면, 그나마 원화 강세에 힘을 실었던 재료는 약해졌다.

원화는 지난 9월까지 엔화, 위안화 강세에 연동되는 흐름을 보여왔다.

하지만 중국 경기 부양책에 시선이 집중됐다 실망으로 바뀌면서 위안화 약세에 연동된 원화 약세가 나타났다.

일본 역시 공격적인 금리인상에 나서지 않으면서 달러-엔 환율도 글로벌 달러 강세의 흐름을 피하지 못했다.

이에 달러-엔 환율은 139엔대에서 154엔대로 가파르게 올랐다.



◇역내 수급도 달러 우위…네고 후퇴+외국인 주식 팔자

역내 수급 역시 10월 이후 달러-원 환율을 지속해 떠받쳤다.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누적 순매도를 기록했다. 특히 삼성전자에 대한 외국인 순매도가 역대 최장기간 이어지면서 외환시장에서 달러를 사들이는 커스터디 자금이 지속해 유입됐다.

글로벌 달러 강세 흐름을 타고 외국인 달러선물 매수도 강하게 나타났다.

반면, 달러 매도 물량은 제한됐다.

달러화가 가파르게 오르는 동안 수출업체들은 네고물량을 내놓을 때 신중해졌다.

오히려 환율이 상승세를 보이면서 달러를 늦게 파는 것이 유리하다는 인식에 매도 시점을 늦추는 래깅 전략이 많아졌다.



◇개입 경계에도 미온적인 1,400원 방어 태세

달러 강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외환당국의 반응도 1,400원대 진입에 한몫했다.

달러-원 환율이 1,380원대로 접어들면서부터 외환당국 개입 경계가 커졌으나 글로벌 달러 강세 요인이 지속됐다.

이에 외환당국이 개입으로 1,400원선을 막는 것이 크게 효과적이지 않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

위기의 신호로 볼 정도로 달러화가 오르는 패닉장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당국자들도 고환율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외환당국자들은 원화 펀더멘털 약화에 따른 달러 강세가 아닌 점과 과거와 달리 한국 금융시장의 대외 신인도가 높아진 점 등에 초점을 맞췄다.

이는 미 달러 강세가 이어질 경우 여차하면 달러-원 환율이 일시적으로 1,400원대로 갈 가능성을 열어둔 것으로 풀이됐다.

시장 참가자들은 외환당국이 1,400원 레벨 방어보다 1,400원대 진입 후 패닉장세가 형성되지 않도록 속도 조절에 나설 것으로 봤다.

syj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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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선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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