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發 한은 급변] 부총재 소수의견까지…이변 속출
부총재 소수의견…20년 만의 이변
'반반' 포워드 가이던스도 첫 발생
연속 인하, 소수의견, 1%대 성장률도 '이변'
(서울=연합인포맥스) 김정현 기자 = 11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서는 유독 이색적 그림이 속출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 출현 등 상당한 불확실성 앞에서 막판까지 금통위원들 간 의견이 엇갈렸다는 점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29일 한은에 따르면 이달 금통위에서 유상대 한은 부총재와 장용성 금통위원이 기준금리 인하(3.25%→3.00%) 결정에 반대하는 '동결' 소수의견을 개진했다.
특히 눈길을 끈 것은 유 부총재가 소수의견을 던졌다는 점이다.
부총재는 통상 총재를 포함한 한은 집행부와 의견을 같이한다는 것이 불문율로 여겨져 왔다.
실제 한은 부총재의 소수의견 개진은 지난 2004년 11월 이성태 부총재 이후로 정확히 20년 만에 처음이다.
당시 이 부총재는 기준금리 인하에 반대하는 동결 소수의견을 개진했는데, 정부의 금리 인하 압박에 반발한 '금통위의 반란'이라고 회자됐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이에 대한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이 총재는 "금통위원들에게 집행부 입장에서 장단점을 말씀드렸고 그 안에서 금통위원들이 본인의 의견대로 결정한 것"이라며 "유 부총재도 본인의 의견을 제시해 결정한 것이기에 집행부 의견을 바꿨다고 보지 않으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또 "원칙적으로 저희(총재와 부총재)가 보통 많은 공감을 하고 있지만 반드시 같은 방향으로 가야 된다는 그런 생각도 갖고 있지 않다"고 덧붙였다.
이례적 그림은 '한국판 포워드 가이던스'에서도 나왔다.
향후 3개월 내 시계에서 기준금리 방향을 가늠하는 포워드 가이던스는 이 총재를 제외한 금통위원 6인이 정확히 절반으로 갈렸다.
3인은 향후 3개월 내에서도 금리가 3%로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고 봤고 나머지 3인은 3%보다 낮은 수준으로 인하할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고 봤다.
포워드 가이던스가 절반으로 엇갈린 것은 이번이 처음 있는 일이다.
이같이 금통위 내 의견이 엇갈린 데 대해 한은 관계자는 "이번 금통위는 상당한 불확실성 속에서 판단해야 해 매우 어려운 결정이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수출 등 경기 전반의 구조적 부진 우려가 커진 가운데 미국의 신정부 출범 관련한 초대형 리스크까지 대두되면서 금통위의 판단이 엇갈렸다는 것이다.
이 총재는 "미 대선 결과 불확실성은 고민하고 있었지만 상·하원 모두가 한쪽으로 간 '레드 스윕'은 예상을 넘어간 면이 있다"며 "우리나라뿐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큰 정책 불확실성이 확대된 것이 사실"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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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외에도 이번 금통위는 이례적 상황이 다수 나왔다.
두 차례 연속 소수의견을 개진한 것이 대표적이다. 장용성 위원은 지난달(10월)에 이어 이달까지 두 차례 동결 소수의견을 냈다.
2021년 11월~2022년 1월 주상영 위원 이후 처음이다. 당시 주 위원은 금통위의 잇따른 인상 결정에 반대하는 동결 소수의견을 냈다.
연속 인하는 더 생경하다. 이는 지난 2008년 1월~2009년 2월 사이 긴급 금통위를 포함해 6차례 연속 인하한 이후 15년9개월 만의 사건이다.
또, 한은의 경제성장률 전망치가 2년 연속 1%대를 나타낸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한은은 내년 및 내후년 성장률을 각각 1.9%, 1.8%로 제시한 바 있다.
jhkim7@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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