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O 나선 LG전자 인도법인…몸값 국내 본사 넘나
LG전자 최근 시총 14조…인도법인 시총은 18조 거론
중복상장 우려 있지만 재투자·주주환원 여력 확충 평가도
(서울=연합인포맥스) 김학성 기자 = LG전자[066570]가 100% 자회사인 인도법인의 인도 증권시장 기업공개(IPO)에 나선 가운데 인도법인의 시가총액이 국내에 상장된 본사를 넘어설지 관심이 모인다.
최근 LG전자의 시가총액은 14조원 근처에 형성돼 있는데, LG전자 인도법인의 몸값은 이보다 높은 18조원 안팎이 거론된다.
1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LG전자는 지난 6일 인도법인(LG Electronics India Limited·LGEIL)을 인도 증시에 상장하기 위해 인도증권거래위원회(SEBI)에 예비심사서류(DRHP)를 제출했다.
LG전자는 보유한 100% 지분 가운데 15%를 매각할 예정이며, 구체적인 금액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출처: 연합뉴스 자료사진]
주요 외신에 따르면 LG전자는 이번 IPO를 통해 인도법인의 기업가치를 130억달러(약 18조원) 내외로 인정받기를 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LG전자가 구주매출로 조달하는 금액은 최대 15억달러(2조1천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LG전자 인도법인이 이 같은 몸값으로 인도 증시에 입성하면 국내 유가증권시장(코스피)에 상장된 LG전자 본사의 시가총액을 뛰어넘게 된다. 전날 종가 기준 LG전자의 시가총액은 약 13조6천억원이었다.
'코리아 디스카운트'로 대표되는 국내 증시 저평가와 빠르게 성장하는 인도 시장의 후한 밸류에이션이 맞물린 결과로 풀이된다.
지난 10월 마찬가지로 인도 증시에 상장한 현대자동차[005380] 인도법인의 시가총액은 국내에 상장된 본사의 절반 수준이었다.
일부 전문가는 LG전자의 인도법인 IPO를 두고 중복 상장에 대한 우려를 제기한다.
한 서울 소재 대학의 경영학과 교수는 "상장한 증시가 다르긴 하지만 인도법인 주주와 본사 주주 사이의 이해 충돌이 발생할 수 있다"며 "인도 사업이 잘되면 인도법인의 주가에 먼저 반영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LG전자 인도법인의 몸값이 한국 본사보다 높을 것으로 추정되는 데 대해 "우리나라 지주회사가 다들 저평가받는데 LG전자도 지주사처럼 되는 것"이라며 "주주 환원 강화 등 주주 보호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높은 밸류에이션으로 효율적으로 자금을 조달해 재투자와 주주환원에 사용하면 결과적으로 주주가치 제고에 긍정적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한 시장 관계자는 "인도 증시의 현재 밸류에이션을 감안하면 LG전자 본사로 유입되는 현금이 향후 외부에 유출될 인도법인 배당금에 비해 훨씬 클 것"이라며 "미래 성장을 위한 투자와 주주 환원 여력을 확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앞서 현대차도 인도법인 IPO를 통해 유입된 자금 일부를 주주환원에 사용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다른 시장 관계자는 "앞으로 인도 현지에서의 자금 조달 효율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출처: 연합인포맥스]
LG전자 인도법인은 최근 인도 경제 성장세에 올라타 실적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매출은 2022년(3월 결산) 1천704억루피(약 2조9천억원)에서 2024년 2천156억루피(약 3조7천억원)로 2년 만에 27% 성장했다.
같은 기간 순이익도 117억루피(약 1천989억원)에서 151억루피(약 2천567억원)로 약 25% 늘었다.
LG전자 인도법인은 LG이노텍[011070]을 제외하면 지난해 LG전자의 연결 대상 종속회사 가운데 가장 많은 순이익을 기록했다.
hskim@yna.co.kr
<저작권자 (c)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AI 학습 및 활용 금지>